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드디어 책장을 샀다. 이케아를 살까, 아니면 네이버 쇼핑에서 적당히 싼 아무 가구나 살까 고민하다가 그냥 한샘에서 샀다. 이 제품이다(한샘몰 링크). 샘책장은 크기 별로 다양하게 제품이 있고, 그 중에서도 색상이 모두 다르므로 잘 확인하고 사자. 그리고 DIY제품과 직접설치까지 해주는 것으로 나뉘어지므로 편한걸 선택하자. 이왕이면 직접설치하는 걸 권한다. 가격차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나처럼 일정을 못 맞추거나 조금이라도 아끼고 싶다면 직접(DIY) 하자. 비용은 홈페이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니 생략한다.
준비물
필수 준비물 : 드라이버, 커터칼
있으면 좋은 준비물 : 전동 드릴, 망치, 장갑
드라이버와 커터칼, 이 두개가 없다면 조립 못 할 것 같다. 커터칼이야 없어도 어찌할 수는 있겠지만 매우 불편할 듯해서 필수준비물에 적어봤다. 조립에 쓰이는 육각렌치는 이미 들어가 있으므로 굳이 필수 준비물은 아니라고 본다.
전동 드릴은 있으면 조립 속도가 엄청 빨라진다. 손으로 1분 돌릴 거 5초만에 끝내니까... 필수 준비물은 아니지만 있으면 꼭 쓰자. 망치는 발톱 조립할 때 도움이 되는데, 마찬가지로 전동 드릴이 있으면 굳이 필요없을 물건이다.
장갑은 손다칠까봐 적었다. 맨손으로 해봤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조립전 주의사항
1. 상자 뜯을 때 칼을 아주 조심히 쓰자! 종이 포장 바로 아래에 그냥 자재가 있으므로 조심하지 않고 칼로 테이프를 뜯으면 가구에 흠집 다 난다. 나도 습관처럼 즐겁게 택배상자 개봉하듯이 칼로 상자 그었다가 자재에 흠집이 났다...
물론 내가 잘 못 한 건 맞지만 종이상자에 "상자 안에 바로 자재에 있으니 칼로 조심해서 뜯으세요" 같은 안내문이라도 좀 적어줄 수 없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 도움은 안되겠지만 자재에 흠집 안나고 뜯는 방법을 사진으로 첨부했다. 하나 뜯어보면 바로 알 것이다.
2. 가구가 크니까 조립 전 미리 여유공간을 확보해야 일하기 편하다. 처음에 좁은 방에서 조립을 하려니까 상자를 넣기만 했는데도 방이 거의 다 차서 조금씩 치워가면서 일했더니 시간이 더 걸린 것 같다. 넓은데서 그냥 펼쳐서 조립하고, 둘이서 들어서 슬쩍 옮겨도 될 것 같다.
3. 설명서를 먼저 꼭 읽자. 모든 조립은 당연히 설명서 먼저 읽고 시작해야하는 게 맞지만...백번 말해도 여전히 중요한 말이니까 또 적는다. 어떤 부품이 빠졌는지, 어딜 주의해야할지 알고 시작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립과정
1. 설명서대로 따라하면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어려운 말이 없으니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다만 방향있는 부품도 있으니 끼웠다가 다시 빼기 싫으면 그 부품을 미리 확인해 놓는게 좋다. 아래 사진처럼 수직판과 뒷판은 방향이 있으니 조심하자. 특히 수직판은 한번 끼우면 목다보 때문에 빼기 힘들다.
2. 진행하면서 실제로 시간이 많이 드는 건 부품 조립이나 이동보다는 나사를 돌리는 등의 체결작업이므로 전동 드릴이 있으면 엄청 빠르게 끝낼 수 있을 것이다.
3. 발톱은 대충 앞 뒤면의 위치만 적당히 맞으면 된다. 엄청 신경 써서 달았는데 막상 세워보니 별로 의미 없어 보인다. 뒷면의 '발톱설치 가이드'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그다지 도움되진 않았다.
4. 가구를 세울 때는 꼭 2명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가구가 무겁기도 하고 세우다가 생길 불상사 등을 염려해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 난 둘이서 했는데 혼자서도 할 수는 있었다. 어디 파손될 걱정없는 넓은 공간에서 한다면 밑에 무언가를 받치고 혼자서도 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둘이서 하자.
5. 다시 말하지만 설명서대로 하면 된다. 주의사항 말곤 정말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다. -_-;
진행시간
남자 혼자서 포장을 뜯고 가구를 세우는데까지 대략 2시간 정도 걸렸다. 근데 그 중 마지막 30분은 하단의 '발톱'을 박는데 고생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그렇게까지 오래 시간 걸릴 부분이 아니다. 바보같이 도구도 없는 상황에서 너무 정확하게 박으려고 혼자 고생했더니 30분이나 걸렸을 뿐이다. 아마 발톱을 대충 달면 느긋하게 해도 1시간 30분 정도면 끝날 것 같다.
그리고 사진 찍고, 밤중이라 엄청 조심히 진행해서 이정도 걸린 거고, 보통 1시간, 전동드릴이 있으면 30분 안에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두 번 조립해본 사람이 도구만 있다면 15분이면 되지 않을까.
조립후기
1. 조립이 쉽다. 자재에 타공도 다 되어있어서 신경 쓸 것도 없다. 좌우나 상하가 헷갈리지 않도록 부품도 어느정도 표준화되어서 좋았다. 초보자라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어서 좋다.
2. 디테일이 생각보다 괜찮다. 보통 싼 가구 사면 칼각이라 다치기 쉬운데 의외로 손 닿는 부분은 섬세해서 괜찮은편이다. 다만 싸니까 미묘한 불만족은 있다. 손이 안닿는 뒷면이나 안쪽을 칼각으로 대충 처리된 곳도 있고(물론 손은 거의 안닿으니 쓰면서 크게 위험하진 않지만..), 뒷판의 흔들림 등등(타카로 박으면 해결될 문제). 아주 고급스러운 가구를 원한다면 더 비싼 가구업체에서 주문하자.
3. 통일감있는 인테리어를 하기 쉽다. 한샘에서 거의 모든 가구나 인테리어 용품을 팔다보니 비교해보기도 쉽고, 직접 눈으로 보고 싶으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경할 수도 있다. 색상이나 크기도 다양하고...아무튼 여러 면에서 편하다.
4. 이케아와 비슷하면서도 여러모로 나은 느낌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케아가 인기 있는 이유가 (이름있는 가구업체치고)저렴하면서도 유럽디자인에다가 깨끗한 자재를 쓴다는 점 때문아닐까? 그리고 '외국브랜드'라는 점도 한가지 요소일 것이다. 사실 이케아도 해외에선 고급 가구 브랜드가 아닌데, 여기 제품 몇 가지를 사서 써보니 묘하게 우리네 가구와 다른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예 집이나 사무실 전체를 이케아로 구성하는 게 아니면 이질적인 느낌도 들고 우리 주거환경에 설치가 불편한 것도 있어서 점차 꺼려졌는데, 한샘은 그런 부분에서 우위가 있는 것 같다. 온라인 주문도 가능하고 배송이나 설치의 불편함도 이케아보다 적다. 그렇다고 크게 비싸지도 않고, DIY가 좋으면 직접 해도 되고. 대형 전시 매장만 좀 더 많으면 자주 보러 갈텐데~
5. 사실 더 저렴한 걸 찾으면 네이버쇼핑에서 '5단 책장'과 같은 검색어로 2/3정도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근데 배송비가 일반택배보다 비ㅋ쌈ㅋ). 가게에서 쓰려고 몇 달 전에 구입한 적이 있는데(라레스가구에서 삼) 저렴하게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다만, 이건 업체마다 마감의 질이나 가구 품질, 배송 상태가 천차만별이고 이 제품들과 별개로 한샘이 폭리를 취할정도로 비싼 건 아닌 것 같아서 더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론 : 만족한다. 가성비 있는 책장을 원한다면 한샘 샘책장을 추천한다. 조립이 귀찮으면 시공기사가 직접 시공하는 제품을, DIY가 좋다면 저렴하게 조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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