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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것이 아름답다 - 남세희, 최영민

코리안더 2014. 7. 1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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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것이 아름답다

남세희, 최영민 지음

중앙books

 

작년에도 두 분의 책 후기를 쓴 것 같은데 이번엔 두 분이 책을 같이 쓰셨다. 이번에 나온 책은 좀 더 실전적인, 그리고 운동을 잘 모르는 여자들을 타겟으로 쓴 느낌이 강했다. 사진도 거의 다 여자 모델이었고, 차근차근 쉬운 개념부터 설명하고, 너무 어려운 개념은 오히려 과감히 배제해서 훨씬 더 읽기 쉬웠다. 만약에 좀 더 깊은 지식(?)이 필요하면 저 두 저자의 다른 책을 찾아서 보면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다(특히 『다이어트 진화론』은 꼭 보시라.).

 

사진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건강하고 탄탄한 모델 분이 정말 예쁘다. 책을 뒤적거려보니 X-fit의 '김민지'라는 분 같은데, 하여튼 진정한 미란 마네킹이나 성형으로 완성된 비자연적인 인체의 아름다움보다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몸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만약 독자들이 읽을 수만 있다면 훨씬 더 많이 설명했겠지만) 이런 운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딱 5개의 운동을 소개해준다.

데드리프트, 케틀벨 스윙, 클린, 스콰트 푸시 프레스. (마지막 하나는 아마도 히프 스러스터를 말하는 듯하다.)

 

이 책은 인체와 운동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을 하고, 각 운동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설명 후, 실전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집에서도 운동을 잘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이 책을 읽는다고 집에서 운동을 정확한 자세로 하기도 힘들 뿐더러, 이 책의 내용만이 전부인 것은 아니기에, 처음 운동을 접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분들은 그냥 체육관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이 책이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개념을 분명히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 놓았지만 책에서도 나온 것 처럼 '신체 자각'을 통해서 지도자를 만나서 시범을 보고 자세를 반복하며 피드백을 통해 배우는 것이 인간에겐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었고, (내가 보기엔)가장 효율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었으면 개념들을 기억하되, 체육관에 달려가서 훌륭한 스승에게 다시 배워라. 그래야 가장 정확한 자세를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어디로 가야 되냐고 묻는다면, 알아서 검색하면 나올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해야 될 것은, 이 분들이 소개하는 운동 종목, 즉 크로스핏이 모든 종목 중 가장 우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크로스핏은 크로스핏이다. 만약에 자기가 잘 달리고 싶다면 마라톤 트레이너에게 가고, 역도를 배우고 싶으면 역도 동호회를 찾아서 가라(요샌 종로구의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도 역도를 가르친다.). 몸을 예쁘게 만들고 싶으면 보디빌딩을 하는 것이 옳다. 크로스핏이 분명히 좋은 운동인 건 맞는데 아무에게나 가서 '이게 짱임'이렇게 말을 하면 안된다.

 

어쩌다보니 독서후기가 체육관소개가 되어 버렸는데, 하여간 이 책의 1장인 '오리엔테이션'은 정말 운동을 싫어하지만 예뻐지고 싶은 사람들을 붙잡고 귀에 박히도록 구구절절 얘기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잘 쓰여져 있다.

 

"두 번째로 목격할 수 있는 건 본말이 전도된 현대 피트니스 산업의 치부다. 몸이 제대로 운동한(기능) 결과 남겨진 부산물이 멋진 몸매(형태)다. 그러나 현대 피트니스 산업은 본말을 전도시켜 운동을 멋진 몸매를 만들기 위한 수단 정도로 전락시켰다. (중략) 인간은 보수적인 존재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적극적으로 의심하길 좋아한다. 아예 의심을 넘어서 '적극적인 거부'를 표현하는 이들도 많다. 안타깝지만 헬스클럽의 현주소가 정확히 그런 경우다. 건강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무엇이 건강에 좋은지는 잘 모른다. 더 나아가 애초에 건강이 아니라 트렌드에 관심이 몰린 사람들끼리 모여 적극적인 거부를 행사한다. 이들은 '형태보다 중요한 건 움직임입니다. 기능적으로 움직여 봅시다. 러닝머신 말고 다른 운동도 해봅시다' 하는 새로운 제안에 완강히 거부권을 행사한다! 이름 하여 정보의 부재, 의식의 부재, 인식의 부재가 삼위일체를 이룬 상황이다. 정보의 부재란 '무산소 운동 후 유산소 운동을 30분 이상 꼭 해줘야 살이 빠진다' 혹은 '달리기보다 걷기가 운동량도 많고 체지방도 많이 탄다' 등의 잘못된 정보가 횡행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건 틀린 정보들이 범람하는 지면이나 전파를 무작정 맹신하고 따라가다 보면 이제 의식의 부재 단계에 돌입한다. 연예인 이름만 달면 날개 달린 듯 유행하는 정체불명의 운동법들이 의식의 부재를 대표한다. 끝으로 인식의 부재 단계까지 도달하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 무엇인지 혹은 알맞은 운동량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자각 없이 그저 기계적인 움직임을 반복하게 된다. 이 '부재의 삼위일체'와 '잇속을 위해 오답을 말하는 사람들'이 만나면 마침내 최첨단 헬스클럽이 완성된다.

헬스클럽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기 전에는 오히려 사정이 좋았다. 사람들은 운동기구라고 하면 철봉이나 아령같은 쇳덩이부터 떠올리고 도장이나 운동장에 모여 운동을 하던 그 시절을 말한다. 그러나 외래어로 치장된 간판을 달고 낯선 기계들이 즐비한 헬스클럽들이 범람하면서 헬스라는 모호한 운동이 피트니스 시장의 주류가 되어버렸다. 이들의 특징은 '정체불명'이라는 것이다. (중략)

이런 정체불명 운동의 희생자들은 주로 여성이다. '연예인, S라인, 잔근육, 부위별 살빼기' 등등이 희생자들을 물색하는 데 주로 동원되는 키워드다. 여기에 앞에서 언급한 잇속을 챙기기 위해 오답을 말하는 사람들이 부채질하고 부재의 삼위일체가 겹쳐지면 희생자는 늘어만 간다. 일단 정보의 부재에서 출발한다. 여성들은 목말라 있다. 누구나 '아름다워지고 싶다, 날씬해지고 싶다'는 욕구를 품는다. 그러나 구체적인 'How to'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럴 때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자칭 셀렙, 연예인, 전문가들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면서 의식의 부재 단계로 나아간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헬스클럽 운동을 맹신하면서 인식의 부재로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물론 운동을 시작하는 데 동기부여는 중요하다. 그러나 애초에 잘못된 목표나 롤모델을 향해 설정된 동기는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매스컴과 결탁해 연예인을 '워너비'로 삼게 만드는 피트니스 마케팅은 좋지 않은 동기부여의 대표 사례다. 특이 이런 연예인 마케팅이 위험한 이유는 수술, 시술, 메이크업 심지어 화면 조작까지 동원해 뽑아낸 120%짜리 결과물을 마치 순수한 노력과 재능의 산물인 양 치장하기 때문이다. 상위 1%가 하위99%를 지배할 때 악용하는 말장난이 피트니스 업계에서도 아주 잘 통용되고 있다. (중략)

그러나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같은 결과물을 재능과 노력의 산물인 양 포장해 대중을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보의 부재로 시작해 의식의 부재에 도달한 사람들은 모든 걸 자신의 의지와 노력의 문제로 돌리며 자학하거나, 성형외과로 가야 할 문제를 운동을 통해 해결하려든다. 플라스틱 비너스와 이들을 추종하는 무리들은 모두 '부재의 삼위일체'가 그려낸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솔직히 이렇게 중간에 많이 빼먹은 글을 읽어선 제대로 맛이 안 산다. 직접 책으로 읽는 게 훨씬 좋다. 그러나 내가 그나마 주변의 사람들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들을 추려내었는데, 어찌 이렇게 잘 썼는지 그의 글쓰기 능력이 정말 부럽다.

어쨌든 이 책에서는 크게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운동을 선정하고, 가르쳐주는 데 그 세 가지가 바로 프라이멀(Primal), 펀더멘털(Fundamental), 미니멀(Minimal)이다. 사실 우리 생활에서도 적용 할 수 있는 저 세 가지 키워드는 운동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가장 근원적이고 자연적인, 기초적이고 간단한, 그리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동하는 것을 이 책에서는 강조한다.(사실 이건 우리의 삶에서도 깊이 적용되는 키워드가 아닐까)

이 책, 지금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어떤 책인지 한 번 살펴본 정도였지만 돈이 생기면 그 땐 정말 다시 사서 보아야겠다. 그 만큼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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