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이 책(링크)에 나온 주가 평가법을 찬찬히 뜯어 보며 특징을 살피는 것이며, 이 방식에 대한 비난이나 폄하가 아니다. 아마 책을 읽고 심화학습(?)을 위해 검색해서 온 사람이 대부분일텐데 무작정 공식을 적용해서 투자하기 전에 이 포스팅을 읽고 공식을 한번 쯤 더 고찰해보면 좋겠다. 난 금융 전문가도 아니고 이 포스팅 역시 혼자 생각한 내용일 뿐이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분이라면 댓글로 의견을 알려주면 감사하겠다.
1. 이름부터
먼저 이 책에서는 이 주가 산정 방식에 특정한 이름을 붙이진 않았다.
저자는 '버핏식 채권형 주식 기대수익률 산정 방식' 또는 '버핏식 채권형 주식 매수 가능 주가 산정 방식' 등으로 이름 붙이긴 했는데, 책에도 나오듯이 워렌 버핏은 투자활동을 할 때 적정 주가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아직 공개한 적이 없으므로 결국 '저자(서준식)'가 예측하는 '버핏식' 주식평가법이다. 버핏 본인은 채권형 주식이라는 단어를 쓴 적도 없고, 채권형 주식이 널리 통용되거나 명확한 학술적 정의를 가진 용어가 아닌 것으로 보이므로(혹시나 가치투자세계에서 이 공식을 언급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버핏식 채권형 주식보다는 그냥 '채권형 주식 주가 평가법'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겠다.
굳이 추가하자면 서준식식 채권형 주식 주가평가법이라고 하는게 옳지 않을까? 참고로 사경인 회계사는 본인의 주가 평가법을 S-RIM이라고 하였는데 정말 좋은 이름이라고 본다. 입에도 착 붙고 뭔지 금방 떠오른다.
아무튼 채권형 주식 주가 평가법을 좀 더 살펴보자.
2. 공식 뜯어보기
책에서는 채권형 주식의 기대수익률 산정 방식과, 매수 가능 주가 산정 방식, 이렇게 2가지를 제시하는데 사실 계산이 다른 게 아니므로 쓰기 편한 둘 중 하나를 투자시 선택하면 된다. 지수와 로그 같은 개념이라고 할까?
먼저 복리승수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는데 연복리 수익률 개념만 이해하면 계산이 쉽다(복리승수 조견표를 이용해도 됨).
복리승수 = (1+수익률) ^ 투자기간 = (1+X%) ^ Y년
예시) 연이자(수익률) 15%로, 7년 저축시 복리승수 = (1+0.15) ^ 7 ≒ 2.66
현재 투자금에 복리승수를 곱하면 투자기간 후의 미래금액이 된다.
미래가치 = 현재 투자원금 * 복리승수
= 현재 투자원금 * (1+수익률) ^ 투자기간
대략 '복리 10년승수'라고 한다면 투자기간을 10년으로 잡으면 된다. 즉 (1+x%)^10으로 이해하자.
그럼 기대수익률 산정 방식을 정리해보자(예시는 책과 동일).
1단계 | 현재 주가와 BPS를 확인 | 주가 2만원, BPS 3만원 |
2단계 | 과거 ROE로 10년 평균 ROE추정 | 내 맘대로 8%로 추정 |
3단계 | 10년 후 예상 BPS계산. = 현재BPS * 미래 추정 ROE 10년 승수 |
3만 * 2.16 (10년 8%에 해당) = 6.48만원 참고 : (1+0.08)^10 ≒ 2.16 |
4단계 | 예상BPS를 현재 주가로 나눔. 예상BPS ÷ 현재주가 = 기대수익률10년 승수. 그 후 기대수익률 10년 승수에 해당하는 수익률 검색 |
6.48만원 ÷ 2만원 = 3.24 3.24에 해당하는 10년 복리수익률 = 약12.5% 참고 : (1+0.125)^10 ≒ 3.24 |
(4단계 해설) | 예상BPS를 현재주가로 나누어, 10년간 몇%로 성장해야 현재 주가가 예상BPS가 되는지 계산 | |
5단계 | 계산된 기대수익률이 본인의 목표수익률보다 높으면 투자 시작 | 계산된 기대수익률 = 12.5%. 목표 수익률이 10%일 때 : 매수시작 목표 수익률이 15%일 때 : 보류 |
다음으로 매수 가능 주가 산정 방식을 볼텐데, 1-3단계는 동일하다(사실 두 방법은 4단계에서 무엇을 구할거냐하는 것만 다르다).
1단계 | 현재 BPS를 확인 | BPS 3만원 |
2단계 | 과거 ROE로 10년 평균 ROE추정 | 8%로 추정 |
3단계 | 10년 후 예상 BPS계산. =현재BPS * 미래 추정 ROE 10년 승수 |
3만 * 2.16 (10년 8%에 해당) = 6.48만원 참고 : (1+0.08)^10 ≒ 2.16 |
4단계 | 예상BPS ÷ 목표수익률 10년 승수 = 매수 가능 주가 |
ⓐ목표수익률 15% : (1+0.15)^10 ≒ 4.05 ⓑ목표수익률 12% : (1+0.12)^10 ≒ 3.11 ⓐ6.48만원 ÷ 4.05 = 1.6만원 ⓑ6.48만원 ÷ 3.11 = 2.1만원 |
5단계 | 현재 주가와 매수 가능 주가를 비교 | 현재 주가가 2만원일 때 ⓐ목표수익률이 15%라면, 2만원 > 1.6만원 : 아직 비싸서 매입 보류 ⓑ목표수익률이 12%라면, 2만원 < 2.1만원 : 싸니까 매입 시작 |
실제로 사용할 때는 아래 방식이 편할 수 있겠지만 일단 기대수익률 산정방식을 기준으로 각 단계를 잘 살펴보자.
1단계는 각 지표 확인 과정이므로 크게 말할 점이 없다. 5단계 역시 단순 판단 과정이므로 생략한다.
2단계는 회사의 과거 ROE를 이용하여 미래 ROE를 추정하는 과정인데, 채권형 주식의 주가 평가 과정에서 가장 정성적인 단계다. 저자는 주식의 미래 가치 측정이 힘들지만 가치 증가의 변동성이 적고 꾸준한 기업의 주식은 채권과 유사하게 미래 가치를 예측할 수 있으므로, 채권형 주식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채권형 주식은 ROE가 어느 정도 경향성을 보여야 한다. 완벽히 일정할 수는 없어도 증가하든 감소하든 경향성이 있어야 앞으로 미래 ROE를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3단계와 4단계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일단 3단계는 무슨 단계일까?
바로 회사의 순자산이 10년간 얼마나 증가할 지 예측하는 과정이다. 2단계에서 추정한 ROE만큼 10년간 꾸준히 BPS가 증가한다고 가정하고 10년에 해당하는 복리승수를 곱하는 것이다. 즉, 위의 예시에서 처음 3만원이었던 BPS가 10년간 연간 8%씩 성장한다면 6.48만원이 된다.
4단계 과정은 도대체 뭘까?
3단계의 예상대로 회사가 성장을 했을 때 1단계에서 확인한 현재 주가가 10년 뒤 예상BPS(3단계에서 구한값)만큼 오른다고 가정하고 수익률을 계산하는 과정이다. 위의 예시로 돌아가서 처음 주가가 2만원이었는데 이게 6.48만원(10년 뒤 예상BPS)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이다. 복리승수로 계산해보면 주가 2만원은 10년간 매년 약12.5%씩 올라야 6.48만원이 된다.
사실 나는 주관적인 2단계가 아니라 이 4단계가 의외로 가장 큰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실제 평균 ROE가 2단계에서 내가 추정한 평균 ROE와 어느정도 다를 수 있다는 건 투자 세계에서 충분히 예상하는 일이지만, 10년 뒤의 주가가 BPS에 근접(즉 PBR=1)한다는 4단계의 가정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몇 년간의 재무제표에서 ROE가 완벽하게 일정한 흐름을 유지하는 기업은 흔하지 않지만, ROE예측이 오차범위내라면 논리적으로 BPS 증가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그럼 주가가 BPS를 따라갈 것인가? 즉 저 PBR주가 꾸준히 이익이 나면서 10년 정도 지나면 PBR이 점차 1에 근접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 자신있게 YES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PBR이 어느정도 오르기야 하겠지만 1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제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왜 어떤 기업의 PBR은 낮고, 어떤 기업은 높을까? 이론상 PBR이 1보다 낮으면 주당순자산이 1주 가격보다 높으니 약간의 오차를 제외하면 사는 게 남는 장사다. 따라서 합리적(?)인 투자자들의 세계라면 자연스럽게 PBR이 1에 가까워지도록 서서히 주가가 올라야 정상일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낮은 PBR이 유지되는걸까?
(여기서 잠깐, 나는 정확히 PBR이 1인 상황만이 균형점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장에서의 순간적인 변화나 오차로 인해 0.9나 1.13 같은 '1에 가까운' 값도 균형점에 있는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1±0.1이 아닌 1±0.05와 같은 다른 범위를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말하는 '낮은 PBR'이라 함은 0.1이나 0.2 등과 같이 직관적으로 크게 차이나는 값을 말한다.)
여러 학문적 논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쉽게 말하면 기업의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많은 투자자들이 예측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어느 순간 갑자기 청산해서 주주들에게 돈을 돌려 주는 상황은 거의 없으며(계속 기업), 일단 사업은 계속 하게 될텐데 현재 대다수 투자자에게 공개된 정보상으로는 사업이 그다지 잘 될 것 같지가 않아서 투자해봤자 돈만 더 날릴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미래' 투자처로서 인기가 없는 상태다.
매력적으로 높은 ROE를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이 꾸준히 매수하지 않아 PBR이 계속 낮은 종목이 있을까?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시장이 생각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즉, (기업 내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특수관계자를 제외하고) 현재 공개된 정보들로 시장 참여자 개개인은 최대한 이성적으로 적정 주가를 계산하여 매매하며, 순간적인 등락을 제외하면 이들에 의해 현재 주가는 대체로 합리적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도 말한 것처럼, PBR이 낮고 ROE도 낮은채로 유지(벤저민 그레이엄형 주식)되거나, ROE가 높지만 PBR도 낮지는 않은 상태(필립 피셔형 주식)가 대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대개 이런 기업들은 미래 성장성이 애매하거나 경영진이 의문스럽거나 하는, 덥썩 사기엔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다.
즉 ROE가 계속 높고 미래가 창창한 기업은 이미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PBR이 충분히 높다). 반대로 사업성과가 들쭉날쭉하거나, 다른 시장참여자들이 보기에 미래 성장성이 많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이 역시 주가에 반영되어서 저PBR주가 된다. 이 과정은 우리가 예측 못한 큰 변화(터닝포인트)가 없다면 투자자인 내가 전망하고 있는 현재부터 10여년 후까지 긴 상황동안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다. 물론 고속성장하여 ROE가 지속적으로 높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에서 주목하는 상황이 맞고, 주가도 오르겠지만 그게 자연스레 PBR이 1까지 오를 것으로 가정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정리하자면 ROE가 꾸준히 높다는 사실만으로 현재 낮은 PBR이 몇 년 후 1에 가깝게 간다는 가정은 말이 안된다는 게 나의 주장이다. 물론 주가가 증가하긴 할 것이다! 글쓰기 실력이 부족해서 내가 생각이 정확히 전달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나온 채권형 주식 평가법의 장단점을 고찰해보자.
3. 채권형 주식 평가법의 장점
투자시에 확실한 판단을 가능케 한다. 가장 중요하다. 투자를 완전히 감만으로 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주식의 신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특히 초보자에게 가장 위험한 게 '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공식은 적어도 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좋다. 채권형 주식 평가법을 이용하면 실제로 위험해 보이는 많은 주식이 걸러져서 적어도 시장에서 아웃되진 않을 것이다. 통과하는 기업은 아마 10년 전에도 존재했고, 10년 후에도 존재할 튼튼한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즉 몇 년의 보유 기간동안 10루타를 칠만큼 주가가 오르지는 않아도, 반대로 급락해서 크게 돈을 잃지도 않을 것이다.
또한 이 계산법의 가정이 논리적이면서도 이해하는 데에 어려운 지식을 요하지 않음으로 투자 판단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때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매도할지 버틸지 기준에 따라 고민해볼 수 있다. 기업의 펀더멘탈(즉 예상 ROE에 영향을 줄 이벤트인지)과 관련 없는 주가 하락이라면 안 팔아도 될 것이다. 반대 경우에도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있다.
4. 채권형 주식 평가법의 단점
PBR과 관련된 문제가 가장 크다고 본다. 이 평가법은 PBR이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1에 가까운 종목이 그나마 예측을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 PBR이 1과 다르면 어떻게 될까?
첫째, 고PBR종목은 회사를 과소평가한다.
업종에 따라 원래(?) 고PBR인 종목이 있고, 저PBR인 종목이 있다. 물론 완벽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고 생산시설 등에 큰 투자를 해야하는 중후장대형 제조업에 이런 기업들이 많다. 현대차나 포스코처럼 회사가 가진 땅이나 기계장비 같은 자산이 워낙 비싸다보니 PBR이 낮아보이는 경우다. 반대로 IT기업이나 여타 서비스업은 필수적으로 투자해야 할 자산이 적다보니(더 투자할 필요도 없으니) 실질적으로는 저평가에 가까운데도 고PBR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어찌됐든 ROE가 높아보이는 고PBR 종목(대충 2 이상)을 샀다고 하자. 책에 나온대로 평가한다면 고속성장을 한 후에 주가가 그만큼 오르는게 아니라, 오히려 10여년 뒤에 PBR이 1에 가까워지면서 사실상 후퇴(?)한다고 과소평가하는 꼴이다. 지금 BPS 에서도 시장은 좀 더 높은 주가를 인정했는데, 오히려 몇년간 BPS가 견실히 성장했음에도 시장이 BPS와 비슷해지도록 예측한다는 게 논리적일까? 높은 성장률을 시장에서 계속 주목하며 PBR을 계속해서 유지하거나 올라가는 게 더 논리적이지 않을까? 어디까지 더 높아질지는 모르니 보수적으로 보아 미래에도 현재와 비슷한 PBR을 유지한 주가가 나오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현재 상황이 기업의 장부가치에 비해서 고평가된 걸수도 있지 않습니까(=고PBR)? 미래에 꾸준히 장사가 잘 된다고 쳐도 최소한 현재 PBR이 그대로 유지될까요? 사람들이 갑자기 깨닫고 떨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중요한 질문이다. 그리고 이건 잃지 않는 투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다. 현재 고PBR인 종목은 시장참여자들이 현재 기업의 가치보다 미래가 더 유망하다고 판단하여 고PBR인 경우이다. 즉 그들의 기대에 부흥하여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낸다면 시장 참여자들은 더 주목하게 될 것이고 PBR역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일단 주가의 상한도 없고 PBR도 상단을 알 수 없으니 하단을 고민해보자. 먼저 지금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고, 어느날 사람들이 고평가라는 걸 깨닫고 1에 유사하게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만약 몇 년간 꾸준히 높은 ROE를 유지하는 기업이라면, PBR이 조금 낮아질 수는 있어도 주가 역시 높게 형성되며 PBR이 대략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질문자처럼 일단 고PBR이기 때문에 언젠가 기업의 원래 장부가치에 수렴할 수도 있다. 다만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몇 년간 꾸준히 PBR이 1에 근접하는 게 아니라 내가 주식 투자를 하겠다고 결정한 바로 다음날부터 폭락해서 PBR이 1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즉, 잃지 않는 투자법을 중요시하는 투자자라면 이미 고PBR주는 투자 대상에서 걸러낼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과소평가해서(PBR이 1에 수렴한다고 보고) 해당 기업이 과소평가했을 때마저 투자가치가 있을지 고려하는 게 좋을 것이다.
둘째, 저PBR종목은 미래를 희망적으로 평가한다.
바로 위와 정확히 같은 이유다. 물론 반대 경우라서 저 PBR기업이 몇년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잘 성장하더라도 시장이 인정하지 않아서 주가가 BPS를 못 따라 잡는 경우, 즉 PBR이 낮은 상태로 유지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이게 많은 주식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BPS가 많이 성장했으니 시장 참여자들도 그걸 인지하고 주가가 얼른 증가해주어서 PBR이 1에 가깝게 가야하는데 여전히 '곧 다시 성장성이 떨어지겠지'라면서 PBR이 비슷하게 유지되는 게 기본값이라고 본다. 물론 그렇게 가정하더라도 주가는 오른다고 예측된다. 평가법만큼 많이 안오르는 게 문제지.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을까? 일단 위의 4단계 과정 분석에 이유가 있다. 글이 횡설수설 길다고 느낄 수 있지만 한 번 더 읽어보길 바란다. 그렇다면 이제 해결책을 고민해보자.
5. 해결책
내가 생각한 해결법은 2가지가 있다.
첫째로, 처음부터 PBR이 1에 가까운 종목을 평가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특별히 추가되는 계산법이 없어서 매우 편하겠지만 내가 원하는 기업이 1에 가깝지 않다면 쓸 수 없다. 또한 범위를 어디까지 잡으면 좋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1.01이나 0.98은 그렇다고 하자. 1.3이면 1로 볼 수 있는가? 그럼 1.49는? 어찌됐든 본인이 정하면 된다. 대략 1에 가깝다고 직관적으로 판단되면 책에서 나온 채권형 주식 평가법을 그대로 사용해도 얼추 맞을 것이다.
둘째로, 현재 PBR로 미래 주가를 한번 더 보정을 해주는 것이다.
먼저 예시를 보자. 가장 위의 예시로 돌아가서 처음 주가가 2만원, BPS가 3만원이라면 PBR이 0.67이다.
그 후 3단계에서 예상 BPS를 구하면 예상PBR을 곱하고 현재주가로 나눈다. 예상PBR은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 위에서 말한대로 현재 PBR을 쓰면 된다. 아까 말한 것처럼, 기업이 몇년간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서 지금보다 미래에 PBR이 훨씬 더 높아지면 좋겠지만 항상 그럴 가능성은 낮으니 적어도 현재 PBR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예상PBR을 현재PBR로 사용하는 것이다(고PBR주도 마찬가지로, 실적이 좋아졌는데 PBR이 1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지금과 같은 수준을 최소한 유지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4단계 | 예상BPS에 예상PBR을 곱하고 현재 주가로 나눔. 예상BPS * 예상PBR ÷ 현재주가 = 기대수익률10년 승수. 그 후 기대수익률 10년 승수에 해당하는 수익률 찾음 |
6.48만원 * 0.67 ÷ 2만원 = 2.17 2.17에 해당하는 10년 복리수익률 = 약8.05% 참고 : (1+0.0805)^10 ≒ 2.17 |
예시를 보면 결국 8%에 해당하는 복리수익률을 얻는다. 기대수익률 8%가 목표수익률보다 높으면 투자를 시작한다. 다시 한 번 생각하면 ROE가 높은 기업일수록 유리하다. 아니, 이렇게 계산한다고 하면 사실은 ROE가 전부라고 볼 수 있다.
공식을 다시 쭉 펼치고, 중요한 부분을 표시해서 보자.
예상BPS * 예상PBR ÷ 현재주가 = 기대수익률10년 승수. = 현재BPS * 미래 추정 ROE 10년 승수 * 예상PBR(=현재PBR) ÷ 현재주가 = 기대수익률10년 승수. = 현재BPS ÷ 현재주가 * 예상PBR(=현재PBR) * 미래 추정 ROE 10년 승수 = 기대수익률10년 승수. = 1/현재PBR * 예상PBR(=현재PBR) * 미래 추정 ROE 10년 승수 = 기대수익률10년 승수. = 미래 추정 ROE 10년 승수 = 기대수익률10년 승수. |
결국 ROE만 보면 된다는 황당한 결론이 나온다.
간단하게 추정ROE를 기대수익률로 보자. 대신 그 숨겨진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저PBR주가 앞으로 10여년간 꾸준히 성장한다고 했을 때 BPS와 주가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이 때 미래엔 시장의 평가가 지금보다 더 좋아서 PBR이 1에 가까워지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지금수준으로 평가한다면 ROE를 기대수익률로 봐도 된다는 것이다. 이건 보수적인 관점으로 수익률을 평가했다는 걸 알고 있자.
고PBR주는 어떨까? 공식자체는 동일하니 마찬가지로 추정ROE를 기대수익률로 볼 수 있다. 다만 고PBR주 특성상 차라리 과소평가해서 안전마진을 챙기고 혹시모를 폭락(?)에 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예상 PBR을 현재 PBR로 쓰지 않고, 내가 생각한 어떤 숫자를 쓸 수도 있다. 그런데 PBR마저 예상하는 게 가능할까? 난 불가능하다고 본다. 저 PBR주라면 아마도 현재PBR 과 1 사이 어디가가 아닐까 짐작은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합리적 예측은 힘들 것으로 본다.
이야기가 아주 두서없이 길어졌다.
사실 2달 전쯤 책을 다 읽어놓고 쓰다말다하다보니 글이 누적누적해지고 난잡해진 것 같다.
아무리 다시 정리하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손대야 될지 모르겠으니 이 글을 읽고 이해가 안간다면 그 부분은 넘기고 보시라.
내 주장은 가장 뒤의 5. 해결책에 나와있다. 중요한 점은, 왜 10년 추정 ROE를 기대수익률로 봐도 괜찮은지, 그 이유를 꼭 알고 있자. 참고로 공식만 보면 기대수익률을 10년으로 안봐도 된다. 5년이나 7년으로 봐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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