JAVIS C타입-3.5mm 이어폰 젠더 일주일 사용기

제품 양쪽 사진. 상자는 버렸다.

 

1. 구매 경위

 얼마 전 갤럭시 S20 (그냥)으로 바꿨는데 그 이전에 쓰던 3.5mm 단자 이어폰을 그냥 버리긴 아까워서 젠더를 샀다. S20에 동봉되는 C타입 이어폰이 있긴 한데 멀쩡한 이어폰을 버리진 못하겠고, 변환 젠더를 사서 쓰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니까. 원래는 이왕 휴대폰 바꾼 거 갤럭시 버즈 같은 무선 이어폰을 살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이어폰 쓸 일도 거의 없는데 비싼 돈 주고 지금 살 필요는 없어서 당분간 있는 걸 쓸 마음이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3.5mm 단자와 C타입 단자가 어떻게 다른지는 이 글(링크)에 깔끔하게 설명되어 있다(다만 특정회사의 의도나 글쓴이의 특정회사에 대한 기호는 고려해보자). 요점만 말하자면 3.5mm 단자는 오래된 아날로그 형식의 표준규격이기 때문에 DAC칩셋이 이어폰에 달린 C타입이나,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점차 전환되는 추세라는 것(휴대폰은 디자인/스펙의 향상 가능). 

 

2. 구입경로 / 가격

 동네에 있는 알파 문구에서 5500원에 샀다. 설마 이런 것도 포스팅할지는 몰라서 종이 곽은 이미 버렸는데, 이렇게 쓸 줄 알았으면 미리 사진이라도 찍어 놓을 걸 그랬다. 제품 자체는 이 링크에 있는 것과 포장까지 동일하다.

인터넷을 다시 뒤져보니 배송비를 고려하면 동네에서 아주 저렴하게 산 게 맞다. 보통 배송비 포함 만원 정도로 잡는 게 좋다. 포장이 두 가지인데 나는 전면 투명 포장이 아닌 종이곽에 든 제품을 샀다. 찾아보니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3. 음질

 가장 중요한 건데, 노이즈가 심하다. 휴대폰-젠더-이어폰 순으로 연결한 직후에는 아무 소리가 안 들리는데 음악을 재생하고 나면 노이즈가 들린다. 밖에서 약간의 소음이 있을 때는 크게 신경 안 쓰이는데 집에서 들을 때나, 사람 목소리를 들을 때는 굉장히 거슬린다. 내가 막귀인데도 노이즈가 들릴 정도면...

 일단 한 번 들리면 음악을 멈추어도 노이즈가 계속 들린다. 아마도 DAC칩셋에 전류가 흐르는 한 계속 나는 게 아닐까, 추측하긴 하는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싼 맛에 쓰는 거니까 조금 거슬려도 그냥 쓴다. 어차피 집안에서 듣는 일은 거의 없고 보통 운동할 때 쓰는 정도라서.

 근데 더 큰 문제는 변환젠더의 특정 부분을 건드리면 소리가 끊어진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는데 단자의 연결 불량인가 싶어서 단자 연결부위의 각도를 살살 바꿔봐도 달라지는 건 없다. 젠더 부분을 어떤 각도에서 툭툭 치다 보면 소리가 멈추는 걸 보면 이어폰이나 휴대폰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신기한 건 휴대폰 자체의 재생은 그대로 진행되고, 소리만 완전히 안 들린다는 점이다. 보통 이어폰이 내부에서 단선되었을 때는, 휴대폰이 이어폰과 연결이 끊어졌다고 판단해서 재생 중인 음악을 자동으로 정지시키는데 이 상황은 소리만 아예 안들릴 뿐 이어폰과 계속 연결되어 있는 상태처럼 재생 자체는 계속되고 있다. 뭘 해도 해결이 안돼서 그냥 젠더를 뽑았다가 다시 끼우면 또 소리가 들린다.

 어떨 때는 끊김 없이 괜찮다가도, 어떨 때는 1분 간격으로 계속 끊어져서(그럴 때마다 계속 다시 끼워야 한다) 짜증 날 때가 있다.

이어폰과의 연결 사진. 특별한 건 없다.

 

4. 총평

 별로 안 사길 권장 한다. 음질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이라면 시도하지 말자. 나처럼 무던한(?) 막귀면 싼 맛에 쓸 수는 있을 듯하다. 사실 내가 뽑기 운이 없어서 이런 제품을 우연히 샀을 수도 있지만, 그냥 쓸 일 있다면 비싸 보이더라도 삼성 정품이나 유명한 브랜드를 선택하길 바란다(품질관리라도 잘 되어 있을 테니). 나처럼 알아보기 귀찮아서 싸 보인다고 덥석 샀다가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회사마다 DAC 칩셋이나 내부 회로의 기술력이 차이가 있는 걸까? 사실 다 같은 중국산에 큰 기술이 필요 없을 부품이라고 생각해서 샀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이게 아예 못 쓰는 물건은 아니다. 그냥 못 쓸 물건이다. 이어폰 젠더가 정말 급한데 주변에 파는 데가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이걸 사서 써야겠지만 가능하면 더 안정적인 제품을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