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 - 피터린치, 존 로스차일드 지음

코리안더 2020. 9. 6. 14:15
반응형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

피터 린치 · 존 로스차일드 지음, 고영태 옮김

흐름출판

 

이전에 동일한 작가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을 읽었다. 비록 미천한(?) 내 주식 경력이지만 단 한권의 필독서를 고르라면 이 책을 고를 정도로 인상깊게 읽은 책이라 그의 다른 저서도 관심이 갔다. 다른 책은 '피터 린치의 이기는 투자' 와 이번에 읽은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 인데 '이기는 투자'도 조만간 읽을 생각이다.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는 그의 3권의 저서 중 가장 초보자가 읽기 쉬운 책이다. 초반부는 자본주의의 태동기에 주식시장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따라서 주식투자의 본질은 무엇인지), 미국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풀어나갔다. 역사서는 아니다보니 그 시기 미국사회이나 세계 경제전체를 조망하지는 않지만 주식시장이 어떻게 지금까지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간결하게 서술하고 있다.

중반부인 '투자의 기초' 장에서는 주식 투자 뿐만 아니라 채권이나 부동산 같은 투자도 간략히 소개를 하는데 결국 수익률은 주식(그 중에서도 직접매매)이 최고라는 결론을 내고 어떻게 좋은 종목을 선택하는지도 설명한다. 그러나 그 내용은 다른 책에서 더 상세히 나오고, 이 책에는 간단하게만 나온다. 인상 깊게 읽은 재미있는 내용은 주식 종목을 선택하는 5가지 기본적인 방법을 어리석은 방법부터 설명하는 부분이다.

1. 다트 게임으로 결정하는 임의 선택 : 노력 안해도 되는 점이 최고의 장점.
2. 불확실한 정보와 조언 : 근거 없는 위험한 정보일 수 있음.
3. (신문, 방송)전문가의 정보와 분석 : 2번보다는 낫지만, 그들의 조언이 언제 변할지 즉시 알 수는 없음.
4. 증권사의 추천 종목 :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과 증권사 직원의 도움을 받으므로 3번보다는 나음.
5. 스스로 연구 : 가장 수준 높은 방법.

물론 5번 방법이 가장 힘들고, 어려우므로 나도 이렇게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고 있다. 동전던지기로 매매를 결정해도 된다. 돈벌 확률이 낮아지니까 문제지. (불법적 행위를 안한다는 전제하에) 돈이 많아서 증권업계에 자선사업을 하고 싶거나 동전던지기매매가 심리적으로 만족감을 준다면(=도박) 이런 투자가 틀렸다고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이어서 '기업의 일생'장에서는 일반적인 기업의 일생을 설명하며 기업의 행동과 주가가 어떻게 바뀌는지 설명한다. 대개의 기업이 거치는 단계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지, 그에 따라 주가는 얼마나 오르내리는지 이야기하는데 이는 초보 주식투자자가 꼭 알아야할 부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비단 기업 뿐만 아니라 산업전반에도 일생이 있는데 지금 뜨겁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몇십년 전에 이미 성장을 완료하고 매우 정체된 채로 유지되는 업종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흥망성쇠에는 그 기업이 속한 업종의 흥망성쇠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 업종을 진단하는 방법은 이 책에는 안나오지만 투자에는 꼭 필요한 분석이 아닐까 싶다.
이 장에서는 나이키와 존슨앤존슨 같은 회사가 예시로 나온다. 나이키는 매우 유명한 회사인데도 12루타 종목으로 나올 정도인데, 보통 우량주는 덩치가 커서 그만큼 성장하기 힘든데도 그걸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물론 과거엔 시가총액이 작았겠지만). 존슨앤존슨 역시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2배는 더 넘는 성장률을 보인 적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잠깐의 흔들림을 시장이 오해하여 주가가 하락한다면 그건 좋은 투자 기회다. 따라서 기업 매매를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미리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
특히 '기업의 소멸' 부분은 유심히 봐야 한다. 기업은 망할 수 있다. GE처럼 아직도 존속한 기업도 있지만, 그 시절엔 유명했던 수많은 기업들이 사라졌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서 대기업이 순식간에 사라진 경우도 많다. 즉, 묻지마투자나 사놓도 묻어두는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 주의 해야 한다.
또한 경기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데, 기업과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시기는 경기 호황도, 불황도 아닌데 이런 '정상적인 상태'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상승장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으며 최근 고가에서 10%이상 떨어진 조정은 평균 2년에 한번 꼴로 발생하며, 주가가 25% 이상 빠지는 하락장은 6년에 한 번 씩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말도 나와있다. 즉, 호황이든 불황이든 어디든 속해 있는 게 일반적이며, 주식투자를 하는 한 하락장을 피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50년동안 투자한다면 25번의 조정장과 이어지는 9번의 하락장을 경험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주장한다.

미리 경고 신호를 감지하고 하락장이 오기 직전에 주식과 펀드를 팔았다가 다시 주가가 내려갔을 때 주식을 매수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문제는 어느 누구도 하락장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락장에 대한 예측은 불경기에 대한 예측과 비슷하다. 어쩌다 한 번 하락장을 예측하고 이것이 적중하면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된다. 주식 분석가인 일레인 가자렐리는 1987년 대폭락을 예측해 유명인사가 되었다. 하지만 두 번 연속해서 하락장을 정확하게 예측한 사람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여러분은 결코 나타나지도 않은 하락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주장만 듣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눈보라와 태풍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일에 익숙하기 때문에 당연히 하락장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조정장에서 잃은 돈보다 조정장을 예측하려고 시도하다 잃은 돈이 훨씬 더 많다.
(중략)
반대로 여러분이 완벽하게 시장 타이밍을 맞춰 연중 최저점에서 해마다 2,000달러를 투자했다면 연간 수익률은 10.1%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완벽한 시장타이밍과 억세게 운이 없는 타이밍의 수익률 차이는 연간 1.6%에 불과했다.
운이 좋은 투자자라면 1% 이상의 추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주식에 계속 투자하고 있는 동안은 운이 나빠도 괜찮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서 시장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상관하지 말고 계속 보유하라.

5장은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짧은 장이고, 실질적인 마지막장, 4장은 각 기업의 성공 사례를 들며 여러 유형의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기업과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그는 대기업 중 10루타 종목은 25개 중 3개에 불과하지만, 10루타는 6개, 25루타는 3개, 40~50루타도 3개나 포함된다며 미국의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예찬한다(투자하기에 참 부럽긴한데, 영어를 잘 못해서 미국주식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의 투자법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문장이 책의 말미에 있다.

이제 여러분은 주식 투자자가 항상 정확하게 종목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10개 중소기업 주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3개 기업의 주가가 20달러에서 0달러로 폭락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이 가운데 한 개 기업의 주가가 20달러에서 400달러로 상승해 20배의 수익을 거뒀다면 3개 기업에 투자해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대형우량주도 좋지만 잘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싸게사라, 그러면 100% 확률로 오르진 못해도 그 중 몇몇 기업에서 큰 수익이 발생한다. 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런 투자 원칙은 그의 다른 저서(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 상세히 나와있다.

역자 후기에서 역자의 설명에도 꼭 기억해야 할 중요한 말이 있다.

 하지만 과연 장기 보유가 가장 현명한 투자일까?
 이런 의문이 드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1980년대 주가가 대세 상승기에 있었던 5년 동안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증시가 개장한 1,276일 가운데 투자 수익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기간은 단 40일에 불과했다고 한다. 사실 투자자가 이 짧은 기간 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 수익률은 4.3%로 채권 수준에 그친 반면 그냥 주식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은 연평균 26%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피터 린치는 주가의 바닥과 최고치를 예측하려고 시도하다 보면 집중적인 수익이 발생하는 기간을 놓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장기 보유 전략이 가장 좋다고 충고한다.
 문제는 장기투자 과정에서 주가하락으로 발생하는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이다. 피터 린치는 투자자의 99%는 이런 손실 회피성향을 극복하지 못해 대부분이 손해를 보고 시장을 떠난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자신은 장기투자를 하고 있고 가치투자자라고 말하지만 정작 주가가 하락하면 단기 투자자로 변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하락장이 지속되면 주가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눈앞에 보이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낮은 가격에 주식을 팔아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된다. 피터 린치는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라고 일갈한다.

정리하자면 대세상승기라도 실제로 수익이 극대화된 기간은 며칠에 지나지 않고, 일반인은 그런 예측이 힘드니까 그냥 사놓고 정신수양을 잘하면서(?) 기다리라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위의 내용과 같지만, 초보자라면 이 책의 내용 전부를 꼭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잊지 말자. 주가는 기업의 수익성과 연결되어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적자생존의 법칙은 동물의 세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좋은 경영진과 이익을 내는 기업은 주식시장에서 보상을 받는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주식 가격도 오르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은 투자자 뿐만 아니라 주식을 가지고 있는 그 기업의 직원과 관리자들도 행복하게 만든다.
경영이 부실한 기업의 경우 결과는 정반대이다. 주가는 하락하고 부실한 경영진은 대가를 치른다.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을 화나게 하고 성난 투자자들은 기업에 압력을 가해 무능력한 경영진을 축출하고 이익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수익성이 높은 기업은 수익성이 낮은 기업보다 더 많은 투자자금을 모을 수 있다. 수익성이 높은 기업은 여유 자금을 가지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성장과 확장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수익이 적은 기업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쇠퇴하거나 사라지고 만다.
적응하는 기업은 살아남고 약한 기업은 파산한다. 따라서 경쟁력이 없는 기업에는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약한 기업이 사라지면 자금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간다.

읽어보면 당연한 말이다. 내가 투자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두 가지다. 첫째로는 기업의 수익성(ROE든 PER이든)이 중요하고, 둘째로는 좋은 경영마인드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후자는 봉사활동 같은 걸 많이 하라는 말이 아니라 경영상의 불법/배임 혐의와 같은 문제가 없고, 자본주의적 원리가 적절히 적용되는 기업문화가 있는지를 말한다. 경영진이 주가하락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거나, 주주들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한 채 경영한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자정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상장된 주식회사로서 투자가치는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초보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