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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이부스(시로코 팬) 설치 후기, 스위치 결선 방법.

코리안더 2014. 7. 3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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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 작업실의 환기를 위해서 인터넷을 뒤지다가 스프레이부스에서 힌트를 얻어서 환풍기인 시로코팬을 사서 설치하기로 했다(아마 블로워를 이용해도 비슷한 방법일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카페에서 스프레이부스 제작기들을 참고하여 봤는데 구조에 대한 설명들은 많이 있어도 막상 중요한 환풍기 설치법에 관해선 이야기가 많이 없다보니 제목에 스프레이부스 설치 후기라는 말을 달았다(어차피 스프레이 부스로도 쓰긴 할거였지만...). 혹시나 스프레이부스를 설치하는 분들이 이 포스팅을 본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내가 제일 걱정한 것은 전기배선 관련지식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는데(머릿속에 물리 시간에 배운 회로지식만 조금 있다),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보아도 초보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깔끔하게 설명해놓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어찌하여 이리저리 찾아서 지식을 쌓은 후, 인터넷에서 주문했다.

옥션에서 시로코 팬과 자바라 호스, 스위치 등을 주문했는데 하루만에 도착했다.

모델은 TIS-160FS이다. 크고 무겁긴 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크고 무거운 건 아니었다.

 

 

 

정면에서 흡기한 뒤, 측면에서 다시 빼내는 구조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와서 작동시켜보니 바람을 꽤나 세게 빨아들인다. 옥션같은 곳에서 주문할 때 방충망 같은 철망도 같이 주문을 하면 제작할 때 시간도 아끼고 덜 번거로울 것 같다(저 흡기구의 크기는 옥션 사이트에 상세히 기재되어 있으니 그걸보고 알맞은 사이즈로 주문하자.).

 

그런데

 

전선이 이게 끝이다! 이 제품은 심지어 접지선도 없다!!

이런 걸 주문해본 적이 없으니 당연히 플러그 같은 걸로 올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내가 전선까지도 다 사야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선까지도 인터넷으로 살 필요가 있나 싶어서 집에 있는 옛 컴퓨터 전원선을 이용해서 만들기로 했다. 어차피 새 전선을 사도 전선을 꼬아서 절연 테이프로 감아야하니 과정은 아래와 거의 똑같다.

 

 

0. 재료 준비하기

아래는 내가 사용한 공구/재료들. 전선을 자를 생각이라 롱 노즈 플라이어(또는 니퍼), 커터 칼, 절연 테이프는 필수다. 드라이버는 스위치 때문에 준비했다.

아랫 쪽에 잘려나간 검은선은 컴퓨터 전원선인데 작업 도중에 찍은거라 저런 상태다. 만약 전선을 새로 사서 만든다면, 인터넷에서 전선과 플러그를 꼭 함께 사자. 전선만 사면 정말로 선만 온다. 그러므로 플러그와 전선도 따로 연결해 주어야 한다. 그런게 귀찮다면 집 한구석에 쌓여 있는 안 쓰는 전선을 아무거나 쓰자. 굳이 저런 컴퓨터 파워선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인 전선이라면 상관은 없다.

주의해야 할 점은, 절대로 플러그를 미리 꽂아놓고 작업하면 안 된다. 감전될 수 있으므로 플러그는 꼭 빼놓고 작업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로 물 묻은 손으로 하지 말자.

 

 

1. 전선 준비하기

파워선의 끝을 조심스레 자르면 다시 이렇게 다른 색깔로 구분할 수 있는 전선이 나오는데, 이중에서 노란선은 접지선이다. 종류에 따라 녹색선일 수도 있다. 푸른색 선/갈색선은 전기가 들어오는 선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검정색/흰색 등으로 색이 다를 수가 있다.

전선 색은 삼상이면 좀 더 엄격하게 지켜야하는 것 같은데 삼상전기를 쓰는 사람은 어차피 전기고수일테니 이 포스팅이 필요 없을테고, 우리 같은 사람들은 보통 단상을 쓸테니 이 것만 따라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전기제품은 모두 회로를 구성해야 하니 한쪽이 들어가는 선이면 다른 한쪽은 나가는 선이다(어차피 교류라서 방향은 계속 바뀌게 된다.). 그러니 저 두선의 색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고, 전기제품과 연결시켜 회로를 구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그래도 선끼리 색을 맞춰주면 훨씬 보기 편할테니 같은 색끼리 맞춰주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검정/빨강/갈색/푸른청색 은 전선이고, 이것들끼리는 이왕이면 색을 맞춰 연결해주고, 아니라면 색은 굳이 신경 안써도 됨. 중요한 건 한 선에 다른선이 두개 이상 연결 안 되게 해야 함(집 날아감).

녹색/노란색은 접지선(어스선)으로, 만약 접지선이 양쪽에 둘 다 나와 있다면 서로 연결시켜 주면 됨. 없다면 굳이 연결 안해도 되지만, 접지하는 게 더 안전함. 접지선은 절대로 다른 전선과는 연결하면 안됨. 접지선끼리만 연결!

 

 

2. 전선 연결하기

다음은 전선 연결이다. 전기제품(환풍기)의 전선들과 플러그가 달린 전선들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난 청색-청색을 연결했고, 갈색-갈색을 연결하였다(굳이 색을 맞출 필요는 없다. 그러나 헷갈리지 않게 하려고 그런 것이다.). 접지선은 환풍기의 접지선이 없다보니 따로 연결하지는 않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접지선은 접지선끼리만 연결해야 한다. 절대로 다른 선과 연결하지 말자. 그리고 한쪽전선끼리 연결했으면, 반대쪽 전선은 그들끼리만 연결하자. 절대로 전선이 서로 섞여서 회로가 엉키면 안 된다(집 날아감).

색깔 전선들을 다시 조심스럽게 벗겨내면 에나멜 선 가닥들이 나오는데, 이것들을 손가락으로 간단하게 꼬아서 모아준 뒤, 다시 두 전선끼리 맞대고 꼬아서 연결시킨다.

 

이렇게 되는데, 전선 종류에 따라서 굵은 전선 하나만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건 그냥 바로 손가락으로 꼬면 될 것이다. 그 다음은 절연테이프를 이용해서 안전하게 감으면 된다. 테이프로 감을 때는 느슨하게 감지말고 팽팽하게, 전선이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감아주자.

 

 

테이프를 별로 안 감은 것 같지만 에나멜선 끼리만 한 번 감고, 다시 전체적으로 더 크게 한번 더 감아주었다. 난 이렇게 안전하게(과하게) 감아야 불이 안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다음으로 갈색 선을 감으면 되는데, 만약 스위치를 쓰지 않고 플러그를 꽂았을 때 환풍기가 바로 작동하게 하려면 위의 청색선을 연결했던 것처럼 갈색선끼리 바로 감아주자.

 

3. 스위치 연결하기

내 계획은 갈색선 사이에 스위치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사실 청색선 사이에 스위치를 넣어도 상관없다.) 그래서 추가적으로 스위치를 구입한 것이었는데, 굳이 스위치가 필요없으면 사지말자.

다음은 스위치의 한쪽을 찍은 사진이다. 반대쪽도 똑같이 생겼다.

여기서 왼쪽(안쪽)에 보이는 작은 나사는 저 철판을 고정시키는 역할일 뿐이고,굵고 큰 오른쪽(바깥 쪽) 나사가 전선과 금속판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즉 전선은 큰 나사와 얆은 금속 철판 사이에 맞물리게 위치하는데, 머릿속에 회로를 그려보면 전선사이에 얇은 금속판이 있는 구조인 것이다. 그 금속판들의 연결을 우리가 임의로 열고, 닫는 것이다.

 

 

다음 두 사진은 전선과 스위치를 연결한 사진이다. 간단하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적당히 풀어서 그 사이에 에나멜 선 다발을 끼워넣어주고, 다시 나사를 조여주면 된다. 그러면 에나멜선과 나사-금속판이 연결된 셈인데, 이 때 전선을 당겨보아서 쑥 뽑혀나오지 않도록 꽤 튼튼하게 잘 조여주어야 한다.

 

반대 쪽도 마찬가지로 선을 연결해주면 전선은 모두 연결된 셈이다.

 

 

4. 정리하기

나 같은 경우는 파란색 선 묶음도 스위치 상자 안에 넣어버렸는데 굳이 넣을 필요는 없다. 괜히 넣어놨다가 합선 될 지도 모르니 만약에 넣을 거라면 잘 정리하자. 바깥에 놓아둘 거라면 혹시 모르니 더 안전하게 테이프로 잘 감아주자. 정리를 다 했으면 스위치 뚜껑을 닫고 잘 사용하면 된다.

 

접지선 같은 경우, 전화로 판매자분께 물어본 결과 환풍기를 실외에 설치할 계획이면 접지선을 꼭 설치해야 하지만 실내라면 굳이 접지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하셨다. 뭐 불안하다면 접지선을 사서 환풍기의 어스선 고리에 걸어 연결시킨 뒤, 전선의 접지선과 연결시키든가 수도관과 연결시킨다. 여의치 않으면 구리판을 땅속 깊히 묻어서 접지를...할 수도 있지만 귀찮으니 난 그냥 넘어갔다.

그래도 혹시나 접지선을 연결할 지도 몰라서 스위치 뒤쪽에 노란색 접지선을 붙여놓았다. 이 선은 환풍기에서 나온 선이 아니라 플러그에 연결된 전선에 원래 있던 선(컴퓨터 파워케이블이라서 존재했던 것임.)이라서 전류도 안 흐른다. 환풍기에서 나온 전기선은 절대로 이렇게 연결하지 말자.

 

자 이제 플러그를 전선 꽂아서 한 번 시험 작동시켜보자.

주의해야 할 점은,

플러그는 꼭 빼놓은 채로 작업하다가, 시험 작동시킬 때만 꽂자.

또 감전되거나 집 날리고 싶지 않으면 물 묻은 손으로 절대로 하면 안된다.

그리고 환풍기는 원래 바람이 세다보니 이걸 작동시킬 때는 주변에 빨려들어갈 만한 걸 절대로 놔두지 말자. 바람세기를 측정하고 싶으면 손가락 말고 종이나 휴지 같은 걸로 조심스레 가까이 대보자. 다른 물건이 빨려 들어갈 수 있으니 흡기구는 무조건 철망으로 안전하게 해놓자.

 

아직 환풍기를 완전히 다 설치하진 않았지만, 이 것만 설치했는데도 다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혹여나 스프레이부스를 설치하거나, 또는 시로코 팬 같은 전기제품을 이용하여 집에서 간단하게 제품을 사용할 일이 있는 분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 이 포스팅에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꼭 댓글로 알려주세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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