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사용기+후기

갤럭시핏2 약 일년간 사용후기(핏3는 언제 나오나?)

코리안더 2023. 5. 8. 08:00
반응형

다 쓰고 나니 생각보다 내용이 길다.

 

 

 

 갤럭시핏2를 산 지 거의 1년이 지났는데 까먹고 있다가 이제야 후기를 쓴다. 사실 만 1년 동안 쓰면서 느낀 점을 쓰는 거니까... 오히려 좋은 건가? 아무튼 원래 갤럭시핏1을 2년 넘게 쓰다가 수영을 하고 침수돼서 갤럭시핏2를 샀다.

 여담이지만 갤럭시핏1을 찰 때 침수된 일을 떠올려보면, 갤럭시핏1을 차고 수영을 보름 정도 하다가 어느 날 수영하고 화면이 안 켜지길래 안쪽의 센서를 보니 물이 차서 폐기한 적이 있었다(쓰레기통에 안 버리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가니 폐기해 줌).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처음엔 완전 방수인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건 아니니 항상 조심하자.

그때 갤럭시워치를 살지, 갤럭시핏2를 살지 꽤 고민했는데 비용의 문제도 있고, 각 제품의 장단점도 고려해 보니 핏2가 나아 보여서 샀다. 결론적으로 매우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장단점을 설명할 때 아래에서 다시 스마트워치와 비교하며 설명하겠다.

제품의 하드웨어 성능이나 특징은 다른 웹사이트나 블로그 포스팅, 유튜브 영상에 많이 있으니 실사용하며 느낀 점을 위주로 설명하려 한다.

 


 

 먼저 나의 사용패턴을 생각해보자.

 작년 5월에 갤럭시핏2를 찬 이후로, 거의 항상 차고 있다. 심지어 잠 잘 때로 수면모드로 하고 차고 수면 패턴을 파악하는데 쓰고 있다. 운동할 때도 차고 있는데 해당 운동에 맞는(대개 수영이나 달리기 종류) 운동 모드로 설정하고 기록한다.

업무 중에도 차고 있는데 보안이 중요한 회사처럼 휴대폰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전화와 문자를 알려줄 정도면 충분해서 만족한다.

 충전은 거의 일이 주에 한번 정도 비정기적으로 한다. 크게 충전에 신경 쓸 정도로 배터리가 빨리 떨어지는 편은 아니라 대충 배터리를 보고 곧 해야 할 것 같다 생각이 들면 한다. 대개 30% 밑이면 충전할까 생각하는데, 이 상태에서도 하루 정도는 더 버텨주다 보니 급한 건 아니다. 또는 컴퓨터로 길게 작업할 때 심심할 때 잠깐 배터리를 보고 적당히 떨어졌다(60~70% 정도) 싶으면 충전할 때도 있다.

 시계에서 지원하는 몇몇 기능 중 스트레스 측정은 이용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받는 건 내가 제일 잘 아는데 굳이 측정할 이유가 있을까? 거기다가 측정해 봤자 스트레스 원인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니 굳이 안 해도 된다고 본다. 대신 심박수는 항상 측정하고 있다. 자동운동 인식도 켜놓는다.

 

이 제품의 장점은 어떤 게 있을까?

 일단 제일 좋은 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2023년 5월 초 현재는 엄청 많이 올랐지만(현재 15만 원대) 그때는 36,000원 정도 했다. 참고로 현재 비슷한 기능의 샤오미 미밴드7은 58,000원 정도. 갤럭시워치5 40mm의 현재 가격이 23만 원대니까(1년 전에도 대략 20만 원대였음) 그 시절 핏2의 가격을 생각해 보면 워치 1개 살 돈으로 핏2를 5~6개나 살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까지 못하고 비슷한 피트니스 트래커인 미밴드7을 산다고 하면 대략 미밴드 3~4개를 살 수 있다고 보면 될 정도로 피트니스 트래커류가 저렴하다. 갤럭시핏2의 최대 장점인 저렴한 가격이 지금은 빛이 많이 바래서 아쉽긴 하다.

 두 번째 장점은 가볍고 작다는 점이다. 피트니스 트래커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데, 스마트워치가 매우 작은 스마트폰(또는 컴퓨터)이라고 한다면 피트니스 트래커는 특정 기능만 강화(동작 관련 센서, 블루투스를 이용한 알림 등)된 작은 전자시계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그래서 스마트워치에 비해 굉장히 작고 가볍다. 핏2는 스트랩을 포함하면 21g이고 최신 스마트워치인 워치5 40mm의 무게는 28.7g으로, 좀 차이가 난다. 더 큰 44mm 대의 스마트워치와는 훨씬 큰 차이가 나는데 핏2의 작은 크기와 무게는 운동에서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가끔 손목에서 조금 튀어나와서 특정 동작에서 조금 방해가 될 때는 있지만, 그건 어떤 물건이 손목에 있었어도 생길 문제 였으니 넘어가도 될 문제일 것이다. 운동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작은 크기와 무게 덕분에 찬 듯 안찬 듯한 느낌이 참 마음에 든다(이런 장점은 같은 피트니스 트래커인 미밴드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장점은 필요한 기능만 있고 배터리 유지 시간이 아주 길다는 점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스마트워치에 비해서 피트니스 트래커는 매우 간단한 기능만 탑재되어 있다. 핏2는 기기 혼자서는 화면도 못 바꿀 정도로 기능이 적다. 사실 이전에도 전자시계 같은 건 제조사가 만들어놓은 세팅을 그대로 따르는 게 당연했다. 화면 구성이나 인터페이스를 바꾸는 건 상상도 못 했기에 핏2에서 이 정도 기능을 주는 것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럽다. 우리의 스마트폰 사용패턴을 생각해 보자. 사실 바탕화면 같은 건 휴대폰을 샀던 초반에 많이 바꾸거나 이직 같이 업무환경이 확 바뀌었을 때 많이 바꾸지 기분전환이 아니면 대개 화면을 바꿀 일이 없다. 시간을 보거나 운동기록, 타이머 작용하는 수준의 시계에선 더더욱 할 일이 없다. 내 손목에 찬 기기의 세팅을 바꾸는 건 착용 초반이 아니면 거의 하지 않는다. 따라서 꾸미는 것에 특별히 관심이 없거나 기본적인 몇몇 기능 이외에는 사용할 일이 없는 착용자라면 그런 기능이 있는 제품보다는 차라리 없거나 적되 오래가거나 기기로서 완성도 있는 제품이 더 좋을 것이다. 갤럭시핏2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제외하면, 별 기능이 없다. 시간을 표시해 주고 타이머, 알람 같은 전통적인 전자시계의 기능에다가 스마트폰 앱 알림(몇몇 앱제어), 폰위치 찾기, 각종 센서 기능을 이용한 운동 기록 정도만 된다. 그런데 작은 시계가 이 정도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난 정말 만족스럽다.

 기능은 스마트워치에 비해서 적지만 대신 엄청난 배터리 유지량이 장점이다. 충전을 걱정하지 않고 몇 날며칠 쓰다가 기억났을 때 잠깐 충전하면 될 정도로 오래간다. 그래서 운동할 때도 걱정 없다. 쓰면 쓸수록 만족하는 게 이 장점인데, 매일 휴대폰 배터리에 신경 쓰는 것도 귀찮은데, 시계마저 매일 충전해야 했다면 아예 안 가지고 다녔을 것 같다.

 

 이 제품만의 장점은 아닌데, 수영과 관련한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해 보자. 이 제품 역시 방수 기능이 지원돼서 수영할 때 차도 되는데, 사실 공식적으로 애플워치든 갤럭시워치든 방수기능을 홍보하지만 막상 침수가 되었을 때 보증하지는 않는다

(기사 링크1, 링크2). 이 제품 역시 방수는 되는데 침수가 되었을 땐 버리는 수밖에 없다.

 나도 처음에 핏1이 침수되었을 때 이 기사를 보고 조금 황당했는데 회사 입장도 이해가 가긴 했다. 이런 전자제품이 AK47처럼 기계적인 원리로만 작동하지도 않을뿐더러 완벽하게 영구적인 방수기능은 현시대 기술로는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방수가 되게 만들었어도 사용자의 사용패턴과 환경에 따라 침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용자가 큰 충격을 줘서 부서졌는데 어떻게 방수기능이 유지가 되겠는가? 또는 물의 특성상 엄청난 압력이 순간적으로 가해질 수 있는데 어떻게 사용자가 '저는 항상 수압이 5 기압이 안 넘도록 사용했습니다'라고 증명하겠는가. 아쉽지만 소비자로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찌 됐든 나도 갤럭시핏1을 사용하면서 침수되긴 했었던데 삼성전자 소비자센터에서 이야기하길 '충격이 가해지면 침수될 수 있습니다'라고 해서 내 예전 사용패턴을 돌이켜봤다. 케틀벨 같은 걸로 운동할 때 부딪힌 적이 몇 번 있긴 했는데 그래서 그때 미세하게 균열이 생겼을 수도 있고, 나름대로 다른 물건에 부딪힌 적도 많아서 그러려니 싶었다.

 갤럭시핏2를 쓸 땐 그래도 조심해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만, 이런 일을 예상할 순 없는지라 '침수되면 하나 더 사야지'라는 마인드로 쓰고 있다. 어차피 저렴한데 뭐(요즘은 비싸니까 곧 나올지도 모를 갤럭시핏3나 미밴드를 사야겠다). 갤럭시워치는 상대적으로 고가라 오히려 운동할 때 손상 갈까 봐 걱정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저렴해서 부담이 없다.

 수영할 때 각 수치를 제대로 체크하는지는, 내가 전문적인 선수도 아니고 강력한 비교군인 애플워치나 가민 소유자가 아니라서 맞다 틀리다는 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심박수는 잘 체크하고, 레인 길이만 잘 설정하면 꽤 잘 측정하는 것 같다. 평영이나 접영, 자유형을 기막히게 인식하는 것도 신기하긴 하다. 다만 조금 쉬다가 다시 수영을 하면 제대로 인식이 안되고 엄청 느리게 수영한 걸로 인식돼서 초보에겐 각 영법 기록이 의미가 없어 보인다(즉, 안 쉬고 몇백 미터 해야 의미 있는 데이터가 나올 듯). 이 체크는 착용자의 움직임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계산하는 걸 테니 갤럭시워치랑 별반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그럼 장점만 있을까? 단점도 좀 써보자.

 일단 자잘한 버그가 있다. 먼저 카톡이나 라인으로 알람이 왔을 때, 내가 A라는 사람을 눌렀는데 B라는 사람의 카톡 내용이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항상 그런 게 아니라 어떨 때 재연되는지는 모르겠음).

 막상 써보면 실제로 버그인지 아닌지 오묘한 경우도 있다. 운동모드를 수영으로 맞춰놓고 수영하고 나오면, 워터락이 자동으로 걸려있어서 이걸 풀어야 운동 모드를 종료할 수 있는데 이때 워터락을 해제하려고 해도 안 풀리는 경우가 있다. 하던 대로 위아래로 슥슥 미는데, 몇 초 뒤에 해제되는 게 아니라 다시 워터락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수영모드에서 가끔씩 먹통이 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1년 동안 사용하면서 2번 정도 그랬다. 눌러도 화면이 안 켜지는데 센서에 초록불이 계속 켜지는 걸 보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렉인가 싶어서 아무리 만져도 안 되다가 한 10분 뒤에 만지면 다시 작동하기도 하고 그랬다. 말고도 몇몇 버그가 있었던 것 같은데 딱히 메모해 놓진 않아서 기억이 안 난다.

 두 번째로, 기능이 제한적이다. 이건 간단한 기능한 쓰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처럼 시간+앱 알림+심박수체크 정도만 쓰는 사람에겐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로 침수 가능성이 있다. 위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제품에 충격이 안 가야 방수 기능이 제대로 유지되는데 이런 제품의 특성상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부주의하면 어쩔 수 없이 충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제품의 형상 자체도 지샥처럼 충격 흡수 구조 같은 게 없어서 충격에 취약해보인다. 생활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부딪힐 수 밖에 없고 언젠가는 균열이 생겨 침수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본인이 안전하게 쓴다면(나도 그러고 있으니) 적어도 1~2년은 쓸 수 있지 않을까? 거기다가 저렴하니.. 스마트워치랑 비교하면 물량 전으로 나가도 될 것 같다.

 네 번째로 액세서리가 거의 없다. 쿠팡에서 검색을 해보면 액정보호필름이 나온다. 큰 쓸모는 없어 보이고(어차피 저렴하니까) 교체용 스트랩이 있긴 한데 몇몇 디자인을 제외하곤 정품과 기능상에선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어차피 작고 저렴한 녀석이니 큰돈 들이기 귀찮으면 안 사도 돼서 넘어가자.

다섯 번째로, 제품 구매 시 주어지는 스트랩과 충전기에 관한 이야기인데 스트랩은 불편하고 충전기는 다른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는다. 먼저 스트랩의 경우, 갤럭시핏1의 스트랩이 정말 편했다. 원터치로 끼우고 빼는 게 다 되었는데, 핏2로 넘어오면서, 한번 더 꼭 눌러주거나 풀어줘야 한다. 핏1을 쓰다가 핏2로 바꾸니까 이게 은근히 귀찮다. 아래 사진에도 나오는데...이것만 따로 바꾸고 싶다. 충전기는 핏1의 무선 충전기와 다르게 단자가 있는 형태인데 제품 사용 상의 큰 문제는 없지만 이 전용충전기가 아니면 충전이 불가능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어차피 충전 주기가 엄청 길어서 별로 신경 쓰이는 건 아니지만 잃어버리면 골치 아플 듯하다.

왼쪽이 갤럭시핏1, 오른쪽이 핏2. 왼족은 한 번에 탈착이 가능하다.

 

 


갤럭시핏2를 1년 동안 쓰면서 장단점을 정리했다. 적고 보니 스마트워치류에 비해 피트니스 트래커인 갤럭시핏2의 장점이 많아서 다음에도 이런 종류를 사고 싶은데, 아쉬운 점은 갤럭시핏3의 출시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검색을 해봐도 속시원히 나온다는 말이 없다. 핏1과 비교를 해보면 이미 나왔어야 할 시기이기도 한데 핏2마저 중국업체 생산분에 삼성로고만 붙여 파는 꼴(ODM)이라 핏3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이쪽 제품들은 가격마저 저렴해서 마진율도 낮을 테고, 최대 경쟁업체인 샤오미마저 제품 완성도가 엄청나고(심지어 저렴하다).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22년 6월에 '곧 나온다'는 이야기가 전부인 걸 보면 포기한 것 같다. 아니면 아마도 구색 맞추기용 제품을 하나 내려나.

 지금 손목에 차고 있는 이 갤핏2가 사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들었다. 큰맘 먹고 갤럭시워치를 사야 할지, 아니면 미밴드를 살지. 이렇게 안 나올 줄 알았으면 갤핏2를 한 3개 정도 사둘걸 그랬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