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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남자 선크림 3종 비교, 후기

코리안더 2020. 6. 2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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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에서 나온 자외선차단제(선크림) 중 남자가 살만한(모두 쓸만하다는건 아니다) 세 가지 제품을 써보고 비교하고 후기를 써본다. 이니스프리에서 나온 자외선 차단제는 종류가 정말 많은데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런거 일일이 비교하면서 고르기 귀찮아 한다. 그래서 내가 사서 써본 제품 3 가지를 비교해봤다. 물론 다른 회사에도 좋은 제품은 많지만 이니스프리가 싸고 접근성도 좋아서 그냥 산 것 뿐이다. 당연히 협찬같은 건 안받았다.


1. 비교하기 전 선크림 기본상식 : 급하면 진한 글씨만 보면 됨

- 자외선 차단제(선크림)은 왜 발라야 할까?

다들 알겠지만 태양에서 나오는 자외선은 피부노화와 피부암의 주범이다. 선크림을 검색해서 여기까지 온 사람들은 이유를 알고 있으니까 보고 있으니 이런 생리학적인 건 생략하고, 태양광이 무엇이고, 그걸 막는 선크림은 어떤 원리인지부터 정리했다.

태양에서 오는 빛은 다양한 파장과 진동수(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아주 적절한 그림을 못 찾겠어서 파장과 진동수를 따로 설명해야 할 것 같다. 파장은 빛을 파동이라고 보았을 때 한 파동의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출처 : zum학습백과(http://study.zum.com/book/14501)

진동수는 주기의 역수(1/주기)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1초에 한 파동이 진동한 횟수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출처 : zum학습백과(http://study.zum.com/book/14501)

 

빛의 속도는 광속이고, 파동의 특성상 진동수와 파장이 반비례한다. 다시 말하면 파장이 길수록 진동수(=에너지)는 낮아진다. 반대로 파장이 짧을수록 진동수(=에너지)는 높아진다. 태양광의 파장과 진동수(=에너지)가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알고 태양광선 스펙트럼을 보자.

출처 : 춘선교대신문방송(http://www.cn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53)

지구에 오는 태양광선은 위와 같이 다양한 파장으로 구성되는데, 실제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가시광선이고 나머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X-선, 자외선, 적외선 등이다. 그리고 위의 설명대로 X선이 가장 강하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순으로 에너지가 낮아진다. 자외선은 파장이 짧지만 높은 에너지를 가진 UVC,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낮은 UVA, 그리고 그 사이의 UVB로 나눌 수 있다. 다행인 것은 UVC와 그보다 파장이 짧은 X선이나 감마선은 지구 대기권에 의해서 흡수되고, UVB, UVA, 가시광선, 적외선 등의 상대적으로 약한 빛만 우리에게 온다.

즉, 우리에게 오는 자외선은 UVB와 UVA이다. UVB (Ultra Violet B; 자외선B 라는 뜻)의 파장이 더 짧고(280~320nm) 고에너지이므로, 우리피부에는 피부암이나 화상 같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UVA (Ultra Violet A; 자외선A)는 파장이 긴(320~400nm) 저에너지라서 피부노화 정도의 주범(?)이라고 하는데, 결국 둘 다 자외선이므로 비슷한 유해성을 나타내므로 구분하지 않고 둘 다 방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행인 점은 UVB는 투과력이 약해서 실내에 있다면 큰 영향을 안 준다. 다만 UVA는 유리도 투과하므로 실내에서도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발라야 한다. 

결론 : 태양광은 UVA, UVB가 있고, 둘다 막아야 한다. 자외선은 유리를 투과하는 것도 있으니 실내에서도 발라야 한다.

 

- 그렇다면 UVA와 UVB를 얼마나 막는지는 어떻게 표시할까?

 정리하면 UVA는 PA로, UVB는 SPF로 차단정도를 표기한다. UVA를 막는 PA는 'Protection of A'의 약자로, 말그대로 UV-A를 얼마나 막느냐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 + '의 갯수로 표시하는데, 플러스 한개가 대략 1/2배정도로 줄여준다고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PA+는 1/2, PA++는 1/4, PA+++는 1/8 정도라고 대략 생각하면 된다. 대략적이므로 플러스 엄밀하게 계산할 수는 없고, 선크림을 비교할 때 이 제품이 좀 더 막기는 잘 막겠구나, 정도로만 활용한다.

SPF는 'Sun Protection Factor'의 약자다. 주로 UVB차단 정도를 의미하는데 뒤의 숫자를 역수로 취하면, 흡수되는 자외선량을 알 수 있다. 즉 SPF 15면 1/15로, SPF 50이면 1/50으로 줄인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렇게 본다면 SPF 30과 SPF 50은 흡수되는 UVB의 양이 3.33%와 2%로, 내 생각에는 사실 큰 차이가 안 난다고 본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해변이라면 몰라도... 자외선차단제의 SPF지수도 중요하지만 바르는 양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SPF 50을 얇게 바르는 것보다 SPF 30짜리를 아낌없이 충분히 두껍게 발라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참고로 이 지수는 측정방식 상 흡수 또는 반사되는 광량을 의미하므로 시간과는 큰 관계 없다. 그러니까 SPF 30이 SPF 15보다 2배 더 길게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선크림은 2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고 외우자).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태양광의 자외선은 여러 파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UVB라도 280nm에서 320nm까지를 모두 차단시켜야 한다. 그래서 한가지 성분으로는 어렵고 여러 성분을 써야 제대로 된 차단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이는 UVA도 마찬가지이다.

결론 : UVA는 PA, UVB는 SPF로 차단력을 표기한다. SPF는 역수를 취하면 흡수정도를 알 수 있다. 숫자도 중요하지만 아낌없이 충분히 발라야 효과를 제대로 보고, 2시간마다 덧발라준다. 

 

- UVA와 UVB는 어떻게 막을까? 일단 자외선 차단 성분만으로는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로는 흔히 유기화합물로 자외선 차단효과를 내는 '유기자차' 들이다. 성분으로는 아보벤존, 벤조페논-3, 멕소릴SX 등이 있다. 이 성분들을 다 외우면 좋겠지만 실제로 화장품 성분을 보면 이렇게 적혀있지 않고 국제화장품원료집(ICID)에 따른 표준명칭(INCI)로 적어놔서 굉장히 길다. 그래서 아보벤존은 '부틸메톡시디벤조일메탄' 이라는 이름으로 적혀있다. 어차피 외우고 다닐 수도 없고, 이런 성분들은 모두 식약처 등에서 함량과 유해성 등을 관리하므로 신경 안 써도 될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각 성분의 화학적 안정성이나 흡수 파장대의 차이로 인해 적절한 배합비율이나 최적 흡수 파장 등이 있다는 것 정도다.

흡수 파장이 왜 다르냐하면, 이 물질들의 원리는 높은 에너지 준위의 자외선을 받아서 자기자신이 화학적변화를 일으켜 열에너지로 바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보벤존은 아래의 3가지 형태로 존재하는데, 보통 제일 아래 형태로 주로 있다가 태양광을 받으면 형태를 바꾸며 낮은 에너지 준위로 자외선을 변화시킨다.

https://en.wikipedia.org/wiki/Avobenzone

아래의 두 그래프는 구글에서 검색하며 나온 것인데 아보벤존의 형태에 따라 파장대에 따른 흡수도가 다르다. 출처에 따라 세부적으로는 다르지만 대략 파장대는 비슷하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101113441400222X, 구글에서 검색함

 

https://link.springer.com/chapter/10.1007/978-3-319-29382-0_14, 구글에서 검색함

아마 일반 생물학을 공부한 사람이면 식물의 엽록소나 카로티노이드가 생각날 텐데, 같은 원리라고 보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자외선을 흡수하다보니 당연히 분자마다 흡수할 수 있는 최적파장대가 다르고, 광분해에 대한 안정성도 달라서 광안정성을 위해 함께 더 넣어줘야하는 물질이 있기도 하다. 

아래 그래프 중 b를 보면 각 성분에 따른 흡광도 차이가 나오는데, 흡수한다는 것만 동일할 뿐 패턴이나, 흡수도는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난 머리아프니까 성분을 외우진 못하겠다. 또한 각 성분들의 인체의 독성 이슈가 있긴한데 난 식약처에서 알아서 잘 판단해줄 것이라 믿는다. 

https://link.springer.com/chapter/10.1007/978-3-319-29382-0_10, 구글에서 검색

 

둘째로, '무기자차'이다. 유기자차가 유기화합물 성분이라면 무기자차는 무기질성분, 즉 광물질인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이산화티타늄과 산화아연이다.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아래에 있는 가루가 바로 이산화티타늄이다. 티타늄이나 아연금속이 산화된 형태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이산화티타늄이나 산화아연은 빛을 반사시키므로 우리는 산화된 금속가루를 얼굴에 묻혀서 햇빛을 반사시킨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 매우 미세한 입자로 만든다.

https://ko.wikipedia.org/wiki/%EC%9D%B4%EC%82%B0%ED%99%94_%ED%83%80%EC%9D%B4%ED%83%80%EB%8A%84, 위키피디아

무기자차의 장점이 있다면 물리적으로 햇빛을 막으므로 가장 확실한 차단효과를 낸다. 단점이 있다면 백탁현상인데, 하얀 금속가루를 여러 액체에 녹인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다보니, 입자가 아주 균일하고 곱게 발리지 않으면 하얗게 칠한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이 백탁현상이다. 여자들은 미백을 위해서 이 백탁현상을 이용(?)하는 경우도 없지않아 있는 것 같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남자들이 선크림을 바를 때 가장 고민하는 게 이 백탁현상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백탁현상에 대해서 자세한 것은 나중에 서술하겠다.

또한 이 광물질들은 태생적으로 잘 씻기지 않는다. 자외선 차단제는 간단히 표현하면 기름덩어리와 물을 섞은 액체에 자외선 차단성분을 소량 넣은 화장품이다. 즉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한 성분이 일부 있고 나머지는 많은 성분은 소비자의 취향과 제형 상의 이유로 넣었다고 보면 된다. 화장품이니 바를 때의 편의성이나 점도, 향기 등의 요소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정력의 경우, 용도에 따라 일부러 잘 씻기지 않도록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무기자차들은 산화아연(징크옥사이드)나 이산화티타늄(티타늄디옥사이드)이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세안이 어렵다.

사실 완벽하게 무기 성분만 있는 무기자차나, 유기화합물 성분의 유효성분으로만 구성된 자외선차단제는 적은 편이고 대부분이 용도에 맞게 어느정도 절충하여 배합하여 적절한 PA와 SPF를 가지도록 화장품을 만든다.

결론 : 유기자차는 백탁이 없고 특정 파장대만 막는다(거의다 커버하긴 함). 무기자차는 백탁이 있고 확실하게 막는다. 또한 무기자차는 흡수를 기다릴 필요없이 즉각적으로 효과를 낸다.

- 선크림 바르는 양, 시간 

https://www.youtube.com/watch?v=QeP-Vo4rlUQ

바르는 양은 위의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

시간은 보통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면 활동에 의해 선크림이 지워지거나 화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2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게 좋다. 

 

2. 남자들이 보통 고려하는 사항

선크림 얘기가 길어진 것 같다. 쓰고보니 내가 왜 파장과 진동수 같은걸 간단히 얘기하지 않고 열심히 적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자외선과 선크림 얘기는 여기까지하고, 제품 선택과 관련한 얘기를 해야겠다. 참고로 여자들은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고려하는지 모르겠다. 아래 사항들이 성별을 떠나 공통적인 고려사항일수도 있고, 남자들이 더욱 신경쓰는 사항일 수도 있다.

선크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남자든 여자든 일상용과 운동용의 구분부터가 중요하지 않을까? 일상생활에서는 땀을 많이 안 흘린다. 그리고 자외선에 아주 오랫동안 노출되는 환경이 아니다. 반대로 운동이나 레저 시엔 땀과 물에 많이 노출되고, 야외활동인 경우 강한 직사광에 노출된다.

먼저 레저용 선크림을 생각해보자. 레저용의 경우 물과 땀에도 잘 안지워지면서 자외선차단지수는 높아야 하는 가혹(?)한 요구조건이 있다. 여러 물질을 섞어서 친수성이 낮으면서(물에 잘 안지워지지만) 자외선차단지수는 높아야하고, 인체(와 환경)에 독성도 적으면서 안정적이고 가격마저 싸야 한다. 즉 제품성능과 안전, 경제성을 모두 만족해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다 맞추기는 쉽지 않다. 여러모로 좋은 선크림이지만 비싸거나, 저렴하지만 뭔가 쓰기 애매한 제품을 만들 수 밖에 없다. 어쨌든 화장품회사는 여러 조건을 고려하여 만들것이다.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선크림은 어떨까? 위의 운동(레저)용 선크림보다는 제약사항이 적을 것이다. 땀을 많이 안흘리니 물에 조금 잘 지워져도 상관없을 것이다. 그리고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노출되는 햇볕자체가 강하지 않고 짧으니 자외선차단지수가 그리 높지 않아도 상관없다(SPF30과 SPF50의 차이는 같은시간동안 노출되었을 때 1.3% 정도 밖에 나지 않으니까). 결국 회사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성분의 범위가 더 넓어지고, 레저용보다는 요구조건이 적으므로 훨씬 더 괜찮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운동용보다 같은 자외선차단지수면 사용이 더 편리하거나 저렴할 것이다.

그래서 제품 사용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소비자가 일상에서 쓸지 운동할 때 쓸지의 구분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쓰는데 굳이 사용의 편리성을 희생한 제품을 쓰거나, 더 비싼 제품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는 저렴하고 잘 발리는 제품을 쓰고, 야외에서 달릴 때는 잘 안 지워지는 걸 쓰면 된다. 여러가지 척도를 다 만족하는 제품을 찾느니, 아예 용도가 다른 것 두어가지를 따로 사서 쓰는 것이 더 현명하다.

자, 이제 일상용으로 쓸 지 운동용으로 쓸 지 정했다고 보자. 그러면 제품을 선택할 때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발림성 : 우선 남자들은 보통 얼굴에 무언가 바르는 걸 귀찮아한다. 씻고나서 얼굴에 바르는 행위 자체를 여자들에 비해선 귀찮아하는 것 같다. 아마 남자가 색조화장을 안 하는 것도 이런 귀찮음과 연관되지 않을까? 아무튼 선크림을 바를 땐 잘 발라져야 한다. 만약 거울앞에서 15분간 정성스럽게 발라야 효력이 생기는 선크림이나 두가지 성분을 차례대로 발라야 하는 선크림이 있다면 좋은 성분이라도 거의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무심하게 휘이이이익~ 발라도 나쁘지 않은 제품이어야 한다.

세정력 : 이 때 말하는 세정력은 당연하지만 얼마나 잘 씻어내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쉽게 지워지냐는 것이다. 이 요소는 일상용이라면 되도록 잘 지워지는 게 좋을 것이고, 운동용이라면 되도록 안 지워지는 게 좋을 것이다. 보통 무기자차들이 기본적으로 잘 안 지워진다. 만약 남자들이 일상용으로 쓴다면 그냥 물로만 스윽~지워도 잘 지워지는 것이라면 제일 좋을 것이다.

백탁현상 : 남자들이 선크림을 바르기 싫어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면 그 중 하나가 백탁현상일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피부가 어두운 편이라, 선크림을 발랐을 때 하얗게 떠서 굉장히 티가 난다. 여자들은 피부가 밝은 편이기도 하고 이 백탁현상으로 더 밝은 피부를 만들(?)기도 하는 모양인데, 남자들은 소수를 제외하면 선크림으로하얗게 뜬 얼굴을 싫어한다. 백탁현상은 무기자차의 산화아연(징크옥사이드)과 이산화티타늄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성분이 없는 유기자차는 백탁현상이 없다. 백탁현상이 무섭다면 유기자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각 산화아연과 이산화티타늄 입자의 미세화 정도가 백탁현상의 차이를 내기도 한다는데,  이제는 상향평준화되어서 그에 의한 차이보다도 입자 자체의 첨가 유무(색을 띠는 입자이므로)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유분 : 남자들 중에서는 피부가 번들거리면서 기름기 흐르는 걸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피부 건 문제보다는 '안씻은것 같은'외모라서 싫어하는 것 같다. 사실 기름기로 번들거리는 건 건강의 상징일 수도 있고(물광피부도 있다) 나도 유분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서 유분은 크게 신경 안 쓰는데 어쨌든 고려하는 사람이 많긴하다. 유분기는 보통 발림을 좋게 하기 위해 넣는 성분들이 결정한다.

가격과 용량 : 위에서 언급한대로 선크림은 바르는 양과 시간이 모두 중요한 기능성 화장품이다. 색조화장품과 다르므로 가격과 용량이 중요하다. 여담이지만 내 개인적인 선크림 인생(?)에서 가장 좋은 건 비오템 옴므의 선크림이었다. 잘 발리고, 남자들이 걱정하는 백탁도 거의 없고 바른듯 안 바른듯 큰 티도 안나서 만족스러웠다. 심지어 눈시림도 없었다. 다만 문제는 가격...면세점에서 사면 그나마 싸게 살 수 있지만 비싸서 쓸때마다 아까웠다. 색에 대한 개인의 취향이 중요한 색조화장품과 달리 선크림은 아까워하지 않고 충분히 발라줘야 하는데 비싸니까 바를때마다 너무 아까웠다. 물론 그돈을 피부에 투자하는 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선크림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가격이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잔뜩 늙은 피부를 보는 건 몇 십년 뒤고 그땐 이미 늦다. 지금 아까운 마음에 햇볕에 맨살을 그슬리는 것보다는 싼 가격으로 아까워하지 않고 발라야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 대비하는 이니스프리와 같은 로드샵의 미덕이 바로 가격이 아닐까? 기본가격이 비싼 제품도 있지만 할인 기간이나 VIP친구의 도움으로 할인받아 많이 사놓으면 싸게 살 수 있다.

3. 이니스프리 선크림 3종 특성, 비교

6월 할인 기간에 3가지 제품을 샀다. 사실 의도하고 산 건 아니고, 데일리 선크림이 1개밖에 안 남아서 새로운 제품 시험해보는 셈 치고 다른 제품 2개도 추가로 사보았다.

왼쪽부터 이니스프리 데일리 마일드 선스크린, 이니스프리 인텐시브 롱래스팅 선스크린 EX, 이니스프리 포레스트 포맨 노세범 선블록 

 

이니스프리 선크림은 할 말이 많다.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처음 '선크림 좀 사서 자주 발라야겠다'라고 마음 먹었을 때, 동네마트부터 시작해서 화장품 로드숍과 백화점까지, 너무 많은 종류의 제품이 있어서 무엇부터 사설 골라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겟잇뷰티'라는 프로그램에서 선크림 비교에서 이니스프리의 '에코 세이프티 데일리 선블록'이 1위를 했다는 내용을 보았다. 그 땐 학생 때라 비싼 제품을 사기도 어려웠고, 화장품에도 에너지를 쓰고 싶진 않아서 당장 이니스프리에서 샀다. 몇 번 발라보니 이때까지 쓴 제품보다 모든 점에서 좋았다. 백탁도 없고, 바르기도 편하고, 잘 씻기는 데다가 무엇보다 한 통에 8천원 이라는 가격이 마음에 들었다. 잘 할인 받으면 4천원에 한통씩 샀던 기억이 있다. 가끔씩 '이 제품은 어떨까' 해서 다른 제품도 할인할 때 몇 번 사보았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계속 '에코 세이프티 데일리 선블록'을 썼다. 역시 1위한 데에는 이유가 있구나(나와 무기자차 선크림은 성향이 안맞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몇 년을 쓰다가 어느 날 에코 세이프티 데일리 선블록이 단종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언제인지 정확한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도 이니스프리에서 이 무렵 각종 라인을 정리했었던 것 같다. 이 제품 말고 다른 것도 일부 단종된 것 같았는데, 선크림 라인도 모두 정리하고 다시 출시한 것 같다.

그리고 그 후계자(?)로 다시 나온게 데일리 마일드 선스크린이다. 자외선차단지수와 성분만 보면 꽤 바뀐 것 같은데 사실 비싸진 것 빼고는 큰 느낌의 차이는 없다. 아마 포지션이 거의 유사하니 비슷한 느낌으로 설계한 것 같다(이전 제품을 보니 티타늄디옥사이드(이산화티타늄)가 있다고는 하는데, 그 때도 백탁이 거의 없었다). 그 때 그 제품의 유일한 단점은 눈가에 바르면 눈시림이 꽤 심하다는 점이었는데, 이번에 바뀌면서 눈시림은 없어졌다. 다만 알코올 성분이 꽤 있는지 가끔씩 바른 직후에 피부가 따끔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무튼 새로 나온 이 제품도 매우 만족스럽다. 

뒷면

포장상자 제품의 특징과 성분표가 보인다. 성분에서는 특별히 신경 쓸 게 없지만, 데일리 마일드 선스크린은 산화아연(징크옥사이드)이나 이산화 티타늄이 없는 순수한 유기자차이다. 그래서 백탁현상이 없어서 바르고 10분 정도가 지나면 투명해진다. 반면에 두 가지 제품은 무기자차 성분이 있고, 백탁이 조금 있는 편이다.

각각 적혀있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데일리 마일드 선스크린 (가볍고 산뜻한 데일리용 유기자차) : 피부 진정 및 수분 공급, 워터베이스 타입, 피부 케어

인텐시브 롱래스팅 선스크린 EX (지복합성 피부용 유무기자차) : 산뜻하고 보송한 사용감, 진정 및 보습, 워터프루프

포레스트 포맨 노세범 선블록 (백탁 없고 유분기 없는 피지 케어) : 블랙이스트 성분,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보호

 

사실 피부 케어나 진정 및 보습은 별 효과는 없을 것 같긴하다.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이제 사용 후 장단점을 정리하겠다. 자외선차단지수는 셋 다 동일하므로 생략한다.

- 데일리 마일드 선스크린 : 제품에 적힌 특징 그대로다. 워터베이스 타입이라 바르기도 편하고, 잘 지워져서 씻기도 편하다. 유기자차라서 백탁도 없어서 남자들이 매일매일 바르기에 딱이다. 단점이 있다면 피부가 조금 번들거리고 땀을 많이 흘리면 잘 지워진다는 점 정도다. 피부의 번들거림(유분기)은 10분 정도 지나 흡수가 많이 되면 생각보다 아주 심한 편은 아닌 편이라서 일반적으로 쓰기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싸다(9000원/50mL).

 

- 인텐시브 롱래스팅 선스크린 EX : 제품특징대로 워터프루프 기능이 매우 뛰어나다. 어느 정도냐면, 클렌징 오일로 두번해도 완벽하게 지워지지 않았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은데, 운동용으로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번들거림도 조금 있는 편이다. 백탁현상은 어느 정도 있긴한데, 15분 정도 지나서 다 흡수되면 아주 허옇게 떠서 보기 싫은 정도는 아니다. 보통 선크림 평균 정도? 참고로 롱래스팅이라고 하지만, 선크림은 3시간마다 한번씩 덧발라주어야 한다. 가격은 16000원/50mL로 다른 제품보다는 비싼 편이다.

 

- 포레스트 포맨 노세범 선블록 : 흡수 후에 유분기는 정말 없다. 바를 때부터 뭔가 뻑뻑한 느낌이 드는데, 잘 발린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백탁현상이 꽤 심하다. 백탁현상 때문에 원래 하얀 사람 아니면 못 쓰겠다. 세정력은 클렌징 오일을 써야 지워지지만, 롱래스팅 선스크린 보다는 조금 더 잘 지워진다. 유분기가 없어서 좋지만 일상에서 쓰기에는 백탁현상과 세정문제 때문에 쓰기 힘든 것 같고, 운동할 때 쓴다면 다른 제푸을 쓸 것 같다. 가격은 70mL에 14000원이므로, 50mL에는 10000원인 셈이다.

 

4. 결론

남자들은 일상용으로 데일리 마일드 선스크린을 추천한다. 다른 브랜드를 고려해봐도 이런 가격대에 이정도 만족감을 주는 제품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백탁이 없고 바르고 씻을 때도 편하다. 땀을 흘리면 조금 녹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제품성능에 비해서 가격이 정말 싸다.

운동이나 레저를 위해서라면 인텐시브 롱래스팅 선크린 EX 도 나쁘지 않지만 이런 느낌의 제품은 다른 회사에서도 많이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좀 더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딱 보통의 '선크림'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그런 느낌이다. 추가로 워터프루프 기능이 있어서 땀에 더 강한 것이 장점일 듯하다. 귀찮으면 적립을 위해서 이니스프리에서 사는 게 좋겠다.

포레스트 포맨 노세범 선블록은 글쎄...애매한 제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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