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문학사상
이 책을 읽고, 너무나 우울해졌다.
그러나 이 책이 사실 그렇게 우울한 책은 아니다. 사랑과 상실에 대해 가볍게 썼지만, 그 주제자체가 조금은 울적하고 감정적이라서 그럴 뿐. 내가 요즘 너무 우울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느끼는 것은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주인공 와타나베가 누군가와 만나고, 어떤 일이 벌어졌고, 어떤 결과가 일어났다는 것만 알았지, 작가가 무엇을 말하려고 한건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게 작가의 의도였을까?
주인공이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조금은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세상사람들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눈다면 비정상일 것 같은 사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아니오히려 이 세상에 정상이라고 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내가 남을 볼 땐 그 사람의 일부만 볼테니 당연히 정상이라고 보겠지만, 내가 한 번 그 사람이 된다면 그도 비정상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상실, 소설을 읽는 내내 가슴 한 쪽이 불편했다. 내가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잃었는데, 아니 실제로 죽은 것이 아니고 그 관계를 잃어버렸는데 그런 상실을 하나씩 떠올릴 때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소설 초반에 비행기에 가슴을 묻었던 주인공의 심정이, 책을 다 읽으면서 이해가 되었다. 사랑도, 결국에 다 잃어버리겠지. 조금은 허망하다. 오랫동안 좋게좋게 간직하고 싶었는데... 너무 가슴아파서 책을 읽다가덮다가를 반복했는데 이런 소설은 이제 다시는 읽고 싶지 않다. 좀 더 경쾌한 소설들을 읽고 싶다.
사실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다. 문학작품들은 주로 안 읽다보니 소설을 몇년 만에 읽은 건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소설을 읽는 재미란게 있는것 같기도 하다. 그 전체적인 내용과 인물은 나와 상관 없는 경우가 많지만, 그 인물들이 겪는 사건과, 생각의 실마리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충분히 감동받을 수 있을 만한 형태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마치 우리에게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래서 소설을 읽는가보다.
정말 시간이 없는데... 소설도 나름대로 열심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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