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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진료 후기 (+수면다원검사 후기)

코리안더 2020. 2. 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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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협찬받고 쓴 건 아니고, 순수하게 내 경험에 근거해서 작성했다.

 

원래 고등학생 때까지는 코골이가 없었고, 대학교에 가거 나서도 혼자 자취하게 되면서 내가 코를 고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20대 후반, 결혼을 하면서 내가 코를 골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군대에서도 가끔은 골더라...라는 말을 들은 걸 보면 적당히 골면서(?) 살았던 것 같다.

군대에서 10명이 한 생활관에 지내다보니 각자의 수면 패턴을 관찰할 수 있을 때가 많았는데 한 친구는 잠이 들자마자 정말 무지막지하게 골았다. 옆 생활관에서도 듣릴정도로... 또 훈련이 많았던 날에는 다 같이 골때도 있었는데 옆에 있던 애들에게 어젯밤에 내가 골았냐고 하면 안골았다고 할 때도 많은 걸 보면, 내가 항상 코를 고는 건 아닌 것 같다.

입사하고 몇 개월동안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가, 최근데 낮에도 너무 졸리고 코골이 떄문에 아내도 잠을 못 잔다고 해서 코골이를 찾아보았다. 내용자체는 인터넷으로도 많이 나오니까 적당히 검색해보면 될 듯.

코골이는 실제로는 코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나는 소리인데 큰소리 때문에 주변에 피해가 가는 것은 덤이고, 본인도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일상이 굉장히 힘들다고 한다. 밤에 숨을 못 쉬어서 숙면을 못 취하니까 당연히 낮에도 졸리고 또 밤에도 못자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듯. 그래서 코골이 자체보다도 수면무호흡증을 해결해야 한다고 한다. 코를 좀 골아도 호흡을 잘하면 (본인에게는) 상관이 없다는 얘기인듯.

위험요인을 몇가지 정리하면, 비만(목에도 살찌니까..?), 알러지성 비염(코가 부으니까), 혀의 모양(크고 두꺼우면 누웠을 때 혀가 내려와 기도가 좁아진다), 스트레스/과로, 음주 등인 것 같다.

해결방법은 물리적인 수술, 양압기 사용, 수면위생 지키기, 운동치료(?) 등이 있다.

찾아보니 수술은 일단 해도 근본적으로 치료가 안되고 재발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아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먼저 권하지는 않는 듯하다.

가장 좋은 것은 양압기 이다. 공기펌프가 적절한 양압(음압의 반대, 대기압보다 높은 +(양)의 압력)의 호흡 압력을 만들어주는데, 잘 때 이 양압을 전달해주는 마스크를 끼고 자는 것이다. 기도가 좁아져도 높은 압력으로 폐까지 공기가 전달시켜서 무호흡이 생기지 않게 하는 원리이다.

최근에는 티비에도 나와서 많이 아는 것 같다. 단점이 있다면 첫번째로 비용문제인데,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월2만원 정도의 금액을 내면서 렌탈을 할 수 있다. 렌탈이 싫으면 직접 구매를 할 수도 있는 것 같은데 금액도 만만찮고 관리 문제로 그냥 렌탈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 두번째 문제는 잘 때 불편하다는 것인데 본인에게 정확히 맞는 모양으로 착용하고 잘 수 있을 때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모양이다. 또한 제대로 안 맞으면 바람새는 소리가 크게 나거나, 심지어 자다가 벗을 수도 있는 것 같은데 역시 본인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착용초반에는 호흡할 때 압력이 높아지니 안쓰던 어깨와 목, 흉곽의 근육을 써서 어깨와 목 부위의 근육통 같은 불편감이 있을 수 있다고도 한다. 세번째 문제로 평생 착용해야 하는 문제인데 마치 안경과도 같다. 호흡만 편하게 해주는 기기니까 안 쓰면 다시 무호흡증상이 나타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의 후기를 찾아본 결과 이런저런 단점이 나타나도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무조건 써야하는 기기라고 생각했다. 다들 달라진 수면의 질에 극찬을 했기 때문이다. 만약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피로와 낮의 졸림, 밤의 숙면 불가능으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의 악순환의 반복이라면 양압기를 통해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수면위생지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운동치료(?)는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리상으로는 있을 것 같다. 일단 관악기나 노래를 부르면 기도 주변 근육이 단련되서, 과도한 이완을 막아서 효과가 있다고 한다.

http://d.kbs.co.kr/news/view.do?ncd=2727976

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고, 비만한 사람은 정말 운동으로 코골이를 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 근본적으로 완전히 없앨 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다 다른 것이니까.

 

 

아무튼 이런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에 관한 공부를 마치고 병원으로 향했다.

간 곳은 서울선릉역에 있는 코스립수면의원.

사실 안산 쪽에 있는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1. 대학병원이 아니면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없다 : 대한수면의학회와 대한수면학회의 회원을 찾아봐도 깔끔한 느낌의 병원이 보이진 않았다.

2. 대학병원은 너무 비싸고, 예약도 길다 : 당연한 말이지만 전문적인 건 전문병원이 더 잘하고 편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치루수술하면서 대항병원에 갔을 때 느낀 거지만 여기도 수면진단을 해야하니 의사가 수면에 대해 전공한 곳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대학병원은 진짜 비싸고 오래 걸린다;

3. 수면 전문가가 많다 : 일반의도 일반인보다는 많이 알겠지만 수면에 대해 깊이 알진 못한다. 수면은 감기나 봉합처럼 비교적 간단한 원리의 의학지식도 아니고 뇌/신경의학나 정신건강, 내분비학적인 지식도 많이 알아야 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수면에 대해 깊이 공부한 의사여야 하는데 의외로 미국에서 무슨 교육하나 받고 증서만 올려 놓고 진료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아래 링크를 보면 알겠지만 결국 오랫동안 수면에 대해 공부와 경험을 한 의사가 많은 곳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http://www.healtip.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16

4. 그냥 광고를 많이 했다 : 검색하니 이 곳의 대표원장은 방송에도 여러번 나오고 책도 많이 썼는데 마치 쇼닥터의 느낌이 드는 듯 했어도, 여러면을 따져보니 실속 없는 곳은 아니었다. 특히 수면다원검사를 받고나선 시설이나 시스템이 만족스러웠다. 뭐 돈 많이 벌고 싶은 건 사람 마음이기도 하고, 환자로서는 깔끔하게 시스템에 만족할 수 있으니 서로 좋은 것 아닐까. 또한 카카오맵에서도 평점이 꽤 높게 나오길래 믿고 갔다.

 

일단 회사일로 바빠서 전화로 물어봤다. 

Q. 코골이 때문에 가려는데 진료보다 검사 먼저 예약되나?

A. 진료는 무조건 먼저 봐야하는데 검사를 전화로 예약할 수는 있다. 1차 2차 검사 있으니 진료랑 다 전화로 예약해라

=> 그래서 초진, 1차 검사, 1차 검사 결과, 2차 검사(양압기 압력 체크), 2차 검사결과 를 모두 예약했다. 이런 시스템은 바쁜 직장인에겐 좋은 듯. 결과적으로, 나는 2차 검사를 안 해도 되서 취소하긴 했다.

 

초진을 보러 갔더니 사람이 꽤 많았다. 평소 본인의 수면습관, 커피량, 음주량 같은 걸 기록하는데, 난 평소에 자주 기록하는 편이라 정확히 한 것 같다. 만약에 갈 사람이라면 대략 일주일간의 기록을 작성하면 도움이 될 듯 하다. 

진료를 보니 중요한 내용은 "코골이가 의심되니까 수면다원검사는 해봐야할 것 같고, 낮에도 많이 졸린다니까 기면증이 의심되네요. 기면증 검사도 해보겠어요?"라고 해서 일단 나중에 하겠다고 했다. 기면증 검사는 따로 더 날짜잡고해야하고 비급여라서 나중에 하기로 했다. 어차피 검사 결과도 없는데 뭔가 할 것도 없긴했지만... 아, 혀를 보더니 커서 요인이 될 수는 있겠다고 했다. 알러지성 비염도 잘관리하라는 얘기도... 내 진료를 보신 분이 정신건강의학을 전공하신 분이라 그런지 진료가 정말 친절해서 좋았다.

*밤에 소변마려운 것 같아서 깼는데 막상 소변을 봐도 나오는 양이 적다면 수면무호흡증때문일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소변이 쌓여서 그런게 아니고, 무호흡으로 인한 복압증가가 방광을 자극하면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그리고 수면다원검사를 하러간날. 평일에 갔는데 사실 금요일 밤이 가장 인기가 많았고(대략 3주뒤까지도 예약되어 있었다), 다른날은 토요일도 방이 조금씩은 남아있었던 것 같다. 이런 점은 대학병원보다 좋은 것 같다. 시설은 새로 만들어서 깔끔한 편이었고 고시원 방만한 사이즈였다. 하룻밤 잘 떄 필요한 도구도 다 주어서 좋았다

8시 쯤 도착했는데 9시 반부터 한 20분 정도 장비를 몸에 붙이고, 붙이는 크림이 굳을 때까지 30분가까이 눕지 않고 대기해야만 했다. 그땐 TV도 있고 휴대폰을 해도 되니까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자기 전에는 가습기도 켜고 센서가 정상작동하는지 체크를 하는데, 눈을 왼쪽으로 눌려봐라, 다리를 까딱거려라, 코고는 소리를 내봐라 같은 것이었다. 온습도도 잘 조절되서 좋았다. 침대랑 베개도 정말 편해서 어디제품인지 나중에 물어봐야겠다. 귀마개도 달라고 하면 준다.

자다보면 중간에 수면기사가 방에 들어올 때도 있는데 항상 들어오는 건 아니고 문제가 있을 때 들어온다. 나는 땀이 나서 아이스팩을 베개에 놓고 갔다. 말고는 큰 일이 없었다(난 너무 잘자서 탈이니까...).

깨워서 눈 뜨니 센서를 다시한번 점검하고, 뗐는데 대략 5분정도 걸렸다. 참고로 샤워는 꼭 하고 나가야 하는데 전극을 머리에 붙인 크림 같은게 굳으면 떼기 굉장히 힘들다. 따뜻한 물로 좀 녹이면 잘 떨어지긴 하는데, 그냥은 안 떨어지니까 꼭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가자. 대략 일어나서 체크하고 씻고 나가니까 한 40분 걸린 것 같다. 다음날 회사 출근할 사람이면 꼭 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잡아야 할 것이다(난 혹시 몰라서 5시30분에 깨워달라고했다)

며칠 뒤 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의외였다. 당신은 잘 잤고, 문제없다는 것이었다. "이 방에서 잘 떄만 코를 안 곤 것 아닐까요?" 라고 하니까 코골이는 그럴 수 있는데 수면무호흡 수치는 일시적으로 변하는 게 아니고, 어쨌든 그 수치도 낮아서 정상이고 뇌파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며칠간 내 기억력의 문제, 낮의 피로, 예민한 성격 같은 게 다 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수면부족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니라고 하니까 이상하게도 허탈(?)했다. 그냥 코세척 잘하면서 비염 관리하고, 수면위생에 더 신경 쓰라고 한다. 이와 별개로 낮에 졸린 건 진짜로 기면증일 수 있으니 나중에 시간나면 와서 검사 받아보라고 한다. 일단 시간도 없으니 몇 주간 잘자려고 노력하다가 그 때도 낮에 졸리면 기면증 검사를 받기로 했다. 그래서 예약한 2차 검사는 취소했다.

이외에 내 수면 개선사항에 대한 정리. 일단 기본적인 수면위생을 지키려고 노력은 했는데, 아래는 내가 추가로 더 지켜야 할 사항이다. 밤에 3시~5시에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까, 낮의 졸림도 해결하는 셈치고 알려준 방법들이다. 

- 잘 때 빼고는 절대 침대에 누워있지마라. (침대에도 눕지말고, 다른데도 되도록 눕지마라)

- 잠자는 시간이 10시-6시라면, 11시 쯤에 자면 좀 더 압축되면서 수면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 휴대폰이나 시계를 침실에서 치워라. 그리고 중간에 시간을 확인하지 마라.

- 자기 전에는 강한 불빛이나 TV를 피하라. 휴대폰도 포함.

- 만약 새벽에 깼는데, 5분이상 누워도 잠이 안오면 거실로 나와서, 앉아서 지루한 일을 하라. 이 때도 휴대폰이나 TV는 안되고, 책도 안된다. 재미있으면 뇌가 잠을 깨버린다. 명상이나 스도쿠 처럼 지루한 걸 하라고 한다.

- 주말에도 기상과 취침시간을 지켜라. 한 두번 늦게 일어나거나, 일찍 자도 수면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다.

- 낮잠은 자지마라. 주말에도 자지마라. 자도 10분이내로. 

- 졸릴 때 멍하게 있지 마라. 낮에 졸린데도 앉아서 잠을 이겨내겠다고 꾸벅꾸벅 있으면 뇌는 자는 걸로 인식한다. 그럴 때는 움직여라. 

 

*수면다원검사 의료보험으로 싸게 검사를 받았는데, 수면무호흡증이 아니니까 나중에 돈을 더 내야하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어차피 코골이는 있었으니까... 다만 수면무호흡증이 아니라서, 양압기를 싸게 빌릴 수는 없다고 한다.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서 비싸다고 한다(어차피 쓸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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