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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워치6 약 삼주일 사용 후기

코리안더 2023. 9. 1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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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전글(링크)에서 갤럭시핏2가 정말 좋다고 말했는데, 워치는 아마도 살 일 없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사버릴지 몰랐다.

 사연을 얘기하자면, 갑자기 부정맥이 생겼다. 최근 휴가 때 무리를 한 건지 어느날 갑자기 심장이 조이고 빠르게 뛰는 증상이 생겨서 병원에 갔더니 부정맥이라고 한다(이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해도 될 듯). 그래서 진단받은 그날 바로 갤럭시 워치6를 샀다.

 이 시계가 ECG측정, 긴급 SOS기능 등이 있으니 아무래도 핏2나 가민보다는 긴급 상황 대처가 나을 것 같아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좋은 스마트워치인 건 맞지만 어딘가 조금 애매...한 느낌이 살짝 든다. 워치6가 별로라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좋은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 뿐이다.

 


1. 크기, 외관

 난 갤럭시워치6 40mm 그라파이트 모델을 샀다. 매우 표준적인 체격의 남자인 내가 40mm을 산 이유는 순전히 미적 요소 때문이다. 위에 걸어놓았던 링크에도 나오지만, 난 큰 시계를 별로 안 좋아해서 갤럭시핏2를 계속 쓰고 가민도 인스팅트2S솔라를 사려고 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워치6를 살 때도 사장 작은 모델인 40mm를 고민없이 샀다. 함께 출시된 다른 모델에 비해 배터리타임이 조금 적긴해도 큰 차이는 안나는 듯했고 어차피 일주일쯤 될 정도로 많은 게 아니면 체감 못 할 것 같았다.

 이 사이즈를 손목에 차보니 딱 맞는 느낌이었다. 남자라도 특별히 빅페이스를 선호하거나 매우 큰 체격이 아니면 40mm 정도만 되도 예쁘고 깔끔한 느낌이다. 물론 이 부분은 취향차이가 크니 전시된 곳에서 차보자.

 외관에 대해 말하자면, 워치4부터 특별히 변화된 게 없어서 이야기할 게 없어보인다. 나는 베젤도 군더더기라고 생각해서 클래식모델은 고를 생각도 안했다(없는 게 불편하지도 않다). 그리고 시계를 사용하다보면 여러가지 충격이 가해질 일이 많을 것 같아(특히 수영이나 운동 중) 무조건 튼튼한 걸 원해서 슈피겐에서 만든 러기드 아머(스트랩과 케이스가 일체형; 링크참조)를 선택했다. 그래서 외관에도 크게 신경 안썼다(어차피 다 가려지니까). 사실 일렉트로마트 같은 곳에 가보면 여러가지 예쁜 스트랩이 많아서 한번 사보고 싶기도 한데 러기드 아머가 만족스럽기도 하고 일체형이라 쓸 일도 없고해서 아마도 안살 것 같다(이런 튼튼한 외관이 좋아보이기도 하고).

 슈피겐사의 러기드 아머는 지샥같은 느낌이 들고 솔직히 투박해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는데, 액세서리 시장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으니 일단 워치6를 사면 쇼핑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고를 수 있는 재미가 있다는 건 장점이다.

 

2. 워치페이스

 나는 워치6를 써보니 워치페이스(앞으로 배경화면이라고 하겠음)가 갤럭시워치의 핵심이라고 느꼈다. 이유는 화려한 디스플레이를 남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피트니스밴드나 가민 같은 제품은 기능적으로 시계를 완벽히 대체하지만 패션의 영역에서는 넘을 수 없는 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가민은 나름 예쁘지만 제품마다 디자인의 고정된 한계가 존재한다). 어차피 시계의 본래 기능(시간 확인)은 휴대폰 같은 물건이 거의 완벽하게 대체했고, 앱의 푸시알람이나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정도의 피트니스 트래커로서의 기능을 하는 정도로 세상이 변했다. 이제 패션아이템으로서의 역할도 필요한데 갤럭시워치의 디스플레이를 사용자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시계에는 없는 큰 매력으로 느껴진다.

이런 장점은 스트랩과 케이스와 함께 했을 때 빛을 발한다. 깔끔한 원형디자인이라 여러가지 케이스와 함께 꾸며도 전혀 이상하지 않기에, 좋아하는 연예인 얼굴로 바꾸고 그에 맞는 컬러의 스트랩을 쓰거나 좋아하는 러닝 이미지(나이키 스우시라던가)로 바꾸고 벨크로스트랩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하거나..하는 식으로 자기자신을 어필할 수 있다.

 물론 난 배경화면을 자주 바꾸거나, 다른 액세서리(스트랩 포함)를 자주 바꾸는 편은 아니다. 다만 기능적으로 쓸모있도록 러기드 아머를 장착하고, 한정된 화면에서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기 위해 대시보드에 여러가지 지표가 뜨는 화면(대시보드로 설정함)을 이용하고 있다. 이게 단색이라 언뜻보면 마치 지샥같은 전자시계처럼 보인다. 난 지샥스타일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가민이나 핏2에는 없는, 원하는 배경화면으로 바꿀 수 있는 점은 워치6만의 큰 매력이다. 

 

3. 기능 - 수면 관련

 수면관련한 부분은 갤럭시핏2에 비해 측정이 정밀해진 듯한데 사실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삼성헬스 앱에서 표시하는 수면 단계 그래프를 보면, 둘 간의 정밀도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안난다. 물론 워치6 센서가 핏2보다 더 손목에 근접접촉하기 때문에 신체 데이터를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할 수는 있겠지만 크게 차이가 안나는 느낌이다. 최근 삼성헬스의 업데이트로 수면점수가 68점이니 75점이니 정량화되긴 하지만 이건 각 지표들로 숫자놀이하는 것 뿐이고, 이것도 관심있을 때 초반에나 쓸모있다고 보지 나중에 되면 귀찮아서 확인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면 관련하여 피부 온도와 혈중 산소포화도를 측정하기도 하는데, 두 지표는 꽤나 도움이 되긴 한다. 내가 자는데 더워하는지,, 코골이를 하는지를 알고 수면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둘 다 대체할 수 있는 용품이 많으므로 '굳이 워치로 계속 재야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 집에 온습도계 놓고, 코골이는 관련앱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또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양압기 구매 등의 큰 지출이 필요하므로).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수면에 대한 관심이 매일매일 지속적으로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며칠보다보면 귀찮아서 안 본다. 사실 이런건 본인이 수면위생을 알고 지키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면위생 중 자기 통제 하에 있는 요소는 금방 고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큰 비용과 노력이 든다.

 

4. 기능 - 심박, ECG, 혈압, BMI(체성분)측정 등

 심박기능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최근에 부정맥 때문에 운동을 자주 하지 않기는 한데, 센서가 핏2보다 더 손목에 접촉되어서 그런지 더 정확한 느낌이다.

ECG기능은 언론을 통해서 굉장히 좋다고 홍보를 많이 하는데, 정작 내가 써볼 때는 신기하긴 하지만 애매한 느낌이다. 부정맥 때문에 심장에 통증이 생기는 중에 자주 측정해보면 계속 정상이라고 나온다. 정작 한번 측정하다가 자세를 잠깐 바꾸다보니 심방세동이라는 결과가 나오긴 했는데 정말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사람 아니면 못잡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 실제로 병원에서 쓰는 심전도계는 여러방향(표준12유도)으로 심장의 전기적 신호를 감지하는 원리로, 이를 통해서 문제가 생긴 부위, 질병양상 등을 정확히 파악한다. 갤럭시워치는 단방향의 전기적 신호를 감지하다보니 정확한 건지 의심이 든다. 뭐 심각한 심방세동이 생기면 알림이 올테니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본다만. 그리고 모든 종류의 심장이상 질환을 확인하는 게 아니다. 너무 믿으면 안 된다.

 혈압측정기능은 나에게는 별 필요없지만 어느정도 유용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한달에 한번씩 교정(캘리브레이션)해야 한다. 교정이 잘못되면 한동안 잘못된 데이터가 쌓이고, 한달뒤에 교정을 못하면 혈압측정 기능이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교정은 어떻게 할까? 어렵지는 않다. 동네의원이나 보건소에 흔히 있는 혈압계를 이용해서 자신의 혈압을 측정하고 직후 워치로 혈압을 측정한 뒤 혈압계의 측정값을 워치에 입력하는 방식(3번 연속 입력해놓아야 함)이다. 이렇게 해서 워치의 측정방식에 의한 데이터를 실제 사용자의 실제 혈압과 매칭되도록 하는 원리인데 한달에 한번씩 교정을 '잘만 한다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잘만 한다면'이라는 전제와, 어차피 한달에 한번씩 교정할 정도의 관심을 보이는 고혈압환자라면 이게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무 심한 고혈압 환자는 워치6의 측정도 정확하지 못할 뿐더러, 고혈압 위기가 생기지 않을 적당한 고혈압 환자는 약받으러 한달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잴테고(그래야 교정도 할수있고), 정상인이면 혈압 측정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심지어 건강하면 혈압계 쓸 일도 잘 없다). 

 BMI측정도 마찬가지다. 좋은기능인 것 같긴한데...매일 할 필요가 있나? 심지어 요즘은 동네헬스장에도  BMI 측정기계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굳이 정확성이 떨어질 갤럭시 워치로 매일 측정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5. 기능 - 운동, 연락 등

 운동 중 활동량이나 심박, 시간을 측정하는 기능은 매우 마음에 든다. 근데 이건 가민이나 핏2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기능아닌가? 정확성 문제를 제외하면 딱히 갤럭시워치6만의 장점이라고 생각이 되진 않는다. 정확성 문제는 내가 쉽게 논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만, 여러 유튜버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꽤 쓸만한 수준인 듯하다.

 푸시메시지를 받거나, 전화 등을 알려주는 기능은 정말 좋다. 또한 카톡알림 등이 왔을 때 내용을 한 눈에 알기도 쉽고 사진도 어느정도 식별가능하게 연락이 와서 편하긴 하다. 다만 이런 편리함이 워치6만의 고유한 장점이라고 하긴 힘들어보인다. 다른 피트니스밴드나 스마트워치도 알림은 충분히 오기 때문이다. 전화나 문자를 바로 하기 힘든 일부 직종을 제외하곤 알림을 받고 스마트폰으로 답장을 하거나 전화를 받을텐데... 물론 텍스트나 사진의 시인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그게 전부다(어차피 알림받고 스마트폰으로 볼텐데 굳이..?).

 만약 스마트폰을 만지기 힘든 일부 직종(보안상 스마트폰을 반납하거나, 1:1로 누군가를 정성껏 케어해야 하거나, 스마트폰을 휴대하기 힘든 복장이거나)의 경우 워치6가 대체불가능한 필수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6. 기능 - 기타 다른 앱

 기타 다른 앱을 깔아서 쓸 수 있다는 것도 꽤 좋아보인다. 제대로 써본적은 없지만 네이버페이앱이나 계산기, 캘린더, 메일함 등등은 쓸모있어보인다. 또한 연결된 기기에서 재생중인 음악을 마치 컨트롤러처럼 제어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보인다(근데 워치로 음악을 듣는건 매우 비효율적이다) 이런 다양한 앱을 쓸 필요가 있는 분들이라면 꽤 유용할 것 같지만, 내가 많은 기능을 쓰진 않아서 계속 언급하긴 어려워보인다. 또한 워치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이니 다른 앱 제작사에서도 주요하게 다룰테고, 스마트워치 앱 생태계가 계속 발전하리라 생각해서 워치6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7. 배터리

나의 가장 큰 불만사항이 바로 배터리다. 스펙상으로는 하루 반정도 쓸 수 있을 것으로 파악했고 실제로 그정도 쓰는 걸로 보이는데 결국 배터리가 떨어질까하는 걱정에 충전을 자주 하게 된다(하루에 두번쯤). 아직까지 생각보다 빨리 닳는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지만 이렇게 시계 배터리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게 싫다. C타입 USB로 충전한다면 급한대로 주변에서 당장구해서 필요한 만큼만 잠깐 충전하면 되는데 이건 전용 무선충전기로 충전할 수 밖에 없으니 더욱 걱정이 된다.

 그래서 내가 낸 해결책은 무선 충전기를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사서(난 당연히 워치6전용인 줄 알았는데 갤럭시워치5와 동일한 건지, 직원은 워치6용이 따로 있냐면서 워치5를 줬고 충전이 잘 되긴한다) 회사에 두고 충전을 하는 방법이다. 다만 이 방법은 돈도 더 들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니까 뭐..

 밤에 수면체크를 안하고 쓸 사람은 매일밤마다 휴대폰 충전하듯이 충전하고 자면 되니까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만 수면코칭을 특장점으로 살린 제품의 배터리가 이정도밖에 안되다니..이건 뭔가 포인트를 잘 못 잡은 것 같다.

 모든 앱이 다 절전상태로 바뀌는 그냥 절전모드말고(이런건 정말 충전이 불가능한데 계속 써야하는 긴급할때나 쓰지) 평소에도 러닝타임을 길게할수 있는 간단하고 믿을만한 저전력모드가 있으면 좋겠다.

 


결론 : 갤럭시워치6를 사긴했는데 워치5와 비교해서 특별히 안 좋아진 점은 없어보인다. 다만 피트니스밴드나 가민같은 다른 비교군을 놓고 보면 몇가지 장점이 있다. 물론 완벽한 상위호환은 아니다.

제품자체가 부담될 정도로 비싸지도 않고(30만원대) 스마트워치를 안 썼던 분들이라면 꽤 만족할 제품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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