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정의란 무엇인가

코리안더 2012. 11. 2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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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 이창신 옮김

김영사

얼마 전 한국을 휩쓸었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이제야 다 읽었다. 동아리 세미나를 준비한다고 약 3번씩은 읽은 것 같은데, 사실 명확하게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건 없다. 다만 느낌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어떤 상황해서는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 같은 답을 정해주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딜레마를 제시해 주고 ‘이런 상황 하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과연 옳은 행동일까?’ 라는 물음을 제기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한 ‘정의’강의를 기본으로 해서 쓴 책이기 때문에 내용의 진행이 조금 뒤죽박죽이라는 걸 느꼈다. 그러다보니 책을 한번 읽어서는 쉽게 이해가 안되는 책이라 몇 번을 읽고, 다시 정리해보고 난 뒤에야 조금 이해가 된다.

사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느끼지 않았나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원래 철학에 지식이 많던 사람이야 잘 읽어 나가겠지만, 나처럼 다른 분야를 공부하던 사람은, 소개된 철학자나 알고 있는 개념자체가 적으므로 몇 번을 읽어봐야 할 것이다.

행복, 자유, 미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시작하는 이 책은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를 통해 임마누엘 칸트의 정의관을 불러내고, 정치철학의 거장 존 롤스의 정의론을 거쳐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른다.

책의 대부분은 딜레마를 던져주고 그와 관련된 사상, 그리고 새로운 딜레마를 계속 제시하며 ‘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 정의의 원칙은 어떤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다가 책의 말미에 ‘공동체주의’를 소개하며 마이클 샌델 자신의 주장을 편다. 근데 사실 이 책 한 권에서는 그다지 강하게 주장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왜 도덕인가』,『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등 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룰 것 같은 기분이다.

책 자체는 구성이 조금 산만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내용을 아주 어렵게 뭉쳐놓지는 않았기에 철학에 관심이 있고, 약간의 철학사적 배경이 있다면 수월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또 공도체주의자인 저자의 성향을 고려해보고 읽는다면, 좀 더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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