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조국 지음
류재운 정리
다산북스
내가 조국 교수님을 알았던 건 아마도 2010년 쯤 이었던 것 같다. 한창 MB정권에 대한 비판기사와 우리사회의 변화가 끊임없이 나오던 그 즈음이었다.
그 때 트위터를 하면서 이 '독특한' 교수님의 트윗을 자주 보았는데, 아마도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나에게 남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나 역시 그와 비슷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가 수험생활과 약대에서의 생활 때문에 한동안 정치와 사회과학 쪽에는 관심을 끊었었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사회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그가 우연히 떠올랐다.
그래서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이 책을 빌렸는데 그의 사상과 함께 성장기도 재미있게 보았다.
그는 많은 걸 가진 사람이라 책을 읽는 중간마다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도 크고, 사회에서도 흔히 잘 생겼다고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서울대 법대 교수를 할 정도면 그래도 굉장히 똑똑하고, 거기다가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가족을 향한 사랑, 학문에 대한 열정을 가진 그가 너무 부러웠다.
그러나 갑자기 이런 생각이 스쳤다. 그는 그다. 그 분은 그의 인생을 사는 것일뿐, 괜히 열폭하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엔 전혀 다른 길에서 레이스를 하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그저 그의 장점과 열정만 기억하면서, 좋은 멘토라고 생각하면서 나 역시 앞으로 달려나가야겠다.
사실 이 책은 그 개인의 인생사, 그리고 한국 사회와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담긴 책이라 읽으면서 흥미는 있었지만 딱히 새로운 개념을 알아냈다던가 한 것은 거의 없었다. 그저 시야가 넓어졌다는 정도?
그래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구절이 많아서 읽으면서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이 책의 후반부에 나온 버트런드 러셀의 문장을 읽으면서 정말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었구나. 나만 이런걸로 고민하고 있는게 아니었구나.
치열하게 삶을 살고, 다시 책을 가까이 해야겠다.
버트런드 러셀 또한 내가 사랑하는 지식인이다. 그는 『러셀 자서전』에서 자신이 이 세 가지 열정에 사로잡혀 떠돈 나그네라고 말했다. 지식인이라면, 누구나 이 세 가지 열정에 대해 다들 공감할 것이다.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열정들이 나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의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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