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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 사경인

코리안더 2020. 8. 1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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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사경인 지음

베가북스

 

주식투자에 관한 책을 읽어보러, 서점에 가니 참 많은 서적이 있었다. 그 중에는 정말 고전처럼 유명한 책도 있었고, 부동산투자 서적이 그렇듯이 진짜 부자가 쓴게 아니라 책팔아 돈버는 사람들의 책도 있었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처음 볼 때도 시뻘건 표지하며 길고 자극적인 제목을 보며 '그런류'의 서적인 줄 알았다. 그 후 몇권의 책을 읽고 다시 서점에서 여러 주식서적을 고르며 한번 훑어 봤는데, 내용이 좋아서 사서 읽었다.

이 책의 요지는 세 문장으로 압축 할 수 있다고 본다.
1. 주식투자할 거면 재무제표 꼭 봐라.
2. 재무제표 상으로 위험한 기업은 사지 마라. 
3. 좋은 기업을 찾았다면, 적정주가를 계산해보고 싸게 사라. 그리고 비싸게 팔아라.
(4. 초보자는 S-RIM이라는 간편한 방법으로 적정주가를 계산해봐라. )

이 책은 크게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재무제표를 보는게 왜 중요한지, 그렇다면 왜 회계사가 주식판에서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닌지 간단히 이야기하고 있다. 본격적인 책의 내용인 2장의 제목은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제목그대로 주식투자에서 왜 손실을 줄여야만 하는지, 또한 재무제표를 보고 손실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알려주는 고마운 내용이 담겨있다.
주식 초보자에게 저자가 강조하는 내용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 번의 투자실패로 아웃될 수도 있는 주식시장에서 망할 것 같은(또는 유상증자) 회사는 투자목록에서 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상장폐지는 생각보다 흔하며, SK커뮤니케이션즈처럼 대기업도 관리종목이 될 수도 있고 회사 이름을 바꾸면서 끊임없이 주주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회사도 있다. 다만 이런 회사들은 재무제표와 공시자료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사태를 피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재무제표를 보는 것은 낙법과도 유사하다. 만약에 넘어져도, 부상은 입어도 적어도 죽지는 않으니까.

사실 회사가 미래에 이익이 커질지, 적자를 낼지는 알기 어렵다. 다들 과거 자료와 현재 상황을 종합하여 예측할 뿐이다. 갑작스런 소나기를 맞듯이 적자가 날 수도 있지만 보통의 건실한 기업은 한 분기에 적자가 조금 났다고 주식투자자들이 무서워 하는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편입, 감자와 같은 상황에 바로 직면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재무제표를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가 우려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지 아닐지 어느 정도 예상할 수는 있다.

2장에서는 계속해서 주식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악재를 피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초보자를 대상으로 했으니 아주 학술적이지는 않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내 생각에 초보자라면 3장보다는 2장에 더 주목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무엇보다 돈을 잃지 않는게 중요하니까.

3장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일텐데, 바로 S-RIM을 통해 적정주가를 계산하는 법이다. 사실 나는 손실을 피할 수 있는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2장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가 3장에서 S-RIM을 도출해내는 논리에 감탄했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막상 투자에 참고할 부분은 3장일 거라 생각한다. S-RIM은 꽤 빠르게 적정주가를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절대가치평가법으로 나온 적정주가이므로 주식초보자에겐 지금 주가가 대략 어느정도인지 평가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어서 좋다고 본다. 물론 모든 적정주가산정법이 그렇듯이 이 방법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편리한 방법일 뿐... (S-RIM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어쨌든 주식을 싸게사서 비싸게 팔 수 있도록 평가하는 도구인 S-RIM을 이야기하며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은 매우 복잡하다. 모든 결과에 다 들어맞는 마법의 공식도 없고, 환원주의적으로 공부해도 결국 수많은 인간의 심리가 반영되어 복잡하게 흐른다. 개별기업의 성과에만 집중하여 투자를 고려할 수도 있고, 거시경제학적으로 바라보고 투자를 판단할 수도 있다. 너무나 다양한 상황에서 이 책은 나같은 초보자들에게 이 책만 보면 모두 끝났다고 하는게 아니라, 더 공부하라고 한다. 주식은 어렵다고 사실대로 말한다(피터린치조차도 주식에 안맞는 부류가 있다고 한다).

피터린치의 서적이 주식투자라는 기나긴 여행의 큰 흐름과 방향을 알려주는 바이블이라면, 이 책은 거친 물길을 영리하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초보자에게는 한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손실로 다가온다. 저자의 말을 차분히 듣고 재무제표를 보고, 위험한 기업을 피하고, 적정주가를 계산하여 투자에 참고한다면 큰 손실을 피할 확률은 높아진다(무조건 피한다고 단언은 못하겠다). 분명히 이 책이 완벽한 책은 아닐지라도 뇌동매매하며 계속 손실만 보는 사람들에겐 이 책이 한단계 높은 투자의 세계로 안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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