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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필수 백과사전, 삐뽀삐뽀 119 소아과

코리안더 2021. 8. 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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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뽀삐뽀 119 소아과
하정훈 지음

유니책방

 

 두껍다. 약 1000쪽의 책을 보면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다. 대개 이런책이 그렇듯이, 다들 내용이 좋은건 알면서도 언제 다 읽을 수 있나 고민하다가 안사게 되는 책 중 하나다. 그래도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키울 예정이라면 꼭 사서 보기 바란다.

 


1. 서문만 봐도 책값을 한다.

 대개 예전에는 엄마들이 그들의 부모님세대의 말씀을 많이 듣고 아이들을 키웠다. 물론 경험적으로 맞는 말도 많겠지만 실제 의학지식과 반대되는 치료법이 제법 많았다. 벌에 쏘였을 때 된장을 발라라, 설사하면 무조건 아무것도 먹이지마라 등등, 황당한 것도 위험한 것도 많았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지식이 수평화 되긴했지만 각종 마케팅광고와 과거의 비방(?)이 섞이면서 여전히 황당한 지식이 많다. 실제 아이들 엄마와 이야기하다보면 '아무데나 바를 수 있는 상처연고'라거나 '만능 안약'을 찾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돈을 많이 써야만 잘 키울 수 있다거나, 그 때 그때 본인의 귀찮음에 의해 선택한 간편한 해결책이 마냥 괜찮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 책의 서문에서부터 마지막까지 저자는 부모님도 부지런히 육아공부를 해야하고 힘들어도 아이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키워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또한 과거의 경험으로 키우지 말고, 동네 소아과 의사 선생님을 믿고 키우라고 한다.

 

2. 아이 키우기는 원래 힘들다.

아이 키우기는 정말 힘들다. 생각해보면 나자신도 제대로 모르는데, 같은 성인도 아니고 어떻게 말도 안 통하는 존재의 욕구를 다 파악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을까? 심지어 아기들은 어른처럼 튼튼하지도 않다. 조금만 아파도 생명이 위험하다. 아이들은 발달과정도 모두 다르다. 게임처럼 몇 레벨에 어떤 스킬이 생기거나 하지 않는다. 그래서 책을 미리 읽어야 한다. 모른채로 겪으면 이미 늦을 수도 있다. 아동 발달에 대한 체계적 연구 결과와 저자가 실제 임상에서 마주친 여러 경험이 이 책에 이해하기 쉽게 나와 있으니 부모가 되고 싶다면 시간이 되는대로 열심히 읽어놓자. 

 

3. 의사 말 좀 믿자.

 대개 의료계열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의사에 대해 가지는 편견 중 하나는 환자는 안중에 없고 돈에 눈이 멀어서 필요도 없는 약이나 쓸데 없는 치료를 남발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도 없진 않을 거고 모든 의사가 수입에 초월한 존재도 아니다. 대부분의 의사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직업적 윤리)과 금전적 욕구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작고 귀여운 그런 존재들에게 작정하고 악한짓을 하겠는가? 그들도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본인 또는 주변에 자식이 있을 것이고 인간으로서 여러가지 감정을 가진 존재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걸 생각하면 대부분의 의사는 결코 비윤리적인 행위를 의도적으로 하지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청춘 내내 공부한 분야인 소아과학을 믿자. 그들의 조언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주의깊게 따르자. 이제 막 자식은 낳은 부모님이나, 할머니는 평생동안 육아를 몇명 해 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여러 문제에 처한 수많은 아이들을 본 경험이 있다.

 

4. 발췌하기 편한 구조. 통독하기엔 조금 힘들다.

 나의 경우, 업무 목적으로 통독을 했다. 물론 부모님이라면 한두번 정도 다 읽어보는 게 제일 좋지만 인생에서 이 때만큼 바쁜 순간이 또 있을까? 직접 애도 키워야하고, 회사생활하랴, 집안일하랴 정신이 없을 때가 바로 결혼초와 육아초기이다. 이 때 천 쪽에 달하는 책을 언제 다 읽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친절하게도 목차에서 특정부분만 찾아서 읽어도 관련 지식을 거의다 섭렵할 수 있도록 내용을 정리했다. 일반적인 교과서라면 앞부분의 개론을 읽지 않으면 뒷부분의 각론을 읽어도 이해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책 전체에서는 내용이 중복되지만 그 부분만 발췌해서 읽어도 이해에 문제가 없어서 시간이 부족한 부모님에게는 오히려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녹변을 보는 문제는 '변의 이상' 부분에서도 나오지만 '깜아기가 깜짝깜짝 놀랄 때' 부분에도 잠깐 소개되어 있다. 변비에 관한 내용도 '변의 이상'에서 뿐만 아니라 군데군데 나오는데, 대개 비슷한 내용들이 반복적으로 나와있다. 통독할 때는 이런 부분이 많이 나와서 읽기 힘들 때도 있었고 대충 넘겨읽은 것도 있었지만 바쁜 부모님들에게는 이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아이를 키우거나 키울 예정이라면 일단 꼭 사자. 구성이 좋아서 시간나면 궁금한 부분만 읽어도 충분하고, 급할 때 찾아서 읽을수도 있다. 다른 교과서적인 서적과 다르게 저자의 임상, 육아 경험과 의료 지식이 편한 문체로 씌여져서 부담없이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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