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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만 발견해서 아쉬운, 투자의 재발견

코리안더 2021. 8.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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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재발견
이고은 지음

스마트북스

 

뭐 때문에 이 책을 골랐는지 잘 기억은 안 난다. 다만 자산을 불리는 과정을 '거위 농장' 키우기에 비유해서 참신하다고 생각을 하며 저번에 리뷰한 『돈의 속성』(서평 링크)과 함께 샀다.

짧게 평하자면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를 위해서 쓴 책 같은데 기본 내용이 부족한 듯하기도 하고 본격적인 투자대상(부동산, 주식 등)에 대한 설명도 너무 부동산에만 치우쳐있다는 느낌이 든다. 독자 설정도 애매하고,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투자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는 교양 투자 개론서인 줄 알았는데 부동산 얘기만 읽다가 끝난 것 같다.


 

1. 현금흐름만이 최고의 투자목표인가?

 저자는 이 책 서문에서 크게 세 가지를 강조하는데 첫 째가 현금흐름이 만들어지는 자산을 모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 중요한 첫번째 전제를 계속 머릿속에 두고 있다면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투자법을 이해하기 쉽다. 현금흐름은 중요하다. 기업이 돈을 얼마나 잘 벌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도 강남 아파트에서 하우스푸어로 사느니 현금흐름이 원활한 자유인이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부동산 투자에서도 갭 투자보다는 전세 레버리지 투자를 추천하고, 주식에 투자를 할 때도 다른 어떤 가치보다 배당을 많이 주는 미국 기업에 투자하길 추천한다.

 과연 그럴까? 부동산 시장은 내가 잘 모른다치고, 주식시장에서만큼은 배당주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주가 등락에 따른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도 큰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배당투자가 그렇게 쉽고 편하다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것이고, 시장에서의 초과수익은 이미 없어졌을 것이다. 그 유명한 피터 린치 역시 배당 같은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워렌 버핏도 고배당 정책을 신경 쓰긴 했지만 정작 그 역시 시세차익으로 크게 불린 케이스다. 물론 투자할 개별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은 매우 적극적인 과정이라 신경 쓸 게 많긴 하지만 이왕 투자자로 살겠다면 이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 그 과정이 귀찮거나 인간의 주관을 믿지 못한다면 퀀트 투자법이 있다. 또한 배당주의 주가가 아무리 다른 유형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해도 사업의 성쇠에 따라 주가와 배당금이 들쭉날쭉해진다. 이걸 고려하면 배당주 투자를 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물론 눈감고 뇌동 매매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책에서는 이러이러해서 (성장주나 턴어라운드주같은)다른 주식보다 배당귀족주 짱! 이런 이유는 빠진 채, 단지 현금흐름이 좋으니까 배당주가 좋다는 논리라서 읽는 내내 갸우뚱했다. 보통 고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을 4%라고 하고, 연 1200만 원(월 100만 원)을 받기 위해서는 30억 원이 필요하다. 세금을 생각하면 얼마나 더 큰 금액을 모아야 하는가? 주주명부에 올라만 있으면 숨만 쉬어도 배당을 주기 좋긴 한데, 투자를 평생 한다고 생각하면 저렇게 깔아놓아야 할 30억 원이 아깝다.

2. 레버리지, 마법의 지렛대

 레버리지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 난 아차싶었다. 내 인생이 유한하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조금씩 사라진다. 매월 1%씩 자산이 상승한다고 해도, 이걸로 유의미한 부를 이루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좁히기 위해서는 적절한 레버리지가 있으면 좋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레버리지가 중요하다는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부동산 투자와 주식 투자의 가장 큰 차이가 바로 레버리지의 활용 유무라는 걸 꼭 기억해야겠다. 주식투자를 할 때 레버리지를 쓰지 않는다면 엄청난 수익률을 내야 할 수밖에 없다. 

3. 부동산투자 : 그 외 투자 = 70 : 68

 책의 전반부는 투자개론서라고 볼 수 있다. 현금흐름을 강조한 그의 투자관을 바탕으로 투자의 핵심 개념, 투자기준 정하는 법, 레버리지의 중요성 등을 설명한다. 그 후 후반부는 각 자산시장의 투자법을 간략하게 설명하는데, 금 투자, 주식(배당주) 투자, 부동산 투자, 옵션시장에 대한 간략한 설명 등을 이야기한다. 그중 부동산 투자법이 분량이 제법 많은데 페이지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세어봤다. 부동산 투자는 자그마치 70쪽인데 반해 나머지 자산 투자법은 68쪽밖에 안되었다. 물론 글자 수가 내용의 중요성을 나타내진 않지만 결국 이 책에서는 레버리지 부동산 투자를 권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했다. 애널리스트라고 해서 주식 얘기가 많을까 했더니,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괜찮은 내용이 있을 줄 알았는데 주식 이야기는 그저 미국 배당주 최고! 뿐이니... 이 부분에서 실망 많이 했다.

 다만 부동산시장에 대한 투자전략을 설명하는 부분은 관련 분야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저자 말대로 주택은 '필수재'이니만큼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게 힘이니까. 특히나 그래프와 함께 정량적으로 설명해서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저자가 애널리스트 출신이라 새로운 내용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만약 본인이 투자에 관한 시중의 유명서적을 몇 권 정도 읽었다고 하면 이 책은 가볍게 넘겨 읽어도 좋을 내용이라고 본다. 내용의 깊이와 별개로, 내가 깨달은 점은 레버리지의 중요성이다. 레버리지, 정말 중요하다. 빚투가 항상 망하는 건 아니다. 제대로 하면 성공할 수 있다. 다만 그게 어려울 뿐인데... 부동산 시장은 빚투(?)와 존버가 정말 당연한 것뿐이고, 주식시장은 부동산 시장과는 다른 특징을 지녔다는 점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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