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 유리창에 하루종일 썬팅필름지를 붙였다.
너무 지치기도 하고 일할 때 집중해서 하느라 사진은 따로 못 찍었다만 나중에 이사갔을 때 확인을 위해서라도 블로그에 올리려 한다. 아마도 집 창문에 스스로 썬팅지를 붙여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전문가는 아니니 '이렇게 하면 안되겠구만'을 명심하자.
1. 썬팅지 구매
집 창문에 자외선이랑 햇빛 차단 목적으로 썬팅지를 붙이려고 마음먹고, 인터넷을 검색했다. 그 땐 3M 썬팅지로 골랐는데 사실 지금 생각해보니 딱히 3M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어차피 썬팅 필름 잘 만드는 회사(자동차 썬팅필름회사를 생각해보자)는 워낙 많으니.. 다만 나름대로 유명한 회사를 고르는 게 가장 나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네이버에서 '3M 창문 썬팅지' 등으로 검색했는데 굳이 3M을 붙일 필요는 없다. '창문 썬팅' 등으로만 검색해도 많은 회사가 나오니 적당히 보고 가격 등을 비교 뒤 알아서 고르면 된다.
위 사진에서 첫번째 스토어를 선택했는데, 이는3M도 팔고 다른 저렴한 제품도 함께 팔기 때문이었다. 3M 필름이 생각보다 비싸서 저렴한 걸로 먼저 연습해보기로 했다. 해당 페이지에는 '무점착 단열필름'이라는 이름으로 제품이 있는데 배송받고 보니 '여유'라는 회사의 제품인 것 같다. 또 3M 필름은 ES-20을 폭152으로 구매했다(나중에 찾아보니 폭이 50 또는 100인 곳도 있는듯). 어느 스토어든 상관없으니 일단 필름을 사자.
2. 준비물
며칠 뒤 재료가 왔는데 다행히도 헤라(밀대)가 있어서 따로 구입할 필요는 없었다. 이게 없으면 신용카드 같은 걸로 될 것 같긴한데..가능하면 헤라를 어디에서라도 구하는 게 좋아보인다. 참고로 헤라는 절대로 맨 제품을 바로 쓰지말고, 물티슈나 스카치테이프로 헤라의 날카로운 면에 붙여서 약간은 뭉툭하게 만들어주는게 좋다. 정신없이 밀다보면 필름에 흠집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준비물로는 필름을 자르기 위한 칼(+가위), 자가 필수적이다. 줄자로는...좀 어렵다. 내가 줄자만 있어서 아는데 정말 힘들어진다. 뭐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면 방법은 나오겠지만 길고 매끈한 자를 대고 칼로 잘라야될 때가 많다. 가정집에 이렇게 긴 자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겠지만.
다음으로 분무기와 주방세제 조금(대략 100mL에 세제 한방울 정도)이 필요한데 이는 필름을 접착하고 붙인 필름 위에서 헤라를 부드럽게 밀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물도 닦고 창문을 닦을 각종 걸레들이다(최소3개는 필요해보인다).
그리고 나는 좁은 집에서 구부정하게 쪼그렸다가, 좁을 통로(?)를 지나 다시 창문에 붙인다고 서는 걸 반복해서 너무 힘들었는데 되도록이면 넓은 책상, 한번의 칼질이 가능한 환경, 넉넉한 여유공간이 있으면 작업할 때 편할 것 같다.
이형지가 있는 필름이면 스카치테이프가 필수다. 이게 있어야 이형지를 쉽게 뗄 수 있다.
3. 인원
폭이 사람 팔꿈치 정도 되는 작은 창문 정도면 혼자서도 쉽게 되지만 아파트 전면부의 창문처럼 1m가 넘는 길~다란 창문은 두명이면 좋다. 또 처음이면 더더욱 두명이 좋다. 길면 필름을 잡고 붙이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익숙해지면 혼자서도 가능하고, 장소만 잘 받쳐주면 어렵지 않을 것 같다(서서 물건놓고 작업할 수 있는 넓직한 책상이 필수)만...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쓰레기만 치우고 분무기만 뿌려줘도 스트레스 덜 받고 훨씬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4. 부착방법과 팁
먼저 무점착 단열필름을 붙였다. 이 제품의 특징은 약간 두께감이 있는 필름이었는데, 이형지가 있는게 아니라 필름이 바로 창문에 붙고 또 조금 주름져도 몇번이고 다시 뗐다가 붙일 수 있는 제품이라 생각보다 쉬웠다. 이렇게 창문 두 개 정도 연습한 뒤에 3M 필름을 붙였는데 처음에 되게 긴장을 했다가 한 3장 정도 붙이고나니 감을 잡아서 생각보다 쉽게 진행했다.
공통적인 과정부터 살펴보자. 우선 준비물을 모두 준비하고, 가장 중요한 청소를 한다. 작업공간에 머리카락이나 큰 먼지류를 모두 제거하는게 필수다. 싹 다 정리해놓고, 창문도 닦아 둘 수 있으면 닦고 시작하자(당연히 먼지 한 점 없도록 깨끗해야 한다).
창문 사이즈에 맞게 필름을 재단한다. 이게 깔끔한 필름 부착을 위한 가장 핵심일 수 있는데 어차피 개인이 큰 필름을 사서 재단해야하는 상황이면 예쁘게 재단하기 힘들 것이다. 창문 사이즈만한 자나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략적으로 전후좌우 2-3cm정도 남도록 자르고(물론 필름크기를 넉넉하게 구매를 해야한다), 나중에 칼질하는게 훨씬 편하다.
자를 때 편하기 위해서는 4개의 면 중 한개면은 가능하면 맞추어서 붙이고 나머지 세 면만 잘라주면 편하다. 한쪽이라도 잘라야하는 부분을 줄이는게 좋기 때문이다. 또한 남는 부분을 아래쪽부터 자르면 잘려진 찌꺼기부분의 무게 때문에 윗면부터 축 쳐져서 붙인 필름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즉, 위에서부터 자르면 편하다).
필름을 재단하고 나면 창문에 먼지가 있는지 다시 확인한 후, 창문에 세제물을 뿌린다. 이 때 이형지가 있는 제품은 이형지를 제거하면서(스카치테이프 이용) 세제물을 필름 접착면에도 충분히 뿌리고, 창문에도 뿌려서 진행한다. 즉 물을 매우매우 많이 쓰면 된다. 그 후 필름을 붙이면 다시 필름 위에 물을 뿌리고, 헤라를 이용하여 중앙부부터 천천히 +자로 창문에 붙인다. 부착 과정에서 세제물을 자주 뿌려주는 게 좋다. 처음 붙일 때 한 번에 바로 원하는 위치에 착 붙이는 경우는 잘 없으므로 뗐다가 붙일 때도 충분히 다시 뿌려주자. 처음부터 헤라로 한방향 끝까지 밀지 말고 중앙부터 살살 가장자리로 차차 펴듯이 밀어주어야 비스듬하게 밀리거나 뜨는 부분없이 잘 붙는다. 한번 밀어서 완성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몇번씩 살살 조금씩 밀면서 완성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자.
필름을 가장 처음 붙일 때는 가능하면 어디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전체적인 형상(한쪽면을 맞추면 좋다)을 대략적으로 확인한 후 전체적으로 붙이고 밀어야 한다. 조금 밀다가 안될 것 같으면 과감하게 한번 들어서 다시 주름을 없애고 다시 살살 밀자. 처음 몇 번은 필름을 슥 들어내고 다시 붙여도 되지만, 하면 할수록 주름질 확률이 늘어난다. 나도 여러번 띠부띠부(?)하고 헤라로 세게 밀었더니 먼지가 없는데도 주름이 져버렸다.
헤라로 다 밀면 가장자리를 자와 칼을 이용해서 잘라준다. 이 때 칼날을 미리 한번 새 걸로 교체해주어야 필름이 매끈하게 문제 없이 잘린다. 또 실험해보니 문구용 커터칼로 유리 위에서 필름만 잘릴 정도로 약하게 자르는 건 유리에 흠집이 안나니 자르면 된다. 물론 세게하면 흠집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듯 하다(확실치는 않다. 검색해보니 커터칼 정도로는 괜찮은 것 같다.).
5. 내가 구매한 필름 후기
먼저 무점착단열필름은, 중소업체(여유)여서 그런지, 원래 이런 종류의 필름이 모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붙여보니 선명도가 약간 떨어졌다. 3M 제품과 비교하면 조금 뿌옇고 왜곡된 느낌이다. 아마도 필름이 좀 더 두껍고 붙이는 과정에서 군데군데 미세하게 늘어나서 두께가 균일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실제로 자외선을 잘 막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필름으로서의 역할은 하는 느낌이고 시공이 편하고 저렴해서 시야가 크게 문제 있는 곳이 아니면 사용해도 문제 없을 것 같다.
3M ES-20 필름은 꽤 만족스러웠다. 이형지를 떼는 작업이 조금 더 신경쓰이기는 했지만 일단 붙이고 나니 선명도가 엄청났다. 안붙인거랑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었다(물론 조금 어두워지긴 함).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붙이고 나니 매우 만족스러웠다. 뭐 스펙상 차이가 있을테고 개인이 자외선 차단율을 직접 측정할 방법도 없을테니 굳이 3M제품이 좋다고 추천하지는 못하지만, 이형지가 있는 제품과 없는 무점착 제품의 차이로만 참고해보면 될 듯하다.
필름 한장으로 못할 정도의 폭을 가진 곳은 어떻게 작업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실수로 90도 돌려서 잘랐더니 긴 창문은 한장으로 못하고(제대로 재단 했으면 됐을 곳이었다) 아랫쪽은 작은 필름으로 덧대었는데 실력이 없어서 그런지 틈이 약간 생겨버렸다. 겹쳐서 하는건 아직도 잘 모르겠다.
6. 작업 시간
집에 있는 창문 10장에 붙였는데 하루종일, 대략 8시간 정도 쓴 것 같다. 근데 처음 너무 조심스럽게 해보느라 좀 많은 시간이 걸렸고 조금 익숙해지니 실제로 자르고 붙이는데는 10분정도, 헤라로 밀고 테두리 잘라내는 데는 한 30분 정도걸린 것 같다. 붙이는 느낌을 아니까 갈수록 빨라지는 느낌이다. 다만 낮에 할 때는 쨍쨍한 햇빛 덕분에 필름이 잘 보여서 어려운 점은 몰랐는데 밤 늦게 작업하고 아침에 다시 보니 잘못 자른데가 있었다. 아마도 실내는 밝은데 바깥이 어두워서 테두리를 잘 못 보고 자른 것 같다. 앞으로는 꼭 밝을 때 시작해서 밝을 때 끝내야겠다.
7. 전체적인 후기
몇 번 해보니 집 창문처럼 평면인 부분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차량은 도저히 못할 듯). 여유시간이 조금 있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싸게 할 수도 있고 좋은 경험도 할 수 있으니 한번 시도해보자. 바쁜 사람이나, 창문이 너무 넓거나 높으면 그냥 사람을 부르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리고 곡면이 있거나 겹쳐서 붙이는 것도 사람을 부르는 게 나을 것 같다. 나도 어떻게 겹쳐서 붙이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검색을 몇 번 해봐도 방법이 많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완전히 깔끔하게 붙이길 선호한다면 사람을 쓰는게 정신 건강에 좋다고 본다. 내가 실수한 부분은 나에게만 잘 보인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사람부르기는 애매한...작은 창문 정도는 한번 쯤 해보면 재미도 있고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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