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리처드 브레넌 지음
최현묵, 백희숙 옮김
물병자리
이 책은 알렉산더 테크닉을 소개하는 책이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바른 자세에 대해서 찾다가 우연히 ‘알렉산더 테크닉’(이하 AT)이라는 단어를 알고 나서부터 잊을만 하면 다른 텍스트에서 본 것 같다.
처음에는 책을 좀 찾았는데 제대로 안나오는 것 같다가 그만두었다. 그러다가 얼마전 아주 우연히 학교 도서관에 책이 꽂혀 있길래 바로 빌려서 보았다.
그래서 나의 자세 개선에 도움이 되었을까? 글쎄다. 사실 책으로 수영을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책으로 수영지식을 쌓을 수는 있겠지만 수영을 잘하려면 일단 물 속에 들어가서 헤엄을 쳐봐야 한다. 그것처럼 AT 역시 책으로 읽어서 다 이해하고 실제로 적용할 수는 없고 결국 AT교사에게 가서 레슨을 받아야 할 듯 하다. 이 책을 통해서 대략적인 개념들은 터득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정확하게’ AT를 수행(?)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서양의 음대생이나 연극을 배우는 사람들이 AT를 정규과정에서 배운다는 것을 듣긴 했는데 책을 읽고나서 검색을 좀 해보니 의외로 우리나라에서도 AT를 많이 배우는 듯 했다. 음대에서도 형식적인 과정인지는 모르겠지만, 특강과정으로라도 AT를 배우고, 대학교에서도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니 이쪽에선 의외로 많이들 하는 것 같았다.
홈페이지를 보니 의외로 레슨이랑 세미나가 활발하게 진행 되는 것 같아서 나도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역시나 비용과 시간이 문제였다. 일단 1:1로 진행하는 개인레슨은 가격은 안 써져 있었지만 아마 내 생각에 최소 회당 5만원 이상은 하지 않을까 싶었다. 또한 그룹레슨 같은 경우도 거의 시간대가 안 맞아서 이번학기에는 힘들 것 같다. 운 좋게 10월에는 인턴교사과정으로 좀 싸게(?) 진행하는 수업이 있었는데 시간이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 1년에 한번정도씩 하는 것 같은데 이번학기를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이런 운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악기를 하면서 나 자신의 자세 때문에 정확한 호흡이 자연스럽게 안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예전에 들었다. 그러나 그 때는 인지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너무 실력이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최근에 성악 레슨도 조금 배우고, 악기 실력도 점차 늘어나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음악에서 ‘자세’가 정말 중요한 아주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또한 음악 뿐만 아니라 운동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심지어 공부에서도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사실 자세가 제일 중요함!’ 이라고 하니 정말 반가웠다. 그래서 그런지 책의 개념들을 쑥쑥 빨아들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서 레슨을 받아야 할 듯 한데, 조금 걱정되는 건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책에서도 책의 개념만 읽어서는 감지 안 잡히니 교사에게 수업 받는 것을 추천한다는 이야기나, 인터넷 검색에 나오는 협회의 조금은 노골적인 AT레슨 광고를 보니 내가 지금 장삿속에 속는 건지, 진짜 제대로 알고 혹한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책의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AT의 창시자, 프레더릭 마티아스 알렉산더는 1869년 호주에서 태어나 다양한 직업을 거쳐 연기자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 시절에는 확성기가 없었기 때문에 목에 상당히 무리가 갔고,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약 10여년 간 꾸준한 관찰과 발견을 통해서 AT를 개발했다. 그는 ①습관/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생체 메커니즘이 방해받을 수 있고, ②그 것이 전신의 협응과 균형 감각을 조율하는 ‘중추컨트롤’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③또한 만약 중추 컨트롤을 정확히 사용한다면 여러 기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④그러나 일반적으로 오랫동안의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자신의 감각 인식 역시도 신뢰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⑤또한 우리 몸은 각 부분이 따로 작동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습관적 반응이 나중에는 정상으로 느껴져서 (그것이 자연스럽든, 부자연스럽든) 오히려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느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이런 부자연스러운 습관을 수정하기 위해서 ‘지시어’라는 개념을 생각했는데 이 것은 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주는 정신적 명령이다. 즉, 머리를 앞으로 향한다고 ‘생각’을 하여 이완하는 것이고, 실제로 머리를 앞으로 크게 당기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자극-반응의 관계를 ‘자제심’을 통해서 습관을 고쳐나갈 수 있고, 목적에 덜 집착하는 것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그는 우리의 잘못된 습관들은 대부분 어린시절부터 학교 교육에 의하여 축적되는 것이며, AT는 어떠한 특정 ‘자세’를 교정하거나 ‘더 배우는 것’이 아니고 ‘덜 배우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는 좋은 자세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뇌의 자동화된 메커니즘과 반응에 의해 저절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은 더 많이 긴장을 지속하고 있어서 더 빨리 피로해지고, 경직된다. 알렉산더는 이렇게 축적된 나쁜 자세를 ‘잘못된 사용’이라고 했는데, 어린아이 같은 바르고 좋은 자세가 오히려 이상하고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이유는 감각인식오류 때문이라고 했다. 나쁜 자세는 근육계통의 문제 뿐만 아니라, 호흡, 관절, 생각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랫동안 습관에 의해 나쁜 자세가 형성되었으며, 흔히 자세를 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고정되어 있는 단 하나의 자세만이 좋은 겉이 아니고 ‘형식화’된 것 없이 지속적으로 변하는 움직임이다. 즉, 정답은 없다. 그저 몸의 타고난 자세 반사 능력을 되살려주면 되는 것이다. “잘못하고 있는 것을 그만둔다면 올바른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AT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주제인 ‘자세’와 관련된 이야기가 초반에 나오고, 그 뒤를 이어서 호흡, 그리고 정신적 조화도 책에서는 이야기를 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각자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요한 것은 ‘좋은 자세와 호흡을 위해서 인위적으로 더 무언가를 더 하려하지 말고, 긴장을 풀고 어린아이였었던 때의 그 본연의 감각을 되찾는 것’ 이라고 난 느꼈다.
내가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에도 의자에 앉아서 긴장하려 하지 말고, 악기를 연습할 때나 말할 때도 긴장하려 하지 말아야겠다. 기회가 된다면 레슨을 받고 싶다.
이 책을 번역한 두 분은 한국 알렉산더 테크닉 협회의 교육자 분이신 것 같다. 혹시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단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둔다.
www.alexandertech.co.kr
http://cafe.naver.com/acat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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