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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이어폰 WF-1000XM4, 4달 사용후기

코리안더 2022. 7. 3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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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같은 건 안 받았고, 게으름 피우다가 4달 정도나 사용하고 나서야 쓰는 리뷰다.

이어폰 덕후가 아니라 스펙 설명이나 다른 이어폰과의 상세한 비교라기보다는 일반인(?)의 주관적 후기라는 걸 참고하시길 바란다.

 


1. 왜 이걸 샀나?

휴대폰을 갤럭시로 바꾸면서 3.5mm이어폰 단자가 사라졌다. 그전까지는 무선 이어폰을 쓸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 어쩔 수 없으니 무선 이어폰을 찾아봤다. 사실 이 제품을 사기 두어 달 전부터 AKG이어폰(N400)을 형에게 빌려서 써봤는데 아쉬운 점이 많아서 새로 사기로 했다. 중요한 건 너무 비싸지 않고 큰 문제없이(고장, QC 등) 무난한 제품일 것.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나쁘지 않은 것을 중점적으로 찾았다.

저렴한 제품일수록 QC불량으로 품질이 들쭉날쭉해서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중국 브랜드 제외하고, 오디오계에서 믿음직한 회사로 골랐고, AKG 제품을 쓰면서 불편했던 휴대폰과의 연결 성능이나 안정성, 소프트웨어 사용 편의성도 많이 고려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AKG제품을 써보니 이왕 되는 거면 ANC 성능이 좋은 게 좋겠다고 느꼈다. 배터리 시간이나 디자인은 크게 고려치 않았다.

그 결과 일단 세 제품이 남았다. 바로 갤럭시버즈2, 소니 WF-1000XM4, 에어팟.

에어팟은 후보군으로 넣긴 했지만 애플 제품이라 사실상 버즈2와 소니 제품 중에서 고르는 셈이었는데 한 달 가까이 고민하다가 소니로 결정했다.

결정적인 이유를 몇 가지 들면,

1. 음질, ANC 기능이 소니 제품이 더 좋다는 의견이 많다(내가 직접 비교해본 적은 없다).

2. 착용감이 더 우수하다. 특히 갤럭시버즈2는 외이도염 이슈가 있었는데 설령 그게 초기 모델의 불량이라거나, 사실 갤럭시버즈만의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어찌 됐든 소니 모델의 착용감이 더 우수하다는 평이 많다.

 

사실 가격이 거의 두배 가까이 차이 나니 비교가 가능하냐고 할 수도 있겠다. 당연히 소니가 더 좋아야 정상(?) 일 것이다. 갤럭시의 장점이라면 휴대폰과 같은 회사라 호환이 잘 될 것 같다는 점, AS가 편할 것 같다는 점, 저렴하다는 점 등인데, 호환성은 소니도 만들어본 가닥이 있으니 나쁘지 않을 것 같고 소제품이라 분실이 문제지 AS는 크게 상관없을 것 같았다. 또 어차피 몇 년 쓴다고 생각하면 가격은 큰 차이 안 날 것이라 생각하고 소니로 골랐다.

딱히 제품을 시험할 곳이 없어서 유튜브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후기를 많이 참고했다.

 

2. 가격

3월 말에 쿠팡에서 26만 원에 샀다. 참고로 가격 변동이 자잘하게 있는 편인데 꼭 저렴해지는 건 아닌 것 같고 환율 영향을 꽤 받는 것 같다. 

출처 : 다나와

막상 살 때 며칠 동안에도 쿠팡에서 가격이 만원 정도는 차이가 났는데 나중엔 그냥 귀찮아서 대충 사버렸다. 그리고 위의 그래프 같은 최저가는 미끼용 사이트일 수도 있으니 너무 참고할 필요는 없다.

지금도 25~27만 원 사이로 팔고 있는데 정품인지 신경 쓰인다면 쿠팡으로 구매하자. 가장 싸게 사는 건 다나와 최저가나 네이버 쇼핑으로 구매하는 것이다(멤버십혜택까지 챙기면 더 쌀 때가 있다). 검색이 어렵진 않으니 조금만 발품을 팔아보자.

참고로 해외직구를 하면 훨씬 싸게 살 수 있는 것 같은데 난 짝퉁 문제나 AS가 신경 쓰여서 그냥 쿠팡으로 샀다.

 

3. 개봉기

 

이 상자의 느낌이 오묘한데, 30구짜리 계란판 같기도 하면서도 재생지 같기도 한 질감이다. 근데 실제로 그런 재질은 아닌 것 같다. 불편한 점은 양쪽 통이 붙어 있지 않다. 경첩이 달려서 상자가 열리고 닫히는 구조면 좋으련만, 단가를 줄이려고 이렇게 만든 건지 통을 보관하기 불편하게 되어있다. 어디 딴 데 쓰기도 애매하고. 버리라고 이렇게 만든 건가? 나는 처음 살 때 감싸고 있던 종이로 다시 감싸서 보관하고 있다. 물론 구성품이 별 것 없어서 그냥 버려도 될 것 같다.

 

구성품으로 본 제품과 이어팁, 충전선(USB-C타입, 플러그는 없다), 설명서가 있다. 직관적으로 잘 설명되어 있으니 휴대폰 앱을 다운 받아서 충전 잘하고 잘 쓰면 된다.

 

제품 디자인이 깔끔하다. 혹시 몰라서 쿠팡에서 저렴한 실리콘 케이스도 하나 샀다. 갤럭시버즈 종류만큼 다양한 케이스가 있진 않다.

 

 

4. 4달 간의 사용기

착용감 : 훌륭하다. 처음 착용하고 나서 지금까지 만족하고 있다. 이 제품에 기본으로 든 건 폼팁이라 귀마개처럼 말랑말랑하다. 이게 귓속에 들어가면 최적의 위치에서 살짝 부풀면서 귀에 정확히 밀착된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KTX를 타고 지방에 가면서 약 3시간 동안 착용하고 있을 때도 불편함을 못 느꼈다. 제품 자체가 좀 큰 편이라 무거운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무겁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끼고 있구나, 이런 수준의 느낌이다.

참고로 착용할 때는 바로 쑥~ 넣는 게 아니라 이어폰을 귀에 살짝 위쪽으로 넣은 뒤, 아래 방향으로 병뚜껑 잠그듯이 돌려주면 완벽하게 밀착된다.

 

음질 : 부족함이 없다. 내가 막귀라서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겠다. 예전에 AKG 무선 이어폰도 음질이 훌륭했는데, 이 제품은 훨씬 좋다고 느낀다. 후술 할 뛰어난 ANC기능과 함께 노래를 들을 때마다 만족한다. 다만 정말 비싼 이어폰을 안 써서 더 비싼 제품과의 비교는 못할 것 같다. 즉, 가성비가 좋은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내가 하기엔 어렵다고 본다. 소니를 믿고 그냥 좋다고 생각하자. 대부분의 사람에겐 저가형 이어폰과 비교할 수 없이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줄 것 같다. 확실한 건 좋은 음질의 음악 파일이 있어야 한다. 

 

ANC기능 : 음질과 마찬가지로 쓸 때마다 만족하고 있다. 다만 점수를 매기자면 98점 정도? 일단 ANC기능 자체는 막강하다. 시끄러운 지하철에서 이 이어폰을 끼면 바로 느끼겠지만 소음을 정말 잘 차단해준다. 이걸 끼고 다른 노래 좀 듣다가 벗으면 '이렇게 세상 밖이 시끄러웠었나? 사고만 안 날 거면 계속 끼고 다니고 싶다' 이 생각이 들 정도다. 감탄 말고 다른 말이 안 나온다. 갤럭시버즈도 ANC기능이 좋다고는 하는데 이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이전에 써본 AKG 이어폰은 노이즈캔슬링이 되긴 하는데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 이 이어폰을 쓰면서 항상 놀라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애매한 점이 있는데 이 것 때문에 100점을 주진 못하겠다. 이 이어폰을 끼고 달리면 턱-턱- 거리는 소리가 크게 난다. 걸을 때는 소리가 안 난다. 다리에 충격이 조금 느껴질 정도로 달리면, 그리고 처음에는 모르지만 몇 발자국 달리다 보면 턱-턱-소리가 난다. 갤럭시버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ANC기능은 달리기 할 때는 절대 쓸 수 없을 정도로 소리가 들린다. 

ANC기능을 끄면 소리가 안 나는데, 아마 달릴 때의 충격음을 상쇄하기 위한 음이 오히려 턱-턱- 거리는 소리로 들리는 것 같다. 러닝용으로 이 이어폰을 쓴다면 ANC 기능을 끄자.

또한 바람이 엄청 부는 날에는 휘이잉 소리가 꽤 들리는데 '자동 윈드 노이즈 감소'기능을 쓰면 소리가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다른 ANC기능이 있는 이어폰도 이런지는 잘 모르겠다.

 

소프트웨어/호환성 : 아주 만족스럽다. 왜냐? 쓰면서 불편한 점이 없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일단 이어폰을 끼고 빼는 걸 잘 인식한다. 소프트웨어도 잘 인식하고 나 같은 경우는 지하철에서 쓸 때 특별히 신호 간섭을 느껴본 적은 없다(내가 적게 타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배터리 인식도 잘되고 페어링 중단되는 일도 없었다. 그야말로 만족.

왼쪽 오른쪽 이어폰에 터치했을 때 몇 가지 명령을 설정(터치 센서 기능)할 수도 있는데, 난 중지랑 재생 말고는 쓰는 게 없어서 사실 좋은지는 모르겠다. 다만 특정 동작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설정하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정해놓은 조합만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화 기능 역시 내가 써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으나 특별히 다른 용도가 아닌, 가볍게 노래만 들을 사람들에겐 완벽하다고 본다.

 

기타 :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넘어간다. 다만 밖에서 봤을 때 로즈 골드색 금속 때문에 '저 제품 소니 제품이다!'라는 걸 알 수 있다. 작진 않지만 그렇다고 튀진 않는다.

 또 가끔씩 신호등을 건널 때 특정 주파수와 간섭현상이 있는지 소리가 들리는데,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야기를 적어 놓은 걸 인터넷에서 봤다. 같은 자리에 다시 서봐도 다시 들리지 않는 것 같긴 한데... 정말 가~끔씩 들린다. 물론 이 것 때문에 제품을 못 쓸 정도로 불편한 건 아니라고 본다. 

폼팁의 내구성이 특별히 떨어지는 편은 아닌 것 같다. 착용시간이 길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는데 네 달 동안 매일 한 시간 정도 쓰는 수준에서는 폼팁이 삭는다거나 탄성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마 일 년 정도 쓰면 삭을 수도 있으니 그때 돼서 새 폼팁을 사도 될 것 같다.

 


정리하면, 소니 WF-1000XM4는 진짜 만족스럽다. 25만 원 정도 되는 가격이니 갤럭시버즈2보다 훨씬 비싼 건 맞지만, 부담될 정도로 비싼 것도 아니고, 그 정도 값은 충분히 하는, 돈 아깝지 않은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것보다 더 비싼 제품은? 안 써봐서 잘 모르겠다. 이 위로는 소리에 더 관심 많은 분들에게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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