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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고 훈련소 갔다온 후기2 : 후반

코리안더 2019. 8. 1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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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영심사대에서 훈련소에 오면 본격적으로 훈련병으로서의 일과를 시작한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5주 중에서 처음 1주는 정신교육이나 제식 등 가벼운 것 + 2주3주는 본격적인 훈련, 4주5주는 각개전투와 행군 같은 꽤나 힘든 훈련으로, 갈수록 어렵게 편성 되었다. 상세한 순서는 약간씩 조정되는 것 같다.

 사실 제식이나 정신 교육은 어렵지 않다. 그래도 군인화 과정의 첫 단계이므로 제식 같은 건 잘 익혀놓는게 좋긴하다. 훈련소에서는 이걸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가면서 군가를 부르기도 하는데 미리 익혀서 갈 필요는 없다. 다 가르쳐주고, 모르고 가도 뭐라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알고 가려는게 더 신기하다.

 난 사격은 잘 하고 싶었는데 훈련소에서는 지지리도 못 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0발 중에 5발정도 쐈던 것 같다. 근데 자대에 와서 쏘니까 16발은 항상 쐈다. 물론 그 때가 엄청 추워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훈련소에서 사격 교육이 과연 효과적인 방법인지 의구심이 들긴하다. 우르르르 들어와서 뿡뿡 쏘고 제대로 피드백 할 기회도 없이 그냥 끝나다보니 총이 문제인지, 자세가 문제인지 그런걸 제대로 알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분을 만나면 잘 설명해주기야 하겠지만.. 다들 바빠서 정신이 없다. 일단 많이 쏘는 것도 중요한데 기회도 없기도 하고.

 수류탄이나 경계 등등 나머지 대부분은 정말 어렵지 않다. 아무리 못하는 사람이라도 육군으로 올 정도의 지능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수준이고, 못한다고 불합격!이 아니라, 될 때까지 시킨다. 공식적으로는 못하면 유급(?)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안되도록 지도해주니 걱정 하나도 할 필요없다.

 

 이제 사람들이 흔히 어렵다고 하는 걸 꼽아보면 화생방, 행군, 각개전투훈련이 있을 것이다.

 화생방은 정말 하나도 안 어렵다. 여름이면 더워서 고생할 수 있겠는데 그건 논외일 것이고, 실제 훈련 자체인 방독면과 보호의를 절차대로 얼마나 잘 착용하냐는 연습하면 된다. 분대장들이 시범보이고 가르쳐줄 때 딴짓하지말고, 잘 보고 침착하게 하면 된다. 실제로 방독면을 착용하고 CS가스를 들이마시는 건 진짜 긴장되는데, 막상 해보니 별 것 아니었다. 방송에서 나오는 건 다 허풍이다. 조금 고통스러울 순 있겠지만, 적어도 사람죽도록 훈련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나도 훈련할 때 제대로 못 껴서 연기를 조금 마셨는데 신기하게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버틸만했다. 그리고 그 때쯤되면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서로 전우애도 생겨서 옆에서 못하는 전우들을 도와주면서 잘 끝낸다. 참고로 자대에 오니까 이런 방독면 안쓰더라. 이런 숨쉬기도 약간 힘든데, 신형은 진짜 좋다. 진짜 대한민국 국군 보급력에 감동함.

 

 행군은 어렵다기 보다는 힘들다. 내가 행군할 때는 그 추운 한겨울 새벽부터 출발을 했는데 여름에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겨울에는 절대로 따뜻하게 입으면 안된다. 군장이 아주 무거워서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오기 때문에, 오히려 가볍게 입고 가야한다. 걷다보면 덥다. 행군 하기전에 행군이 힘든 사람들을 조사해서 단독군장으로 걷긴 하는데, 본인이 정말 몸이 안좋으면 단독군장을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아니면 완전군장 매고 한나절 걸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경험인것 같다. 물집걱정을 많이 하는데, 요즘 전투화가 좋아서 그런지 나와 주변 사람들은 물집이 거의 안났다. 

 

각개전투훈련은 진짜 힘들었다. 일단 완전군장으로 그 먼 훈련장까지 가는게 제일 힘들다. 우리가 갈 때는 눈도 너무 많이 내려서 길도 험했고, 가서도 눈 때문에 훈련이 힘들었는데 포복해서 신호를 기다릴 때 불과 어깨에 쌓이는 눈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사실 이건 날씨 때문에 훨씬 힘든 기억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훈련전에 눈치우는 것도 고달팠다.

각개전투훈련은 대략 3일정도 했는데 사실 가장 전투에 가까운 훈련일 것이다. 훈련자체는 다들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산타고 엎드리고 뛰다보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하는데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무릎 보호대 같은 걸 나눠주기도 했던 것 같다. 난 안 썼지만 그래도 훈련소에서 훈련병들을 위해서 많은걸 신경쓰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한다.

 

굵직한 훈련을 모두 끝내면 뭔가 해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전우들이랑도 정말 많이 친해져서 헤어질 땐 아쉽기도 하고 여러가지 신기한 감정이 든다. 수료식 전후로 사진도 찍고 주말에 교회가고 그러면 1주차, 2주차 신병(?)들을 보기도 하는데 그 친구들 보면 괜히 신기하고, 다행(?)이고 그런 느낌도 들었다. 그래봤자 이제 이병 계급장을 단 정도지만...

 

수료식을 할 때 연습을 엄청 시키는데, 괜히 귀찮다고 대충하지 말고 그냥 한번에 팟!하면 빨리 끝난다. 그래도 워낙 사람이 많아서 많이들 말을 안듣는데, 내가 할 땐 꽤 빨리 끝나서 잘 쉬었던 것 같다. 수료식하면서 가족들 보면 진짜 눈물난다.ㅠㅠ 

 

수료식이 끝나면 잠깐 한나절 외출을 가족과 할 수 있고, 간단히 식사하고 얘기하다보면 돌아올 때가 된다. 돌아오면 여기도 이제 끝이라는 생각도 들고 곧 헤어질 훈련병 동기들과도 더 많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대략 수료식 전후 쯤에 본인의 배치가 나오는 걸로 아는데 부모님 휴대폰으로 문자가 간다. 난 후반기교육을 위해 의무학교로 간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훈련소를 떠나는 날, 전방으로 가는 친구들은 기차를 타고 먼저 출발하고, 목적지를 향해 하나둘씩 나갈때, 그 순간도 인상깊었다. 정든 친구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분대장들도 인사하고 떠나고...다른 친구들도 하나 둘씩 나면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인사를 하고...

난 마지막에 버스로 대전쪽의 후반기 교육 받는 인원들과 함께 타고 갔는데 갈 때 분대장들, 소대장과 중대장님이 마지막으로 배웅하던 게 정말 인상 깊었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시간순으로 정리 해보면 이정도고, 이제 몇가지 주제를 정해서 추가로 이야기해봐야 겠다.

 

1. 보급은 잘 나오나?

'의류'한정으로 보급은 충분하게 나온다. 전투복이나 양말 등도 충분하게 나오는데, 문제는 내가 있었던 30연대는 세탁기도 부족하고(다고장) 그 대병력이 빨래돌릴 시간도 충분하지 않아서 손빨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양말 등이 충분해서 부지런하게 씻으면 되긴 하는데 귀찮은 사람들이라면 이것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전투화나 전투용장갑, 비니모자, 슬리퍼 등의 보급도 품질이 훌륭했고 물이나 핫팩도 적당히 잘 나왔던 것 같다. 요술장갑 같은 몇가지 내구성이 아쉬운 품목이 있긴한데 이건 차차개선될 것 같기도 하다. 전투복이랑 방상외피도 품질이 괜찮은 편이다. 이거 입고 추우면, 웬만한 패딩입고도 추운 날씨일 것이다. 사실 얇은 옷을 여러벌 껴입는게 따뜻하긴 한데 워낙 밖에 오래 서있으니 춥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 싶다.

훈련소갈 때 굳이 내복같은거 더 안들고가도 된다. 어차피 집으로 보내야한다.

 

그런데 밥은 다르다. 병사가 많아서 그런지 항상 배식량이 조금 부족한 편이었던 것 같다. 식당도 너무 좁아서 그 많은 인원이 먹기도 힘들었고...도대체 몇십년 동안 어떻게 이렇게 운영될까 싶은 생각이 자주 들었다. 자대로 오니 정말 먹을 것은 보급이 잘 되었는데 의무학교도 밥이 문제였던 걸 생각해보면 교육하는 부대는 다 이런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훈련 통과 못할 수도 있나?

작정하고 통과하지 않을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대부분은 추가교육 등을 통해서라도 다 보게 해준다. 정말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럴 일 없다.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다 함.

난 빨리 전역하고 싶어서, 만약에 훈련소생활 10번쯤하고 전역하라고 하면 할 것 같다..

 

3. 진료환경은? 위생은?

워낙 대인원이 생활하니 위생을 항상 철저히 관리하게 하도록 하는데, 사실 안되는 경우가 있다. 일정도 촉박하고 시설도 안좋으니...그래도 관리자들은 최선을 다하는 듯. 감기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걸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나도 피하고 싶었는데 결국 걸리더라. 

폐렴이나 고열환자들이 가끔 생길 때도 있는데 내 생각에 이건 바깥 사회에서도 가끔씩은 걸리는 일이 아닌가 싶다. 원래 몸을 잘 안쓰거나 약한 사람은, 훈련소에서 스트레스와 과로 등으로 걸릴 수 있다고 본다. 아프면 진료를 봐야한다.

진료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적지 않은데 의무대가 그 인원을 다 볼 수 없어서 진료를 못 볼 때는 있었다. 사실 훈련을 제낄려고 아프다고 뻥치는 환자가 많다. 그래서 진짜 힘든 친구들이 고생하는 듯 하다. 의무대는 약이 아무 다양하진 않지만 일반의가 볼수 있을 만한 간단한 감기나, 복통, 근육통 정도는 커버가능 한 것 같다. 더 아프면 훈련소 지구병원으로 외진을 보내는데 외진자체를 보는게 어렵지는 않다. 사실 의무대의 군의관은 자기 전공과 다른 질환을 보는 경우도 많지만 여기는 그 과목의 전문의가 보는 경우가 많으니 더 정확한 진료를 볼 수 있긴 하다. 난 치질때문에 한번 가긴 했는데, 참 조용하고 한적해서 부러웠다. 나도 이런데로 배치받았어야 했는데...

 

4. 동기들과의 분위기는?

처음에는 다들 서먹한데 난 다행히도 운이 좋았던지 시끌벅적한 애들이 주변이 많았어서, 첫날저녁부터 이야기했다. 우리분대랑 바로 앞 분대가 친하게 지내면서 시끌시끌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게 훈련소 끝날때까지도 유지되면서 정말 재미있게 지냈다.

 아마 남고(또는 남학생 반)라면 생각하는 그런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군대니까, 위에서 인솔하는 사람들은 군인이지만 옆사람들은 친구니까 조금 친해지면 장난도 치고, 욕도 조금씩(?)섞어 가며 놀리면서 친해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직 만난지 얼마 안 된 사이라서 약간의 예의를 지키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 잘생기면 잘생겼다고 놀리고, 뚱뚱하면 뚱뚱하다고 놀리고, 잘나면 잘났다고 놀리고 재미있는 일도 많이 벌어진다. 처음부터 너무 적대적이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지만 않으면 잘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내성적이라서 문제라도, 실제로 가보면 내성적인 사람들이 꽤 많아서 이래저래 같이 행동하다보면 친해지고, 또 옆사람들 챙겨주면서 동료애가 생기기도 한다. 너무 걱정말고 편한 마음으로, 입대하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나이 많아고 뭐라하진 않는다. 보통 20~22살이 대부분인데 드문드문 25살, 29살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밖에서 많이 하고 온 사람들이라 주변에서 '형'이라면서 잘 따르기 마련이다. 나잇값만 제대로 하면 남들이 오히려 잘 따라주는 의외의 버프(?)가 있긴 한 것 같다. 그리고 분대장, 소대장들도 이런 사람들이 잘 적응하도록 배려해주는 것 같다.

 

5. 종교활동은?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가 있었던 것 같은데 논산의 육군훈련소는 워낙 넓은 부지에 있어서 그런지 일요일에 종교활동을  갈 때 마다 참 멀리머리 걸어갔다. 되도록이면 한 군데 어디라도 참석하면 좋다. 어차피 안한다고 남아 있어도 쉬지 못하고 잡일 할 때도 많고, 가면 간식도 꽤 주니까 은근히 재미(?)있다. 참고로 분위기는 원래 종교들의 분위기랑 다들 매우 다른데, 천주교가 그나마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굳이 종교를 안 믿더라도 천주교에 가서 한번 쯤 앉아있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그 종교에 간다고 꼭 가입(?)해서 신도가 되는게 아니니까 부담없이 가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종교가 따로 없는 사람은 친구들과 함께 다른 종교를 가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6. 가지고 가면 좋을 것?

일단 병무청에서 이야기한 준비물은 무조건! 들고가는 게 좋다. 갔을 때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신분증 없는사람?"이라면서 조사는 했던 것 같지만, 그냥 들고 가야 한다. 그리고 추가적인 필수품이라면, 여분 볼펜두어개, 네임펜, 매직 정도? 이것들은 보급받은 물품에 이름을 적는 용도다. 물건 잃어버리면 본인만 손해니까 무조건 이름 많아 써놓는게 좋다. 어차피 군대에서만 쓰니까 누가보는 지 신경 안써도 좋다. 그리고 밖에 화장품가게에서 쓰는 위장크림과 플라스틱 통에 담긴 로션 등도 도움이 된다. 보급품에 로션은 없기 때문이다. 칫솔 치약도 다 주고 양말 신발도 다 주니까 의류는 전혀 필요 없다. 의약품도 본인이 꼭 먹어야 하는 게 아닌 상비약 정도라면 진료를 볼 수 있으니 굳이 안 들고 가도 될 것 같다. 본인이 원래 먹어야 하는 약(고혈압약이나 비염약 등)은 봐준거 같긴 한데 그래도 처방전 들고 가야 분대장 들도 쉽게 이해할 것 같다. 그들도 사람인지라 그사람들의 편의(?)를 잘 봐주고 준비를 해가면 좋을 것 같다.

 

7. 연락은 얼마나?

사실 이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은데, 우리 때는 병사들 휴대폰사용이 금지였었기에 지금 훈련병들의 상황은 잘 모르겠다. 그 땐 행동 잘해야 상으로 전화 몇 분 주고, 분대장 훈련병 같은거 해야 상으로 전화가능하고 이랬다. 그래서 시간 재면서 5분, 6분이 지나면 칼같이 끊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참 야속했지만... 인터넷 편지는 매일 주지는 않았고 일주일에 두세번 주긴 한 것 같은데, 이게 많이 오냐 적게 오냐에 따라 애들끼리 부러움의 시선이 교차했다.ㅋㅋ

그래도 안오면 안오는대로 그런가보다, 오면 오는대로 그런가보다 하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무덤덤해지는 듯.

상으로 주는 전화기는 사용할 기회가 참 없었는데, 신호연결음도 시간에 포함하다보니 전화를 안 받는 가족이 참 아쉽긴했다. 그래도 훈련소에서 전화를 하는 것만도 어딘가...ㅠㅠ

본인이 다른 곳으로 편지를 보낼 수도 있는데 사실 육군훈련소에서 보내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최소 몇주 정도 걸리던 것 같은데, 그냥 집으로 한두통 보내는 거 아니면 연락을 위해서 편지 보내는 건 기대를 안 하는 게 좋다. 그래도 훈련소 때는 심심해서, 또 앞으로 오랫동안 못 볼 사람들을 위해서 편지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나만 그런건 아닌지 다들 유표랑 편지 봉투를 찾아서 난리다. 그래서 우표가 화폐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여유가 있으면 우표 한 30장 정도 들고가면 좋겠다. 물론 필수는 아니다. 난 안들고 갔는데 전~~혀 문제 없다.

 

8. 훈련소 동기들끼리 연락하는가?

우리는 안했다. 다들 후반기 교육도 있었고, 자대배치 받을 때 쯤엔 이병이라 눈치도 보이고 결정적으로 휴대폰이 없어서, 몇 개월 뒤에 여유가 생겨도 연락하기 애매한 느낌이라 자연스럽게 인연이 끝난 것 같다. 가끔씩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흔한 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 얘네랑 안 볼 사이인데 쌩까자'하는 마음가짐은 별로 안 좋은 것 같고, 소중한 인연이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니 잘 지내는 게 좋을 것이다. 실제로 자대배치 받으면 가끔씩 자주 보는 옆부대나, 아니면 같은 부대에서도 훈련소 동기들 볼 때도 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다. 훈련병들도 휴대폰을 쓸 수 있는 것 같은데(확실히는 모름), 그럼 우리와는 다른 문화일 듯...

 

 

이정도 정리해봤는데, 훈련소 겁먹고 긴장하고 갈 필요는 절대 없다. 다들 남자라면 한번은 경험할 만한 곳이 육군 훈련소고, 청년들의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데 문제 없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부족한 점은 있다. 그건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집단생활을 하면 겪을 문제이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개선해서 앞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참 그 때 생각하면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이 강렬했다. 춥고 힘들고 피곤했지만, 재미도 있었고 다양한 추억도 많이 쌓았다. 이렇게 과거를 추억하니 느낌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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