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인생 사는데 학교공부를 왜 해야할까?

코리안더 2021. 1. 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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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이엔티라는 블로거를 알게되서 그의 블로그를 살펴봤다.

그 중 가장 인상깊은 건 바로 이 글이다.

23살 흙수저 탈출 썰...txt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23살 흙수저 탈출 썰...txt

나는 고등학교때까지 앰생이였다.​아침 8시까지 학교에 가서 점심시간까지 스트레이트로 잤다.​점심 먹고...

blog.naver.com

본인의 10대와 성공담을 요약한 글인데, 읽어보면 굉장히 재미있다.

읽어보며 공감가는 말이 많긴했는데, 동시에 인생에서 공부라는 것에 대해 조금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다.

다음은 학교공부에 대한 내 생각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공부는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1. 의무교육은 중요하지 않을까?

첫 주제부터 너무 큰 범위긴 한데, 초딩때부터 대학교 학부 수준까지의 공부만 생각해보자.

이것도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번째는 의무교육이다.

의무교육은 중요할까? 아주 중요하다. 모두가 놓치는 부분인데, 이건 우리사회에서 살기 위한 필수 지식을 익힐 뿐만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예절, 인격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이다. 학교교육은 다 쓰레기다!라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자. 거기서 가르치는 지식이 문제였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생활이 싫어서 안한 것이다. 물론 학교생활자체도 교육의 일부라고 할 수 있고 현재 제도도 고쳐야 할 점이 많겠지만 적어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의무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내용을 돌이켜보자. 중학생까지 배운 것들이 의무교육인데(요즘은 고등학교까지 된듯) 이때까지 배우는 많은 것들은 우리 삶에서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요리하는 법, 바느질하는 법, 실과시간에 배운다. 축구와 야구, 배구도 체육시간에 배우고 우리 몸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우주에는 어떤 행성이 있는지, 수요와 공급 법칙이 무엇인지 등등 많은 것을 배운다. 심지어 컴퓨터 시간에 간단한 프로그램 사용법도 익힌다. 이것을 알고 모르고는 인생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 안배우면, 그런 세상이 있는지조차 모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쓸모 없어 보이는 수학도, 간단한 산수 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논리학적 사고도 배우는 과정에서 익힌다. 의무교육 때 배운 교육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다. 또한 학교생활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동료들과 잘 지내는지, 이성관계 같은 대인관계도 익힐 수 있다. 이 과정을 안 배우면 사회적으로 성공했어도 주변에 문제가 될 행동이나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돈은 많은데, 왜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는지 모르거나, 심지어 타인과 대화하면서도 기본적인 지식의 결여와 대화 예절의 부족으로 제대로 잇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주변을 보니 아니라고? 지금보다 의무교육과정이 짧았던 시기의 사람들이나 돈만 많은 그 나라 관광객(언급은 안하겠다)을 떠올려보자.

그래서, 의무교육은 중요하다. 그리고 이 교육과정은 굳이 만점을 받을 필요도 없다. 배운 것이 중요할 뿐이다. 허생전에서 허생이 매점매석한 품목을 굳이 외우지 않더라도, 삼각형의 합동조건을 다 몰라도, 대략적인 내용 정도만 알아도 된다는 말이다. 이걸 완벽하게 '마스터해야 한다'고 오해하면 안된다. 살다보면 좀 잊을 수도 있지.

 

2. 입시공부는?

두번째 교육은 입시교육이다. 한국에서는 입시교육만 교육이라고 하는 분위기가 강하고, 사실 초딩때부터 입시전사로 키워지는게 문제라고 본다. 심지어 입시에서 실패하면 인생이 실패하고, 성공하면 앞으로도 성공할 것이라고 착각하는게 문제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크게 착각하는 부분이 이 지점이라고 확신한다.

개인적으로 입시교육은 배우면 좋지만 안 배워도 상관없다고 본다. 왜 배우면 좋은가? 미적분이 인생에서 별로 안 쓰일 것 같지만, 이 개념을 알면 투자시에 판단을 더 명확하게 할 수 있다. 상승이 중요한가 하락이 중요한가? 하락을 해도, 하락폭이 적어지는 것을 이해하는 것과 모르는 건 다르다. 생명과학을 좀 더 깊이 있게 알면 더 건강하게 살 수도 있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훨씬 더 넓은 세계와 소통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지식이 없어도 인생사는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 일상에서 저걸 몰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모두가 대학만 바라본다는 사실이다. 입시교육의 진가(?)는 대학입학에 있다.

그럼 입시교육은 필요할까? 아마도 대학교에 꼭 입학해야하나라는 질문에 답을해야 할 것이다. 이역시 나는 '가면 좋다'고 본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사람, 훨씬 더 다양한 환경의 사람을 만나고 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대가(교수들)가 있고, 학교라는 이름하에 학생으로서 배울 수 있다. 전공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교양도 익힐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인생의 동료를 만난다는 사실이다. 같은 분야일 수도, 다른 분야일 수도 있는 동료들을 만나며 창업할 수도 있고, 아이디어를 얻고 친구가 될 수 있다. 비싼 학비만 빼면 대학교는 가면 좋다고 본다. 특히 좋은 대학교에 갈수록 여러 기회가 늘어난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입시를 잘하는 건 중요하다. 이왕하는 거, 잘해야지!

그런데 인생에서 대학교가 '꼭'필요하냐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세상의 지식은 훨씬 더 평등해져서 인터넷으로 온갖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대학교 전공서적도 구입해서 읽어보면 된다. 유튜브에선 자기 이름을 알리려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강사들이 넘쳐나고 MOOC강의로 편하게 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지식 그 자체가 중요하다면 과거와 달리 입시공부를 통해서만 그 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대안이 충분히 많은 시대다.

친구들은, 아쉽지만 사귀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사람하기 나름이다. 고졸이라도 SNS를 통해서, 친구들 통해서 알음알음 늘어나기도 하고, 대학생이라도 몇년지나면 연락 끊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입시공부에 대한 결론은, 지식 자체도 쓸모 있고, 대학교에 갈거면 잘하는게 중요하다. 그러나 대학교가 필수는 아니므로 안해도 무방하다.

 

3. 우리가 착각하는 것들

위에서 밝혔지만, 우리는 의무교육을 입시교육의 예선전으로 생각하고 너무 힘을 쓴다. 사실 제도자체의 문제이긴 한데, 감수성이 예민한 십대들에겐 그 모든게 혼란할 것이다. 의무교육, 소홀히 하면 안된다. 입시교육 할수록 좋다. 좀 다른 의미로 다행인 점은, 이제는 명문대에 가서도 예전처럼 성공하기 힘들다는 걸 다들 아는건지 학벌주의의 벽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의미다.

'학벌 없는 사회' 단체, 18년 만에 '자진 해산'하다(선언문 전문) | 허프포스트코리아 (huffingtonpost.kr)

 

'학벌 없는 사회' 단체, 18년 만에 '자진 해산'하다(선언문 전문)

연세대 학위수여식이 열린 2015년 2월 23일 오후 동문·후배 및 각 기업들의 졸업 축하 메시지가 내걸린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교정 본관 앞에 청년실업 등 암울한 현실을 풍자하는 색다른 펼침막

www.huffingtonpost.kr

어쩌면 학벌이 성공의 큰 요인이 되던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 나 역시도 지금 느끼고 있으니까... 더 큰 기회는 많아졌지만, 동시에 모두에게 기회가 개방되면서 만인의 투쟁으로 바뀌어버렸다. 나쁜 변화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그 당사자들은 어려워진 미래예측에 힘들뿐...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우리에게 공부란 입시공부만을 떠올리게 된다는 거다. 공부는, 학습이다. 배움이다. 어떤 분야에 대해 깊이있게 익히는 건 모두 공부다. 요리에 처음 관심있는 사람이 학원에 등록하고, 칼질을 연습하는 과정이 모두 공부다. 악기를 더 잘하기 위해 화성학을 익히고 헬스 잘하려고 근육을 외우는 것도 공부다.

주식투자 잘 하려면 트레이딩도 공부해야 하고, 개별 기업도 공부해야 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시황을 체크하는 것, 지도펴서 도시계획 확인하는 과정도 모두 공부다. 신입사원이 회사에 가서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과정이 새로운 지식을 익히고 몸에 습득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사실 열심히 살고 있는 모두가 하고 있는 과정이다.

입시에 가려져서, 진짜 '공부'는 억울할 뿐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블로거 이엔티는 입시공부는 별로 안했지만, 게임을 통해서,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서 경제학적 원리를 잘 익힌 것 같다. 그리고 그도 독서를 꽤나 하는 듯하다. 당장의 링크에서도 부의 추월차선이야기가 있고, 다른 곳에서도 레이 달리오와 동적자산배분(물론 책이 아니라도 공부할 수 있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본인만의 독단적인 지식이 아니라, 다른 대가의 지식을 공부하고 잘 이해해서 부자가 되었다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블로그를 잘 운영할수 있나에 대해 하루종일 연구했다고 하니, 그가 했던 건 모두 공부였다고 생각한다.

입시공부를 안했다 뿐...(입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잘했을 것이다) 

 

난 혹여 인터넷을 하는 어떤 십대가 그의 블로그를 보고 공부따위 안해도돼!라며 막무가내로 행동하다가 무너지지만 않으면 좋겠다. 입시공부는 안해도 된다. 적어도 의무교육은 마스터하진 않더라도 학교에서 흥미를 가지고 듣긴하자. 그리고 다른 분야에 도전하겠다면 행동(실천)과 그분야공부를 병행해서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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