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존 리 지음
지식노마드
오랜만에 서평을 남긴다. 9월부터, 대략 7개월동안 책을 몇 권 읽은 것 같긴한데 제대로 서평을 남기지도 않고 게으르게 지냈더니 머릿 속에 남는 것도 없었다. 아, 생각해보니 컴활이랑 파이썬 같은걸 공부한다고 제대로 책을 안읽은 것 같긴 하다.
아무튼 계획대로 금융과 경제 쪽의 서적을 느릿느릿 읽고 있다. 그 중 얇아서 어디 갈 때 읽기 편한 책인 이 책을 먼저 읽었는데, 내용자체도 심오한 이해가 필요한 책은 아니라서 금방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예전에 신문기사로 잠깐 접하다가, 얼마전 유튜브에서 뜨길래 봤는데, 마침 서점에서 책도 냈기에 덜컥 사버린 느낌이 있는 책이었다. 그의 주장을 대략적으로 정리하자면, 금융문맹에서 벗어나서 "부자처럼 보이려고 노력하지 말고(사치에 함부로 돈 낭비말고), 진짜 부자가 되라"라는 것과 부동산이나 은행 예금보다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이다. 부가적으로는 매일매일 만원씩 투자해보고, 연금저축펀드 등 노후준비를 확실히 하라는 것... 책 내용이 어렵지는 않다. 다만 너무 정직해서 어쩌면 따분한 소리로도 들린다.
돈 벌려면 돈을 잘 아껴서 그 돈으로 투자를 하라.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말과 전혀 다르지 않다. 너무 당연한 건데 어쩌면 정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렇게 하면 한달에 몇천만원번다!"같은 요행을 바라는 것 같다. 사실 주식이나 재테크 판에는 그런 문구로 현혹하는 사람들이 워낙에 많으니...(반대로 말하면 그것도 어느정도 가능은 하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의 투자 스타일은 좋은 기업을 사서 길게 보유하는 장기투자방법이다. 가장 쉽게 말해서 가치투자다. 어차피 단기간의 주가 예측은 어려우니 일희일비하지 말고 그 회사와 동업하는 마인드로 주식을 사서 길게 가지라고, 아예 주식 공부할 시간이 없으면 주식형 펀드에 투자를 하라고 한다.
예전에 맨큐의 경제학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일반적으로 투자의 이익과 위험성은 동시에 증가한다는 점이다. 그 중 은행예금은 이익은 낮지만 위험성은 거의 없는 상품으로, 주식은 이익도 크지만 위험성도 크다고 한다. 의외로 부동산은 그 중간(?)에 위치했다. 그 전에는 경제에 대해서 별 개념이 없었으므로, 대한민국의 부동산 불패 신화를 피상적으로 접하면서 돈벌려면 부동산으로 해야하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을 때였다. 사실 지금 여러 기사를 봐도 부동산이 필승인 것만은 아닌 것 같고, 오히려 그 돈으로 주식에 투자했다면 더 많이 벌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지은이는 단기투자하지 말고, 주식을 사서 길게 보유하라고 한다. 그러면 결국 돈이 돈을 벌어다주고,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좋은 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알짜기업을 사서 길게 가지고 있으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주식을 사서 길게 가지고 있으면 은행예금보다 돈을 번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전부일까? 알짜기업인 건 어떻게 알 수 있고, 저평가된 기업이 어디까지 오를 것이고 오른다면 언제 팔지, 내린다면 추가매수를 할지 다른 기업을 더 살지 어떻게 평가할까? 거시적 경제상황이 내가 산 기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떻게 알까? 오늘 오른 주가가 내일까지도 올라갈까? 그것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는 주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의 말을 따르면 과연 성공할까? 주식판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수익공개다. 존 리 대표이사의 성적표(?)는 어떨까? 정말 궁금해서 이 책을 읽다가도 몇 번씩 책을 덮고 뉴스나 블로그를 찾아봤다.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909300100053910003353&lcode=00
기사를 정리하자면, 2014년 대표이사 부임, 2016년 정점을 찍었지만 영업수익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다만 직원이 줄어들며 영업비용을 줄여 결과적으로는 성과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검색하다보니 나온 네이버 블로그. 전문투자자가 메리츠자산운용의 상황을 평가했다. 딱히 실적이 뛰어난지는 잘 모르겠다. 이외에도 예전에 괜찮은 포스팅을 몇 개 본 적이 있는데 지금 찾으려니 못 찾겠다. 가치투자가 기술적투자보다 우월하다면 그 결과를 보여주면 된다는 요지의 글을 본 것 같은데, 책을 다 읽고 나니 나 역시도 그 생각이 든다.
책 내용은 좋지만...과연 가치투자만이 정답일까? 우리가 주식에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대부분 돈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인데,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것 같다. 흰고양이든 검은고양이든 쥐를 잘잡아야 하는데 지금 당장에는 흰고양이를 못 믿을만한 상황이다.
주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치투자가 아닌 기술적투자에 매달리고, 많은 사람들은 이런 기술자들을 주식전문가라고 하는 경향이 크다. 막상 푼돈 좀 넣어보고 이리저리 공부해보니, 그 중에 사기꾼도 많지만 기술적투자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차트를 읽고, 기업 상황에 대해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일희일비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이 의도적으로 기술적투자가 안좋다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 책의 주장과는 별개로, 가치투자만이 과연 정답일까하는 의문이 항상 든다.
그리고 이 책은 꽤나 원론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결국 금융문맹에서 벗어나는 원동력이 될 책은 맞지만, 어떤 지식을 익혀야 하는지는 내가 스스로 더 찾아보고, 공부해야 한다.
"부자처럼 보이려고 하지말고, 진짜 부자가 되라"라며 사람들에게 현실을 알려주고, 희망을 주는 것 만으로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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