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비법 24
황세진 지음
예솔
예전에, 대학교에 처음 갔을 때 서점(영풍문고)에서 본 책인데 성악을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겐 꽤나 괜찮은 책으로 생각한다. 사실 내가 성악을 깊게 하는 것도 아니고 발성과 호흡을 위해서 아주 기본만 배우는 중이기에 이 책이 어떻다는 평가를 하기가 조심스럽다.
책은 크게 3가지로 첫 부분은 성악의 기본인 발성을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그 중에서도 호흡이 발성의 8할이라고 하면서 좋은 호흡을 이야기한다. 첫 째, 긴 호흡, 둘 째, 적은 양으로 맑고 우렁찬 소리를 낼 수 있는 호흡, 셋 째, 힘을 뺀 유연한 호흡, 마지막으로 넷 째, 일정하고 규칙적으로 뿜어내는 호흡이다. 저자는 항상 이 네 가지를 풀어가면서 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복식호흡으로, 하품하듯이 목이 활짝 열린 채로(턱을 위아래로 열어 목구멍의 공간을 넓혀야 한다) 노래하는 것이 좋다. 성악가가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혀로 목구멍을 막는 것인데, 내 경험상 이건 성악 뿐만 아니라 모든 말하기, 관악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통하는 원리라고 생각한다. 혀끝이 아랫니 뒤에 붙어 있으면 혀가 뒤로 말리지 않고, 혀에 힘을 뺄 수 있다. 턱 밑을 손가락으로 눌러봤을 때 근육이 딱딱하면 혀에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다.
또한 호흡의 힘으로 후두를 내려준다면 호흡이 충분히 공급되면서 성대가 자연스럽게 떨릴 수 있다. 그냥 힘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목의 힘을 빼면서 후두를 내려주어야 한다. 그래도 후두를 내리는 근육의 힘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라서 이 근육을 단련시켜야 한다. 하품하듯이 호흡으로 후두를 내려주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횡격막의 라인을 내려주는 것이 좋은데, 이 것은 목구멍이 열리도록 앞의 단계들을 잘 따라하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윗배 쪽에 횡격막 라인이 있음이 느껴지는데, 점차 그 라인을 아래로 낮추며 노래할 때도 아래쪽에 유지하도록 버틴다. 횡격막을 깊은 곳에 유지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가슴을 펴고 당당히 서 있는 좋은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좋은 자세를 만들고, 턱을 열어주고, 혀가 제 위치에서 힘을 빼고 있고, 후두를 낮춰주고, 횡격막을 내려주는 다섯 가지 작업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복식호흡을 사용하게 된다.
공명은 목소리의 울림인데, 이를 사용하면 소리에 힘이 생겨 멀리까지 전달된다. 또한 그 사람의 고유한 음색이 나오게 되며, 호흡을 절약하게 되고, 아름다운 선율로 노래하게 된다. 공명을 위해서는 먼저 호흡이 준비되어야 한다. 그리고 비강을 이용한다(이는 비음과는 다르다). 또한 연구개를 들어서 호흡이 통과해야 눈 사이로 호흡이 나오는 느낌이 들도록 할 수 있다.
발성의 핵심 세 가지는 호흡, 공명, 성대인데 성대를 명확히 떨리도록 하려면 발음을 명확히, 소리의 포인트를 앞으로 보내도록 해야한다. 이 때 목의 힘을 쓰지 말고 철저하게 호흡을 이용하도록 한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성악의 기본 지식(발성)’은 위와 같다. 그 뒤 2/3 정도는 레슨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 탁월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선배의 입장에서 가르쳐주고 있다. 사실 난 성악에 그다지 흥미는 없는데, 이 분은 정말로 열정적으로 성악의 세계를 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다만 전공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노력을 많이 하지는 않는 듯한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쓴 부분들인가보다. 가령 예를 들면 레슨 수첩을 만들라거나, 녹음을 하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하라는 조언을 전해주고, 탁월한 예술가가 되려면 꿈을 기록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독서에 매진하라는 이야기들이다.
내가 보기엔 이런 것들은 굳이 성악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라고 본다. 특히 꿈을 세우고, 그 꿈을 기록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꿈을 좀 더 명확하게 이루기 위해서 장기 목표, 중기 목표, 단기 목표로 나누어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 목표는 3~5년, 중기 목표를 6개월~1년, 단기 목표는 한 달, 한 주, 매일의 목표이다. 또한 삶을 주도적, 적극적으로 살아서 자기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 것은 습관이므로 실천에 옮길 것을 매일 찾아내고, 기록한 뒤 하나씩 행동에 옮기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음대의 성악과에 대해 흥미로운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기도 했는데, 의외로 다들 실력이 천차만별이고 이들 중에서도 노력파, 재능파 등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작가의 경험에 의하면 대략 30%는 계속 성장하고, 40%는 정체, 30%는 퇴보해서 성악을 포기한다고 한다. 이건 사실 대학의 다른 과도 마찬가지 아닌가? 음대라고 모두 음악에 열정적인 건 아닌가보다. 하여간 이런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성장하겠다는 의지, 꿈이 없어서, 두 번째는 발성의 기초가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기본기인 발성을 탄탄히 하는 것이 좋다는데 각 입학한 학생이나 졸업 후 유학을 간 학생이나 이런 ‘기본부족’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또한 나중에 가면 더 고치기 어려우므로 혀를 말아버린다거나 목구멍을 좁히는 나쁜 습관도 최대한 빨리 고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짧고 작은 책이었는데도 의외로 괜찮은 내용이 알차게 들어있어서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 다만 이 책의 내용이 옳은가 그른가는, 내가 이 분야를 아직 잘 모르므로 판단을 미루는 것이 좋겠다. 성악 말고 다른 분야에도 이런 기본을 잘 설명해주는 책이 많다면 참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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