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자동차(니로PHEV)

니로PHEV 한겨울 운행 경험담 + 소소한 절약팁

코리안더 2021. 1. 2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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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운행한지 약 9달이 되어간다.

이 차로 첫 겨울을 보내고 적는 후기이다. '니로'자체 보다는 전기차, PHEV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1. 간단한 용어정리

이전 블로그 포스팅(링크)에 잠깐 정리되어있으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는 간단하게 용어만 정리한다.

PHEV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쉽게 설명하면 하이브리드차(엔진+배터리)에서 배터리가 커져서 충전해서 전기만으로도 장거리를 갈 수 있다. 다르게 보면 전기차에 엔진이 달렸다고 볼 수도 있다. 
EV모드 : 주행동력을 전기만으로 쓰는 상태다(급가속시에는 엔진개입). 현대기아차에서 붙인이름이라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
HEV모드 : 주행동력을 내연기관차(하이브리드차량)에 가깝게 쓰는 상태다. 주된 주행동력은 엔진이고, 출발시나 타력주행시엔 모터를 주로 이용한다. 마찬가지로 회사마다 이름이 다를 수 있다.

 

2. 겨울에는 연비가 떨어진다.

 PHEV차량은 전기값이 기름값보다 싸서 보통 EV모드로만 주행하고, 가끔 장거리 이동시나 충전을 깜빡했을 때 HEV모드로 기름을 쓴다. 그러다보니 계기판에 찍히는 연비는 말도 안되게 높은 상황(50km/L, 100km/L 등...)이 많다. 전기로만 가면 보통 999로 계속 표시된다. 아쉽게도 이런 말도 안되는 연비는 전기가 반영되지 않아서 실제 유지비는 전기비가 드니까 주유비+전기충전비로 계산해야 하긴한다.

 겨울엔 이런 뻥연비가 급감하는데 이유는 난방을 위해서 엔진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난방만을 위해서 돌리는거라 계속 시동이 걸린 상태는 아니고 잠깐씩 돌아간다. 그래도 연비가 계속 999로 뜨다가 갑자기 20~30km/L까지 떨어지니 무척 아까워 보인다.

최근 히터켜고 EV모드 운행기록 : 보통 출퇴근만 한다.

 아무튼 전기로만 가도 될 거리를 엔진이 개입하니 기름을 쓰고, 운행 효율은 떨어진다. 그럼 난방이랑 엔진이 무슨 상관인가?

3. 엔진이 왜 자꾸 돌아갈까? - 내연기관차량

 나는 내연기관차량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엔진과 바퀴라고 생각한다. 엔진은 연료에서 동력을 생성하는 부분이고, 바퀴는 궁극적으로 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변속기, 서스펜션, 스티어링시스템 등 나머지는 다 부가적인 부품이다(물론 없어서는 안되는 것들도 있다).

 엔진은 실린더에서 연료를 폭발시켜 화학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꾼다. 이 때 필연적으로 열에너지가 발생하는데, 이 열을 가지고 차량내부 난방을 한다. 물론 화학에너지를 모두 운동에너지로 바꾸면 좋겠지만, 열역학적으로 그렇게 될 수 없다. 주행 중에 나오는 이 열에너지는 부가적으로 생기는 에너지일 뿐이다. 이 열에너지를 계속 놔두면 엔진이 뜨거워져서 연료와 함께 엔진도 날아가므로 냉각수가 라디에이터(방열판)와 엔진을 돌면서 엔진의 열을 방열판으로 옮겨주며 엔진을 식혀준다. 차량 앞의 구멍이 송송 뚫린 그릴이 그 용도다.

 버려지는 열을 차량 난방에 써보면 어떨까? 방열판(히터코어)을 차량안쪽으로도 붙이고 거기에 선풍기를 돌려 바람을 보내는게 일반적인 내연기관차량의 핵심 난방장치다. 그래서 시동을 켠 직후에는 난방을 해도 미지근한 바람만 나온다. 몇시간동안 쉬지않고 계속 달리면 바람이 따뜻하다 못해 뜨겁다.

 따라서 어차피 버려질 열을 난방에 사용하므로 겨울에 히터 틀었다고 연비가 더 떨어지진 않는다. 팬가동을 비롯한 난방시스템도 가동에 약간의 에너지가 들긴하겠지만 이건 무시해도 될 정도로 작다고 봐도 된다. 핵심인 열에너지 생성은 엔진이 이미 열심히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말이 나온 김에 에어컨 이야기도 해보자. 내연기관차량에서 에어컨 돌릴 전기를 어디서 얻겠는가? 당연히 엔진에서 생기는 운동에너지로 에어컨을 돌린다. 따라서 에어컨은 작동하면 연비가 매우 나빠진다. 주행에 써야 할 에너지를 에어컨 돌리는데 쓰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오래 주행하면 엔진에서 나온 열로 인해 차량자체가 뜨거워진다. 에어컨은 그 열도 줄여야 하므로 에너지 소비가 더 심해진다. 비유를 들자면 여름에 가스레인지로 물 끓이면서 에어컨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4. PHEV의 엔진이 왜 자꾸 돌아갈까? - PHEV

 먼저 순수한 전기차를 생각해보자. 냉방은 전기로 쓰면 될 것이다. 어차피 배터리가 빵빵하니 전체 이동거리는 줄어도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주행성능(가속도)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다. 전기자체는 쓰니까 실제 이동거리는 줄겠지만 차량 출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항상 따끈하게 열을 내는 엔진이 없으니 에어컨을 돌려야 하는 여름에는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반대로 난방을 해야하는 겨울에는 전기차가 불리해지는데, 일단 난로역할을 할 엔진이 없다. 내연기관차량은 어차피 버려질 열을 끌어다가 난방에 쓰지만, 전기차는 그렇게 주행 중 항시 열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있는 부분이 배터리말곤 없으므로 쉽지 않다. 따라서 헤어드라이기처럼 전열기(PTC히터)을 이용할 수는 있는데 그 거대한 차량 내부 난방에 쓰기에는 너무나 많은 전기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끌어다쓰는 히트펌프 방식이 있긴 하지만, 현재로써는 내연기관차가 난방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해보인다(이게 다 전기차가 효율이 너무 좋아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제 PHEV차량으로 돌아오자. 자동차 설계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으니 난방에는 내연기관차량과 동일하게 (버려질) 엔진열을 이용하면 된다. 냉방에는 엔진 동력을 쓰는 대신 배터리의 전기로 에어컨을 돌리면 된다. 따라서 여름에는 전기차의 장점을, 겨울에는 내연기관의 장점을 쓸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겨울엔 엔진이 가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EV모드라도 난방을 돌리면 엔진에 시동이 저절로 걸린다. 한 30초정도 돌아가다가 꺼진다. 다시 시간이 지나면 시동을 알아서 거는데 처음에는 소리가 신경쓰이다가도 요새는 그러려니 싶다. 기름은 많이 먹을까? 생각보다 많이 먹는다. 왕복 20km 내외를 매일 출퇴근에 쓰는데 난방에만 쓰는데도 기름 줄어드는게 눈에 보인다. 

다른계절에는 주유를 한번도 안했던 걸 생각하면 정말 많이 쓰는 편이다. 연비기록을 봐도 꽤 쓰는게 느껴진다. 이건 니로만의 특징이 아니라 엔진을 난로처럼 쓴 댓가(?)라고 생각한다. 그럼 공회전인가? 그 말이 맞다고 본다. EV모드라서 엔진을 실제 주행에 쓰는 건 아니고 난방에만 쓰니까. 마치 견인차(EV동력인셈)가 가솔린 차를 끌고 가는데 가솔린차 공회전시키며 히터를 틀어놓는다면 이와 비슷한 연비가 나올 것이다.

 

 

5. 그래서 HEV모드로 가면?

 이렇게 생각해보니 겨울이 된 초반에 EV모드가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졌다. 정말 내연기관차량처럼 쓰면 어떨까? 어차피 HEV모드로 달리면 엔진은 따끈해질거고 자연히 히터 쓰는 효율도 늘어날 걸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번 시험삼아 주행해봤는데 굉장히 애매하다. 연료사용효율뿐만 아니라 전체 주행비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HEV모드 운행기록 위의 사진과 비슷하게, 출퇴근만 한다

(바로 위의 사진은 내 HEV모드 운행기록을 찍은 것인데,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연비가 많이 떨어져 있다. EV모드로만 가면 그래도 20~30정도인데, HEV모드로 가면 10~20 사이다)

 

HEV모드로만 운행하면 엔진의 연료사용 효율은 높아진다. 그러나 전체 가솔린 소비량은 증가한다. 목표 주행거리를 기름으로 가기 때문이다. 난방을 위해서 잠깐씩 켜지는 것과, 주행 중 거의 항상 시동이 걸려져 있는 것 중에 어떤게 더 기름을 많이 쓰겠는가? 따라서 비교를 한다면, 아래와 같이 비교해야 할 것이다.

동일거리 상에서,
HEV모드 주행 연료비   vs   EV모드 주행 충전비(+해당시간의 난방용 공회전 연료비)

난방의 특성이 있다면, 초반에는 엔진이 데워져야 하고 차의 온도도 높여야 하므로 기름을 많이 쓰다가 목표 온도에 도달하면 유지만 하면 되서 적게 쓴다. 물론 날이 추우면 자주 시동이 걸린다. 이 특성을 고려하면 주행거리에 따른 어떻게 주행해야 할지 선택하기 쉽다.

EV모드가 유리한 지점(약10~50km)까지는 HEV모드보다 유리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엔진시동 비중이 적고 아직 전기충전비가 싸기 때문이다.

HEV모드가 유리하다면(장거리) 아예 초반부터 HEV모드로 난방을 즐기는게 좋을 수 있다.

경험상 단거리(5km이내)는 그냥 추위를 감수하고 EV모드를 쓰는게 낫다. 엔진 몇번 돌아가는 기름값에 비해 난방을 유지할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만약 전기충전비가 많이 상승하고, 기름값은 거의 상승하지 않는다면 차이가 줄어드므로 거의 항상 HEV모드가 유리하다. 과격하게 몬다면 스포츠모드나 HEV가 좋을 수 있다. 어차피 가속을 위해 엔진개입할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차이는 외부온도, 주행습관과 거리 등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실증적인 실험을 개인이 직접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즉, 머릿속 시뮬레이션이다.

자, 이번에는 성향에 따라서 고려해보자.

추운건 죽어도 싫은데 연비를 고려한다 - EV모드로 주행(히터 켠다)
추운건 참을 수 있다 - EV모드로 주행(히터 끈다)
추운건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연비 - EV모드로 주행(히터 끈다)
조용한게 좋다 - EV모드로 주행(히터 끈다)

추운건 싫고, 드라이빙이 좋다 - HEV모드로 주행(히터 켠다)

 

6. 아주 추워지면 그것도 무용지물

아주 추워지면 또 상황이 달라진다. 올해 1월초에 눈도 많이 오고 영하10도 이하로 엄청 추워진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엔진 보호를 위해 HEV로 주행한다는 안내문구가 뜨면서, 강제로 전환되었다. 이 조건이 몇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영하 10도 이하일 것으로 추측한다. 이 때는 선택할 수 없다.

그냥 HEV모드로 가자. 어차피 바깥온도가 너무 낮으면 차량 내부 온도도 빨리 떨어져서 시동도 자주 걸리므로 아예 HEV모드로 주행하는 것과 큰 차이가 안날 것이다.

 


7. 겨울에 조금이라도 돈 아끼기 위한 팁

난 연비충(?)이라 운전하면서 어떻게 하면 돈을 아낄 수 있을까 계속 고민을 했다. 내가 니로를 선택한 이유도 실용성 때문이고...아마 더뉴니로 PHEV차량을 선택한 사람들은 나같은 사람이 많을테니 한번 잘 읽어보면 도움이 되면 좋겠다.

 

1. 완충 후 운행시 : 주행시작 후 5분 정도 있다가 히터를 켜라

이 전에 패들시프트 얘기를 먼저 하자. 완충 후 주행 초반에는 패들시프트 작동이 불가능한데, 배터리가 꽉차서 회생제동으로 더 이상 충전을 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5분 후 히터를 켜라는 것도 이와 유사하다. 엔진이 공회전하며 예열될 때 계기판에서 에너지 흐름도를 보면 혼자 돌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를 충전시키고 있다. 어차피 완충 후 주행 직후엔 충전이 안 될테니 5분정도 전기를 썼을 때 히터를 켜서 배터리 충전도 같이 되도록하자. 

HEV모드로 운전을 해도 마찬가지다. 배터리와 상관없이, 초반에는 엔진이 데워져야 하므로 처음부터 바로 돌리지 말고, 5분 정도 달려서 엔진이 조금이라도 뜨거워지면 히터를 켜자.

배터리가 떨어진상태로 EV모드로 주행을 시작한다면? 바로켜자. 어차피 배터리에 빈칸이 남아있기 떄문이다.

 

2. 도착 5분전 : 미리 끄자

에어컨과 같은 원리다. 대략 5분 정도는 온도가 크게 안 떨어지므로 미리 끄자. 내 경험상 10분 전쯤 끄면 차량 내부에 김서림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져서 위험하다. 너무 일찍 끄면 안 된다. 

 

3. 다시 시동이 걸리기 시작할 때쯤 끄자

 이건 확신이 안가는 사항이긴 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엔진시동이 언제 걸릴지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난방 사이클을 고려하면, 엔진 시동이 다시 걸리기 직전에 히터를 끄는게 제일 좋다. 엔진 시동이 켜져서(약30초간) 한번 온도가 올라가면, 그 열이 팬을 통해 일정시간 전달되다가 다시 온도가 떨어지면 엔진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사이클의 끝 지점(엔진온도가 낮은상태)에 끄면 제일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운전중에 그걸 체크하기 어렵다. 그래서 난 대략 도착 5~10분전 쯤 엔진 시동이 걸리면 걸리자마다 히터를 꺼버리는데, 시동을 걸 때(와아앙~할때) 연료를 제일많이 소모하는건가? 그런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제일 좋은 건 엔진이 꺼지고 난방이 적당히 되었을 때 다시 걸리기 전에 히터를 끄자. 최저점을 찾기 어렵다면 엔진이 계속 돌아가며 온도를 올리고 있는 최고점을 피하는 것 만으로도 효율에 도움외 될 것이다.

 

4. 엉따/손따(엉뜨/손뜨)를 적극적으로 쓰자

열선시트와 열선 스티어링휠을 인터넷에선 이렇게 부르는데 그걸 잘 쓰자. 어차피 기름이 아니라 전기로 돌아가므로 전기 충전비로 계산하는 셈이다. 효과가 좋다.

 


기타 눈길에서의 안정성 등등

눈길에서의 안정성은 사실 모르겠다. 니로라고 특별히 더 좋거나 나쁜 것은 알 수 없다.

회사에서 정밀한 검사를 하지 않는 한에는 개인이 체감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볼보가 눈길에서 더 안전하다고? 모른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제되고 재현가능한 상황이 아닌 상태에서 개인의 경험은 별 의미가 없다. 경차타고 사고난걸 '경차라서 이렇게 위험하다'라고 해야할까?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차가 어떤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개인의 경험으로 어떤차가 위험하다더라, 안전하다더라라는건 별 의미가 없다. 니로가 동급차량에서 특별히 더 안 좋지는 않을 것이다.

 

 딱하나 단점이 있다면 suv특성상 뒤쪽이 땟국물로 난리난다. 개인적으로 니로 뒷면이 다른 SUV보다 넙데데한 느낌이 더 강하다보니 세단보다 더 더러워지는 것 같다.

 다행인 점은 세단과 달리 뒷유리에 와이퍼가 있으니 의외로 더 좋은 것 같기도하다. 세단은 눈와도 뒷유리가 안 더러워지나? 그건 세단 운전자에게 물어보시라.

 

해치백과 SUV에 있는 후방 와이퍼, 세단에는 왜 없나? - 오토트리뷴 (autotribune.co.kr)

 

해치백과 SUV에 있는 후방 와이퍼, 세단에는 왜 없나? - 오토트리뷴

SUV나 해치백 혹은 왜건과 같은 차량을 주로 운전하다가 세단으로 바꾸면 불편한 것 중 하나가 와이퍼다. 사실 평소에는 별로 불편할 게 없지만, 부득이하게 세차를 하지 못했는데, 먼지가 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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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니로 PHEV 좋음. 장거리나한겨울엔 HEV모드가 나을 때도 있지만 보통 EV모드가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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