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안진환 옮김
민음인
나름대로 유명한 책을 30대가 된 지금에서야 읽는다. 지금 읽어보니 이 책은 젊을 때 읽을수록 경제관념에 도움이 된다. 돈을 벌기 위한 자세한 내용은 안나와있지만, 대략 어떤 유형의 사람이 돈을 벌고, 돈에 관한 마인드는 어떠해야 좋은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왜 기업가가 유리한지, 등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여러 통계 데이터로 상세하게 논증하는 책을 아니고 자신의 경험에 다소 많이 기대기는 하지만, 충분히 논리적인 주장이 많다. 정치적으로 논쟁이 일만한 주장도 있으나 그만큼 '금융지능'을 강조하는 말로 생각하면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과연 '부자 아빠'는 실존 인물인가하는 질문이 들어서 많이 찾아보았는데 아마도 실존인물이기는 한 것 같다. 또한 이 책의 주장과 관련하여 많은 비판이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로버트 기요사키 다단계설'이었다.
https://eguegu.tistory.com/2766
많이 도움이 된 글 두가지. 책 내용자체의 비판보다도 로버트 기요사키가 어떤 인물인지 대략적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사실 이 사람이 완전히 사기만 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인간 개개인이 감당해야 할 '금융'의 중요성과 그 공부방향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데, 이 작가의 책은 이 책 이상은 더 읽어볼 것 같지는 않다(많은 내용이 완벽하게 독창적인 내용은 아니다. 배경 지식이 없고 젊은 사람도 읽기 쉽게 잘 정리해놓았을 뿐이다).
아무튼 책 내용에 대한 간략한 정리.
이 책의 핵심 주장을 요약하자면,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은 돈을 위해 일한다. 부자들은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만든다."(p58)
부자가 되기 위해선 자산과 부채의 차이를 알고, 부채가 아닌 자산을 사야 한다. 빚을 내서 '부채'를 만들면 그걸 갚느라 자산을 모을 수 없다. 저자는 특히 집도 부채에 해당한다고 한다. 일반적인 통념과는 거리가 멀지만, 집이 매우 비싸서 자산을 모을 수 없다. 또한 자동차나 골프채와 같은 자산도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사라지는 각종 소장품은 사지마라. 시간이 지나면 쌓인 자산이 다시 자산으로 불어나는 선순환을 만든다. 사치품은 가장 늦게사라.
저자는 '진짜'자산을 다음으로 구분하였다. (p168)
1. 내가 없어도 되는 사업 : 소유자는 나지만, 관리나 운영은 다른 사람이 하는 것. 내가 일하면 사업이 아니라 직업
2. 주식
3. 채권
4. 수입을 창출하는 부동산
5. 어음이나 차용증
6. 음악이나 원고, 특허 등 지적 자산에서 비롯되는 로열티
7. 그 외 가치를 지니고 있거나 소득을 창출하거나 시장성을 지닌 것
또한 "똑똑한 사람은 자기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고용한다."(p128) 사실 나는 이 문장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모든 것을 알 수 없기 떄문에, 한 분야의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들이는 시간동안 일을 하고, 전문가를 고용했을 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경제학을 통해서 알고 있다. 또한 한 명의 개인보다 팀이 더 큰 효율을 발휘하기도 하므로 똑똑한 사람을 고용하고, 그의 지식을 빌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 스스로도 기본적인 소양이 있으면 좋지만 팀으로 일할 수 있다면 무조건 그렇게 해야 한다.
부자는 자기 사업을 한다. 자기 사업을 할때 비로소 추가로 발생하는 수익이 본인에게 가기 때문이다. 만약 남 밑에서 월급을 받고 일한다면 직업적 안정을 얻을 수는 있지만, 일이 잘 될 때 커지는 이익은 본인에게 가지 않고 '주인'에게 간다. 저자는 사업이란 것이 꼭 '기업 창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망하기 쉽다), 자산을 늘릴 수단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위에서 말한 7가지 중 하나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금융IQ, 금융지식은 네 가지이다. 곰곰히 생각하면 누구나 아는 항목인데 이렇게 정리하니까 확 와닿는다. 만약 돈을 벌기 위해서 이 네가지 방법이 필수다(p195).
1. 회계 : 재무를 관리하고 숫자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며, 사업에 필수적이다. 참고로 저자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 고차원적인 수학지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으며, 단순한 계산 능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한다.
2. 투자 : 그가 말하는 투자는 돈이 돈을 버는 방법을 의미한다.
3. 시장에 대한 이해 : 현재의 시장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4. 법률 : 절세를 위한 세법, 비즈니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민사 소송에 관한 지식이다.
이 세상에는 두 부류의 투자자가 있다. 첫째는 '패키지 투자'라고도 하는 유형으로 완성형 브랜드 컴퓨터를 사듯 펀드매니저에게 투자하거나, 자산 관리사처럼 상품을 대량으로 다루는 전문가에게 찾아가 패키지를 구입하는 유형이다. 두번째 부류는 투자를 창조하는 사람으로, 마치 컴퓨터 부품을 하나씩 구입하는 사람처럼 투자를 '조립'한다. 그는 크게 이길 수 있는 기회는 두번째 투자자에 있으며(크게 잃을 수도 있다), 이런 부류가 되기 위해서는 위의 네가지 지식 말고도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p241).
1. 다른 사람들이 놓친 기회를 찾으라
2. 자금을 조달하라
3. 똑똑한 사람들을 조직화하라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은 삶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교육을 위해 세일즈 기술을 배우라고 한다(p268). 다단계라고도 불리는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에 들어가서 실패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라고 한다(p268). 다만 이 방법을 한국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을까? 우리나라 다단계회사는 악명이 높으니...굳이 한국형으로 바꾼다면 제약회사와 같은 곳의 영업부에 입사하는 것이 비슷할 것 같다.
저자는 월급쟁이의 삶와 정부의 개입에 대해 비판적인데, 의외로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가 되길 원한다면 노조를 가입하라고 한다. 이 대목에서 '자기의 현재 위치와 미래 방향'을 잘 판단하고 어떤 방향을 택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좋을지 저울질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문지식을 쌓아 전문가가 되려면 노조에 가입하고, 그 힘을 이용하라! 그러나 사업을 경영하려 한다면 여러 분야를 두루 배워 전반적인 지식을 쌓고 여러 회사를 다녀 배움을 추구하라(p273). 특히 성공을 위해서는 세일즈와 마케팅이 중요하다. 글쓰기와 말하기, 협상하기 같은 의사소통 기술을 다져라. 이 기술은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이다.
또하나 중요한 이야기로, 저자는 우리 모두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기 확신이 부족해서 부자가 되지 못한다고 한다. 학교에선 좋은 성적이면 충분하지만 학교 밖 현실 세계에서는 재기(배짱, 뻔뻔함, 대담함, 용기, 호방함, 담력, 교활함 이라고도 불린다)가 훨씬 중요하며 현실 세계에서는 대개 과도한 두려움과 자기 회의를 가진 똑똑한 사람보다 용감한 사람이 앞서 나간다고 한다. 내 주변을 살펴봐도 20살 때는 학교 성적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살다보니 부자가 되는 것에는 성적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좋게 표현하면 나와 내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말이다(p211).
금융지식을 쌓았음에도 부자가 되지 못한다면 크게 다섯 가지 원인이 있다. 두려움, 냉소주의, 게으름, 나쁜 습관, 오만함이다. 두려움이란 돈을 잃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다만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 중요하다. 두려움이 부자가 되어 얻는 즐거움보다 커지지 않아야 한다. 텍사스사람처럼 망해도 크게 망해봐라. 대신 실패에서 영감을 얻고 결국 승리하라. 게으름을 이기기 위해선 자신의 욕망이나 욕심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그 욕심을 연료삼아 게으름을 타파하라(p310).
재산을 모을 때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대중을 따라 몰려가지 않는 것이다(p340). 시장에서 대중이란 가장 늦게 나타나 손해를 보는 사람들로, 신문에 나올 때는 이미 늦다. 똑똑한 투자가들은 시장의 타이밍에 연연하지 않으며 하나의 파도를 놓치면 다음 파도를 찾는다. 그리고 참을성 있게 이익이 날 때까지 기다린다. 대부분의 투자가들이 그러지 못하는 것은 두렵기 때문이다. 나도 짧은 주식 경험을 돌이켜보니, 결국 시장을 잘 예측하고 배짱있게 배팅하고 인내심있게 기다린 사람들이 결국 돈을 벌었다. 남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큰 돈을 못 번다. 설거지하느라 돈을 다 날릴 뿐이다.
영웅을 만들어라(p362). 롤모델은 우리에게 영감을 준다. 워렌 버핏, 피터 린치, 조지 소로스를 통해 시장에 대한 각각의 견해와 주식 방법론을 알 수 있다. 또한 영감 이상으로, 우리에게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돈은 아이디어에 불과하다(p402). 더 많은 돈을 원한다면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단 몇 달러로 시작해 뭔가 큰 것으로 불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돈에 대한 교육과 지혜가 중요하다. 책을 사고, 세미나를 듣고, 연ㅇ습하고, 작게 시작해야 한다. 일찍 시작해야 한다.
회계 분야에서는 수입을 세 가지 종류로 구분한다.
1. 근로 소득 : 노동을 통해 버는 수입이다.
2. 투자 소득 : 주식이나 채권 등 명목 자산이다.
3. 수동적 소득 : 부동산 투자에서 파생되는 수입이다(?). 나는 투자 소득과 뭐가 다른지 이해못하겠다.
저자는 근로 소득을 최대한 빨리 투자 소득과 수동적 소득으로 전환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 사업'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그의 두 번째 책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2' 에서 비즈니스인을 네 부류로 구별하였다(p404).
봉급생활자(Employee; E), 자영업자 및 전문직 종사자(Small business or Self employed; S), 사업가(Big Business; B), 투자가(Investor; I)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서 E와 S형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는데, 실상 부자가 되는 것은 투자 소득과 수동적 소득이 높은 B와 I에 속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상으로 대략적인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아주 더 간단히 정리하자면, 월급쟁이로 살지 말고 '자기 사업'을 하라는 것이다. 자기 사업이란 내가 없어도 굴러가는 사업, 주식/채권/어음, 부동산, 로열티 등으로, 다르게 말하면 근로 소득을 투자 소득 또는 수동적 소득으로 최대한 빨리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치품 소비와 같이 부채를 늘리는 삶의 방식을 버려야 하며, 학교에서 배운 한분야의 전문지식 만으로 가능하지는 않고 금융지식을 길러야 한다. 그가 말하는 금융지식이란 회계지식, 돈을 늘리는 투자지식, 시장에 대한 이해, 세법이나 소송과 관련된 법률이다. 이외에 그가 강조하는 것은 세일즈나 마케팅과 같은 의사소통 능력과 재기(또는 용기, 배짱, 대담함, 뻔뻔함, 담력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이다.
사실 세부적인 방법론은 없다. 다만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에 대한 성향과 이 세상에서 부자가 된 사람들의 방법(?)을 분류하여 쉽게 설명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돈'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읽으면 좋을 것이다. 다만 그의 후속작은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에 관한 많은 비판과, 이전의 행적을 보았을 때 세부적인 축재(蓄財)방법론은 우리 같은 사람이 따라 하기엔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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