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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 금난새

코리안더 2013. 8. 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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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1, 2

금난새 지음

생각의 나무

 

이 책은 클래식 음악 지휘자로 유명한 금난새 선생님이 쓴 것이다. 나도 이 쪽 방면에는 거의 지식이 없는지라 몇 권의 책을 도서관에서 고르다가 읽은 책인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쓴 만큼 매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너무 얕지도 어렵지도 않은 수준이라서 아주 쉽게 집중하며 읽은 책이다.

사실 클래식 음악은 우리 삶에서 아주 가까이 있으면서도, 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클래식 음악에서 주로 쓰이는 악기를 연습하고 있긴 하지만, 나 조차도 클래식에 관해 깊이 알고 있지는 않다. 일반인들보다 아주 조금 더 잘 아는 수준일 뿐. 이 원인에 대해선 몇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크게 2가지를 꼽아보자면 첫째로 클래식은 서양 귀족들의 음악이었으며, 둘 째로 우리나라 음악 교육이 주입식이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클래식이 서양 귀족들을 중심으로 발전되다보니 점점 더 음악이 고급화되고 세밀화되면서 초보들에게 진입장벽을 만들어주었을 것 같다. 또 서양의 음악이니 그들과 다른 문화를 가진 우리는 당연히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가 흔히 지칭하는 클래식은 현대 음악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음악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낯설고 크게 흥미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클래식은 우리에게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위에서 말한 이런 몇 가지 이유들은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문화권이나, 심지어 아메리카대륙에 위치한 많은 나라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내가 둘 째로 제시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특이적으로 클래식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인데, 클래식 음악을 쉽고 재밌게 소개시켜 줄 수 있는 초중고 음악교육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입시위주의 학교 공부 때문에 가뜩이나 음악수업시간이 부족한데, 또 학생들을 평가해야하는 음악선생님들은 클래식음악을 잘 접하게 해주고 싶어도 힘들 것이다. 내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음악시간은 크게 2가지로 싫었다. 첫 째로 실기평가를 너무 못해서 남들 앞에서 서는 것이 아주 힘들었기 때문이고, 둘 째로 암기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였다. 사실 실기평가를 못하는 건 나의 문제일 수도 있겠는데, 음악을 단순 암기로 배운 것이 과연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암기가 어느 정도 필요한 건 사실이다. 악보를 읽으려면 기호들을 알아야하고, 음악을 감상하는 데는 음악가의 생애나 시대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기회를 놓쳐버리니 매우 아쉽다. 어쩌다보니 요즘 중학교음악교과서를 샀는데, 거기엔 아주 즐길 수 있도록 책의 구성이 크게 바뀐 게 매우 인상 깊었지만, 과연 이렇게 바뀌고 나서도 근본적인 우리의 교육의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음악교육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사실 난 그 때 음악 시간이 싫지는 않았다. 선생님도 아주 좋았고, 가끔씩 감상하고 배운 작품들은 아직도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다.)

하여간 이런 나의 불우한(?) 음악의 추억 덕분에 클래식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고, 단편적인 몇몇 지식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청소년을 위한 이 책을 읽으니 지식의 눈높이(?)가 딱 맞아서 그런지 매우 쉽게 읽힌 것 같다.

책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두 음악가의 생애를 중심으로 챕터를 풀어내며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그들의 대표작을 몇 가지 추천하고, 생소한 음악 용어를 설명해놓은 식이다. 처음에는 1권만 기획해서 그런지 1권에 아주 유명한 음악가들이 포진해있었다. 2권은 그보단 조금 덜 유명한 후기의 사람들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이야기 중간 중간마다 그 시대의 삽화가 풍부하게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았고, 음악가들의 재미있는 에피소드, 흥미로운 점들을 재미있게 풀어내어서 매우 유쾌했다. 아무것도 몰라도, ‘클래식음악의 세계가 이렇구나’라는 대략적인 생각의 지도를 쓸 수 있다고나 할까? 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를 보고 이걸 다시 읽으니 클래식이 한층 친숙하게 다가왔다.

내가 10대 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면 내 삶은 얼마나 더 풍부해졌을까? 나의 지나간 10대가 조금은 아쉽기도 하고,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런 책을 읽으며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1권, 2권으로 나누어져서 발매되었는데, 학교도서관에서 찾으니 두 권을 합친 판이 새로 나와 있었다. 잠시 비교해보니 챕터순서나 구성이 약간 바뀌었고, 삽화가 더 풍부하고 편집이 더 깔끔하게 되어서 읽기 쉬운 듯 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내용의 차이는 없는 듯하다. 새로 읽는 독자라면 합본도 좋고, 들고 다니면서 읽을 거라면 각각 따로 사도 좋을 듯 하다.

 

 

다음은 챕터 말미에 있는, 각 음악가들의 음악 중 추천하는 것들을 모았다.

<금난새의 클래식 추천음악>

바흐 - <이탈리아 협주곡>

헨델 - 오페라<세르세> 중 ‘라르고’

모차르트 -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하이든 - <고별 교향곡>

베토벤 - <에그몬트 서곡>

로시니 - <빌헬름 텔 서곡>

슈베르트 - <미완성 교향곡>

멘델스존 - 교향곡 4번<이탈리아>

쇼팽 - <프렐류드전주곡)>

리스트 - <피아노 협주곡 1번>

브람스 - <1번 교향곡>

바그너 - <탄호이저>

차이코프스키 -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림스키-코르사코프 - <왕벌의 비행> & <세헤라자데>

드뷔시 -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라벨 - <전람회의 그림>(편곡)

드보르작 - 교향곡 제9번 <신세계에서>, <슬라브 무곡> Op.72의 제2번, <루살카> 중 <달의 노래>

스메타나 - 교향시 <나의 조국> 중 <블타바>, 현악사중주 <나의 생애에서>

말러 -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브루크너 - 교향곡 제4번 <로맨틱>

시벨리우스 - 교향시 <핀란디아>, <왈츠 트리스테>

그리그 - <홀베르그 모음곡>

프로코피에프 - 교향곡 제1번 <고전적>

쇼스타코비치 - 교향곡 제5번 <혁명>, 피아노 협주곡 제2번, 현악사중주 제8번

비제 - 오페라 <카르멘> 중 <꽃노래>

생상 - <삼손과 델릴라> 중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동물의 사육제>, 교향곡 제3번 <오르간> 중 제2악장, 피아노 협주곡 제2번

스트라빈스키 - <불새>

바르토크 -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제3번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민둥산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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