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먼저 전제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부동산 투자가 옳은지 그른지에 관해서다. 요즘 정부에서 집값 잡겠다고 난리인데, 난 방향성 자체는 공감한다. 물론 그 결과는 집값 폭등으로 나타났지만, 정책효과를 논하는 건 지금 시점에선 너무 이른 듯하다. 아무튼 (상가와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은 투자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 글을 쓴다.
다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면서 부동산이 최고의 투자라고 한다. 작년 폭등을 보면 맞는말 같기도 한데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지금 집사는 건 미친 짓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을 때도 있었다. 아마 몇년 정도 지나면 언제그랬냐는듯 경향이 바뀔 것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부동산은 언제나 우상향하며 최고의 투자처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렇다면 '투자' 라고 하면 항상 따라오는 단어인 주식과의 비교는 어떨까?
1. 부동산의 수익률이 훨씬 더 높다?
우선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유명한 곳은 당연히 오르기 마련이다. 부동산 수익률 이야기하면 반포나 강남의 아파트가 몇배 올랐네마네 하는 이야기가 꼭 나온다. 물론 그런 곳은 많이 오른 곳이 맞다. 그러나 별 다른 어려운 이유는 없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원리로 인해 누구나 그곳을 선호하니까 당연히 오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안가지는 경기도 외곽의 아파트나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인 다른 아파트는 어떨까? 물론 대부분은 당연히 올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승폭을 생각하면? 물가 상승폭을 고려하면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를 수 있다. 우리의 경험으로 급등하는 곳만 보면 너무 오르는 것 같고, 통계로만 보면 전체적으로 뭉뚱그려져 잘못 생각할 수 있다.
상반기 침체했던 2019년 주택시장, 이대로만 가면… - 매일경제 (mk.co.kr)
2019년 기사를 한번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것이다. 이 때 집을 샀다면...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구별 상승률을 보면 신기할 것이다.
둘째로, 투자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대개 투자하면 언젠가는 오르겠지, 하는 마음으로 5년, 10년씩 들고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주식은? 보통 일반투자자들은 3년만 들고 있어도 엄청 오래 들고있는 것이다. 1년도 안되서 파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물론 대개 1년 넘게 들고 있는 사람들은 10년도 들고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갤럭시가 처음출시할 때 쯤 삼성전자 사서 지금까지 들고 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눈아플까봐 로그차트로 가지고 왔다. 2011년엔 1.6만~1.8만원대였다. 지금은 8만원을 넘는다.
한샘을 상장할 때부터 들고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2015년 쯤이 최고점인데, 이 때 안팔고 지금까지 들고있어도 이미 10~20배정도 올랐다.
심지어 박스권이라는 코스피 지수추종ETF도 길게보면 우상향하고 있다.
물론 귀곡산장같은 이상한 집사면 땅을 치고 후회하듯이 눈감고 이상한 회사의 주식을 사면 땅을 치고 후회를 한다.
2.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
다 같이 모여서 돈벌기 위한 곳이 바로 회사다. 물론 일부 희한한 회사들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대부분의 대기업은 주식회사다. 즉 주가가 폭락하면 손해보는 것은 주주들이다. 주주들 중에서는 우리 같은 개미 투자자도 있지만 막대한 투자금으로 먹고사는 기관도 있고, 회사 운영을 위해 주식을 소유한 사람도 있다. 대주주가 주가조작을 위해 폭락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 처벌이 두려워서라도 별로 건드리지 않는다(라고 믿고싶다). 보통 일반적인 기업은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주가도 회사의 본업인 돈벌이와, 성장상황에 응답하여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그렇다면 주식해서 패가망신 해본 사람들은 누구일까?
아마 크게 두부류일 것이다. 첫째로 리스크 관리를 못해서 돈을 다 날려먹는 부류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오를 가능성이 큰 주식일수록 내릴 가능성도 크다. 작은 스타트업이 크게 성장할 것 같아서 빚내서 투자했는데 어이없이 상장폐지당한다면? 망하는거다.
둘째로 사기당한 부류다. 테마주, 작전주에 이상하게 걸려들어서 망하는 부류다. 이건 조심할 수 밖에 없다. 잘 공부해서 그런 회사를 최대한 걸러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묻지마투자를 해서 망했다면, 물론 직접적으로는 사기꾼들이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본인 욕심이 부른 파산일 뿐이다. 물론 아무리 조심해도 작정한 사기꾼들에게 당할 수는 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항상 조심해야 한다.
3. 그럼에도 부동산의 수익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는 이유?
먼저 언론에서 다루는 분량과 논조도 대중의 심리적인 측면에서 한가지 이유일 것이다.
황금은 산업적 용도도 있지만, 그 자체로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 마찬가지로 주택(주택)은 거주에 의미가 있다. 서울에 직장이 있으면 서울이나, 적어도 출퇴근 가능한 경기도에 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언론에서 많이 다룬다.
그러나 주식은 비필수적인 자산이다. 삼성전자주식없다고 갤럭시를 못쓰는가? 농심주식없다고 신라면 못 먹는가? 완벽한 투자목적이다. 그래서 주가 변동은 언론에서 덜 다룬다(물론 지수자체는 자주 다룬다). 특별히 엄청난 상승이 아니면 다들 그러려니 한다.
아마도 그래서 대중들은 이번달 주택가격이 0.1%가 올랐네 마네 하는데도 크게 신경쓰지만, 삼성전자가 어제 1% 오른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또 한가지 큰 이유는 레버리지다.
부동산 투자는 레버리지를 쉽게 쓸 수 있다. 지금이야 물론 대출도 꽉 잡고 있지만 집사겠다고 하면 은행에서는 비교적 돈을 쉽게 빌려준다. 국가에서도 다주택자가 아닌 한 주택관련 대출은 꽤 관대했다. 그래서 현금박치기로 집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레버리지에 의한 수익률은 꽤 높은 편이다. 부동산은 금액자체도 크니 몇프로의 이득도 크게 느껴진다. 5억의 3%만 상승해도 1500만원인데, 5백만원은 200% 상승해야 1500만원이 된다.
그러나 주식은 어떤가? 빚투는 위험하다고 한다. 이게 옳건 그르건 간에 대부분의 고수들은 현금만으로 거래하길 추천하고, 많은 사람들이 여윳돈으로 투자한다. 따라서 개인투자자의 실제 운용자금 자체는 주식이 부동산에 비해 매우 작다.
4. 그래서 주식의 투자수익률이 더 좋아지려면?
이런 특성을 알고 나면 부동산처럼 주식의 수익률을 더 상승시킬 수 있지 않을까?
첫째, 적절한 레버리지를 쓴다. 그럼 빚내서 투자하라는 말인가! 빚내서 투자하면 안되나? 내가 고른 종목이 오르는게 확실하다면, 그리고 대출 금리보다 높이 상승한다면 이득보는데 왜 안되는가?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한다. 먼저 좋은 종목을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물론 크게 오를수록 좋다. 지금처럼 금리가 낮을때는, 적어도 크게 떨어지지만 않아도 된다. 손실이 있을지언정 (아마도) 확실히 오를 수 있는 미래주가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오를지도 알면 좋겠지만 그정도까지 정확히 예측하는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위험을 내가 감당 가능한 선에서 써야 한다. 만약 내 월급이 백만원인데, (아마 대출도 안해주겠지만) 10억을 대출받아서 아마도 오를 것 같은 종목에 투자했다고 하자. 그런데 10% 떨어져서 1억의 손실을 입었다. 심지어 이자만 1%라면, 내 수준에 감당가능하겠는가?
깨져도 괜찮은 수준으로만, 조심스럽게 빚투를 하면 된다.
둘째, 길게봐야 한다. 한종목사서 무조건 5년 10년씩 가지고 있으란 말이 아니다. 잘못하면 이렇게 될수가 있다.
2011년에 '역시 건설주지!' 라면서 잘못사면, 강제장투하게 될 수도 있다.
주식투자를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겠다고 덤비지 말고, 마치 부동산투자처럼 장기간에 걸쳐서 투자해야 한다. 부동산을 한두달 바짝 매매해서 큰 이익을 얻는 분들이 많이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아는 부동산 투자는 대개 몇개월, 몇년 정도는 들고 간다.
주식에서도 투자라는 행위자체를 길게 보자는 말이다. 개별종목을 오래 붙잡고 있자는 말이 아니다. 이번달은 반도체, 다음달은 바이오, 이렇게 투자하며 종목을 리밸런싱해도 상관없으니 주식시장에서 투자하는 행위 자체를 5년, 10년씩은 해보자는 거다.
아무튼, 투자수단으로서의 부동산과 주식을 비교해보았다. 개인적으로 주식투자에 더 큰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잘 투자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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