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승행진을 하는 코스피 지수를 보며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야하나, 고민이 많이 든다.
나 말고도 요즘 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다들 지금이라도 매수해야 돈을 벌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럼 지금이라도 주식을 더 사야할지, 아니면 관망을 할지, 하락에 걸지 생각해보자.
난 12월 28일을 리밸런싱날로 정하고 모두 매도 했는데 그 때 들고 있었던 종목이 모두 최근 일주일 간 급등했다. 가지고 있던 현대차, 삼성전자, LG전자가 아니라 kodex200만 들고 있었어도 일주일만에 거의 10%가량 먹을 수 있었는데!
심지어 최근 이슈를 보면 당분간은 특별히 떨어질 일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1. 미국 대선 : 특별히 큰 사태 없이 바이든 당선 확정
2. 코로나19 : 백신 도입으로 전세계 경제 정상화 기대 중, 국내 코로나19전파 양상은 주가에 큰 영향 못미치는 중
3. 국내경제 : 반도체 실적 양호, 전기차와 배터리 사업에 지속적인 호재. 유가도 조금씩 회복. 내수경제 타격. 부동산시장은 규제로 꼼짝달싹 못 함.
4. 대북문제 : 북한도 코로나19 때문에 급한지 조용함 + 바이든 취임 이전이라 관망하는 듯
머릿속으로 대략 정리해보니 사야지!라는 생각했는데, 그래도 일단 관망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전에 계획한 포트폴리오(링크1, 링크2)는 완성을 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원칙대로 매수하되, 코스피가 상승할 것 같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개별주/ETF는 사지 않고 관망할 계획이다.
나처럼 주식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지금 사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본다. 당장 몇 년하고 끝낼 것도 아니고, 앞으로 몇십년은 투자를 할텐데 지금 소액을 몇십프로 더 먹는 것보다는 지금 이 시기를 계기로 주식 투자 원칙을 세우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확고한 투자 원칙이 있다면 진작에 이런 고민도 하지 않았을텐데, 나 역시 아직 원칙이나 투자스타일을 정립하지 못해서 이렇게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그럼 왜 관망을 하고, 원칙을 지켜야하는지 이야기해보겠다.
1. 코로나19 사태가 과연 1회적인 이벤트인가?
코로나19가 성공적으로 박멸되면 과연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최상의 시나리오로 백신이 모든 변종에 효과가 있어서 기적처럼 없어진다고 해도 사회 경제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파급을 주었다. IT기업들의 약진과 바이오기업들의 성장도 두드러졌지만, 여행/항공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예전만큼 회복되는데는 긴 시간이 걸릴것이다. 이 업종 뿐 아니라 대부분의 업종에서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무시할 수 없는 비가역적인 변화가 생겼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하고, 앞으로 코로나19 같은 일이 또 일어날까 안일어날까?
이미 전세계적인 차원의 유행은 몇번 있었다. 1970년대에는 HIV가 있었고, 2000년대에 인플루엔자가 있었다. 지리를 한정해봐도 에볼라, SARS나 MERS 등이 있었고, 사람에게 위험하지는 않은 질병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조류독감 등 많이 있다. 즉 사회경제적으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전염력이나 사망율이 강한 질병이 이미 몇번이나 퍼졌다.
따라서 앞으로 이런 질병이 퍼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는가? 또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질병만 퍼지겠는가? 감자역병, 파나마병(바나나역병) 같은 병이 다시 퍼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는가?
결론을 말하면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이벤트라는 것이다. 물론 지금과 똑같이 전개되진 않겠지만...
심심하면 이 만화를 읽어보는 것도 좋은듯하다.
본격 시사인 만화 - 시대 막타 - 시사IN (sisain.co.kr)
본격 시사인 만화 - 역병 퇴치 - 시사IN (sisain.co.kr)
2. 개인투자자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가 이 질병들의 유행을 예측할 수 있는가? 아마 아무도 못할 것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겠지만,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질병도 많을 것이다. 질병말고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어떤가?
일본이나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날 대지진을 우리가 예측할 수 있을까? 우주에서 눈깜짝할 새 떨어져서 도시하나를 없앨지도 모르는 운석을 우리가 예측할 수 있을까? 수많은 자연현상을 우리가 예측해서 주식시장에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미 일어난 뒤에 대응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럼 자연현상말고 다른 사회적 사건을 우리가 예측해서 남들보다 빨리 대응할 수 있을까? 원자력발전소 사고 같은 건 예외로 치고, 전쟁, 디폴트 선언이나 경제 위기를 우리가 예상할 수 있을까? 나는 그것이 매우 어렵다고 본다. 수많은 전문인력과 데이터가 있는 뛰어난 회사도 쉽지 않다. 리먼 브라더스가 망한다는걸 예측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있다해도 그 것이 얼마나 설득력있게 들렸을까.
정리해보면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기엔 주식시장은 너무나 복잡한 요소가 모두 맞물려 있다.
최고의 전문가들도 힘든데 시간과 정보와 지식이 부족한 우리가 어떻게 예측하겠는가!
467. (왕초보) KOSPI 너무 많이 올랐나, 인버스 곱버스 사야 하나? - YouTube
3. 개별기업의 주가를 예측할 수 있는가?
그럼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난 그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너무 어렵기에 전문기관이 아닌 이상 그다지 유의미한 예측은 힘들다고 말하고 싶다. 인간은 천체의 움직임까지도 분석할 수 있다. 어떤 사건에 대한 분석과 단기간의 예측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인간의 행동도 어느 정도 정형화 되어있으니 말이다. 다만 정확한 예측이 힘들 뿐.
증권가 나오는 예측을 잘 보면 모두 근거가 있다. 예수금이 얼마느니, 연준의 발언과 인플레이션은 어떻고, 중국과 일본의 경기는 어떠하며 미국의 신임장관의 성향을 보아 이런 행동을 할 것이라는 예측은 모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그러나 그 모든 요소가 종합되서 미래가 어떻게 흐를 것이라는 건 매우 힘든 예측이다. 따라서 참고는 하되 무조건 믿으면 안된다.
개별 기업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나 카카오가 언제 어디까지 오를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다만 확실한 것은 개별기업은 경제 전체보다는 작은 단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예측이 쉬울 것이다. 물론 경제위기 같은 외부환경에 의해 매출이 급상승하거나 급락할 수는 있다. 다만 우량한 기업이라면 그 역경을 좀 더 잘 넘길것이라고 예측할 정도일 뿐이다.
그러니 우린 좋은 기업을 골라서 투자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니까.
4. 왜 원칙이 중요한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내일 당장 코스피가 급락할 수도, 급등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에 대해 미리 매매를 결정해놓은 상태가 아니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
지금이 버블인가 아닌가? 버블이든 아니든 이는 중요하지 않다. 하락세인 기업은 빨리 하락하고, 상승세인 기업은 충격이 있어도 잘 버텨낼 것이다. 버블이 확실하다해도 언제 터질지, 어디까지 내려갈지도 모른다.
이래서 원칙이 중요하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거시적으로도 미래를 예측하기 힘드니 우리는 매매 원칙을 정하는 수 밖에 없다. 지금 상승장을 조금 놓치더라도 나중에 더 이득을 보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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